여성의 경우 직업 앞에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젠더의식의 부재는 여전히 만연하다. 인디신에서도 유독 여성 인디 뮤지션에게는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왔다. 남성 뮤지션은 ‘남성 뮤지션’이라 부르지 않는데 왜 여성 뮤지션만 ‘여성 뮤지션’, ‘여성 싱어송라이터’라는 사실을 강조하는지 의구심을 품어봤다면 독립 음악 산업 구조 속 소비되는 여성의 이미지를 유추해볼 수 있다. 특히 10여 년간 사용돼 온 ‘홍대 여신’은 인디신 내 여성의 입지를 여실히 드러내는 수식어다. 이는 뮤지션의 다양한 모습과 전문적인 음악성을 ‘여신’이라는 외적 평가요소로 압축한 전형적인 대상화다. 이런 입지를 타개하기 위해 뮤지션과 그 음악 자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에 라온미디어는 인디 뮤지션 중에서도 여성을, 그중에서도 음악성을 조명하는 별도 섹션을 마련하고 실력파 뮤지션을 발굴한다. [편집자주] 최근 전 세계 음악 시장뿐만 아니라 영화나 드라마 등 문화계 전반에 걸쳐 한국계 아티스트들의 활약이 뛰어나다. 평소 플레이리스트에 넣고 자주 듣던 노래가 한국계 뮤지션의 노래라면? 애국심이 생기며 왠지 모르게 마음이 더 간다. 전 세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계 뮤지션들을 소개한다.
한국 사회에서 인디 문화의 발생은 홍익대학교라는 명문 미대를 바탕으로 독립예술의 중심지이자 거대한 문화 생태계를 활발히 형성 중이던 홍대 앞 공간에서 형성되기 시작했다. 홍대 앞의 예술적 분위기, 주변에 포진한 젊은 예술가들의 작업실 등은 그곳을 중심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한 라이브 공연장들이 실험적인 새로움을 시도하는 장을 마련하도록 했다. 인디 뮤지션들은 라이브 공연장을 통해 자신들의 음악성과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을 획득했고 주류 음악에 식상한 대중들이 점차 신선한 음악을 듣기 위해 라이브 공연장을 찾기 시작하면서 활기를 띠었다. 하지만, 인터넷의 발달로 라이브 공연장 없이도 자유롭게 자신의 음악을 대중에게 보여줄 수 있게 되고 눈치 빠른 자본이 홍대 앞을 점령하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돈이 되지 않는 소규모 공연장들도 위기를 마주하게 됐다. 이런 라이브 공연장의 부재는 장기적인 음악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온다. 이는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하루아침에 슈퍼스타가 돼버린 라이브에 능숙하지 못한 아티스트 세대를 만든다. 라이브 공연장은 아마추어인 뮤지션들이 프로페셔날의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통로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종종 갑작스럽게 뜬 뮤지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음악계에 발생한 피해 금액이 1200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 2월부터 7개월간 취소된 614건 공연을 바탕으로 추산된 금액이다. 음악 시장에서는 공연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코로나19로 인한 공연 취소 및 연기는 직격탄일 수밖에 없다. 특히 중소레이블과 인디뮤지션은 생계까지 위협받는 처지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공동 주관한 ‘2020 콘텐츠 포럼’에서는 전문가들이 모여 전대미문의 위기 상황에 대해 호소했다. 일부 대형기획사 소속 가수나 톱스타들은 온라인 공연으로 위기를 모면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공연은 관객수 제한이 없다는 이점도 있다. 즉, 인원 제한없이 티켓을 판매할 수 있다는 소리다. 이에 국내 주요 엔터테인먼트인 SM과 JYP는 지난달 온라인 전용 공연 ‘비욘드 라이브’를 기획·제작하는 ‘비욘드 라이브 코퍼레이션’을 공동 설립하는 등 새로운 수익 모델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관객과 가까이서 호흡하는 공연이 주된 수익이던 중소레이블이나 인디뮤지션에게 온라인 공연은 그림의 떡이다. 일단 비대면 온라인 공연은 인터넷망 사용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전 세계적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음악계는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국내에서는 거의 모든 공연과 페스티벌, 콘서트가 잇따라 취소되면서 음악인들의 밥줄이 끊겼다. 문제는 코로나19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돌파구는 있을까. ‘2020 서울국제뮤직페어(MU:CON, 뮤콘)’가 음악계 비즈니스 종사자와 아티스트 간 교두보 역할을 수행한다는 소식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오는 23일부터 26일까지 개최하는 뮤콘은 국내 뮤지션들의 해외 진출을 위한 글로벌 뮤직 마켓이다. 당초 세계 음악산업 관계자가 직접 모여 교류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행사로 대체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뮤콘 예술감독을 맡은 가수 윤상은 ‘온라인’과 ‘소규모’라는 키워드를 제시했다. 그는 “음악인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 아주 절실하고 절박한 시기”라며 “뮤콘은 뮤지션들이 자신의 음악을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소통 창구”라고 말했다. 그는 16일 오후 온라인으로 열린 뮤콘 2020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라고 전망을 하는 게 불가능할 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며 “지금 일부 아이돌 그룹에 한해 온
(사진=マカロニえんぴつ 홈페이지) 일본의 인디밴드 마카로니 연필(マカロニえんぴつ)는 핫토리, 타카노, 타나베, 하세가와로 이뤄진 4인조 록밴드다. 2012년 음대를 다닐 당시 캠퍼스 내 라이브 대회에 참여했던 계기로 결성됐다. 속이 빈 마카로니와 딱딱한 연필의 조합을 ‘무의 상태에서 스스로 의미있는 음악을 다뤄 나가자’라는 의미로 만든 이름이다. 핫토리의 감성적인 보컬과 키보드의 다채로운 음색을 조합한 화려한 밴드 사운드를 무기로 압도적인 무대를 펼쳐 엄청난 기세로 떠오르고 있다. 마카로니 연필의 음악은 록밴드 오아시스(Oasis)와 위저(Weezer) 등 1990년대의 록의 영향을 받아 고전적인 기법으로 쓴 송라이팅으로 일찍부터 평단의 주목을 받았지만 빠른 BPM이 주를 이루던 록 씬의 시류와 맞지 않아 알려지지않았다. (사진= 레몬파이 앨범) 2018년 ‘레몬파이(レモンパイ)’로 음악 활동에 전환점을 맞이했다. 친구로 지내던 상대를 좋아하는 마음을 찌질한 감성으로 완성시켜 리스너들로 하여금 연민의 감정까지 불러일으키는 독특하고 재미있는 곡이다. ‘레몬파이(レモンパイ)’는 TBS 인기 예능 임금님의 브런치(王様のブランチ)의 엔딩 곡으로 발탁됐다. 이를 계기
인디밴드 솔루션스가 뮤즈온데이(2020) 무대에서 공연하고 있다. (사진=뮤즈온2020 제공)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 문화 사업인 뮤즈온 프로젝트는 국내 우수 뮤지션을 발굴·육성하고 음악콘텐츠 제작 및 홍보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해부터 콘진원과 네이버 음악 플랫폼(VIBE), 뮤지션리그가 함께 진행하는 뮤즈온은 총 3라운드에 걸쳐 우수 뮤지션을 선정하고 있다. 특히 마지막 3라운드에서는 온라인 투표(40%)와 전문가 평가(60%)를 합산해 최종 TOP5를 선정한다. 선정된 뮤지션은 라이브 클립과 인터뷰 영상, 음반 제작에 도움을 받고 정기공연과 쇼케이스에 참여할 기회를 얻는다. 아울러 플랫폼을 연계한 홍보 지원과 비즈니스 세미나, 뮤즈온 페스티벌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이에 인디뮤지션 사이에서 뮤즈온은 틀림없는 기회의 장이다. 모 오디션프로그램처럼 선정되자마자 그룹을 결성해 아이돌로 데뷔하고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으며 일약 스타덤에 오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뮤즈온은 뮤지션들에게 ‘무대’라는 선물을 안겨준다. 뮤즈온은 지난달 15일부터 내달 31일까지 선정 뮤지션들이 출연하는 정기 기획 공연을 연다. 뮤즈온 정기 기획 공연인 뮤즈온데이(MUS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인디업계가 휘청이다 못해 붕괴하고 있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문화사업은 여전히 탁상행정에 가깝다. 최근 인디밴드 ‘청춘학개론’ 멤버 조융은 향년 26세 젊은 나이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몇 달간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를 해왔다. 유명을 달리한 날도 밤을 새워 일한 뒤였다. 오토바이로 퇴근하던 귀갓길, 트럭에 부딪히는 추돌사고를 당했다. 꽃다운 청춘을 앗아간 비극의 시작은 생계를 위협하는 인디업계 수익구조다. 이는 조융의 일만이 아니다. 실제 많은 인디뮤지션이 코로나 이후 택배·물류센터·대리운전·배달 라이더 등 한시적인 노동으로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정부 지원정책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점이다.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역경 속에서 인디음악계는 붕괴될 지경에 이르렀다. 정부는 최근 온라인 K팝 공연장을 만든다고 밝혔다. K팝을 기반으로 한류를 확산한다는 취지다. 여기에는 글로벌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첫 유료 온라인 콘서트인 ‘방방콘 더 라이브(The Live)’의 성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방방콘은 전 세계107개 지역에서 총 75만명이
여성의 경우 직업 앞에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젠더의식의 부재는 여전히 만연하다. 인디신에서도 유독 여성 인디 뮤지션에게는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왔다. 남성 뮤지션은 ‘남성 뮤지션’이라 부르지 않는데 왜 여성 뮤지션만 ‘여성 뮤지션’, ‘여성 싱어송라이터’라는 사실을 강조하는지 의구심을 품어봤다면 독립 음악 산업 구조 속 소비되는 여성의 이미지를 유추해볼 수 있다. 특히 10여 년간 사용돼 온 ‘홍대 여신’은 인디신 내 여성의 입지를 여실히 드러내는 수식어다. 이는 뮤지션의 다양한 모습과 전문적인 음악성을 ‘여신’이라는 외적 평가요소로 압축한 전형적인 대상화다. 이런 입지를 타개하기 위해 뮤지션과 그 음악 자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에 라온미디어는 인디 뮤지션 중에서도 여성을, 그중에서도 음악성을 조명하는 별도 섹션을 마련하고 실력파 뮤지션을 발굴한다. [편집자주] 언젠가부터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 사랑받으며 다양한 실력파 싱어송라이터를 배출하고 있다. 그 중 독보적인 사랑을 받으며 실력을 검증받은 뮤지션들을 소개한다. (사진=지니뮤직) ■ 보이스코리아2 출신 이병현 2013 Mnet '보이스 오브 코리아 2' 출신 싱어송라이터 이병현은
판에 박힌듯한 대중음악의 가사가 지겹다. 아이돌 음악의 가사는 알 수 없는 의성어를 남발하는가 하면 외계어인지 한국어인지 알 수 없는 가사도 많다. 반면에, 인디씬에는 솔직하고 공감 가는 가사가 많다. 예를 들어 ‘장기하와 얼굴들’의 노래는 한글로 독창적이고 파격적인 노랫말을 만들어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가사를 주목해야 하는 인디음악, 뭐가 있을까? (사진=난춘(亂春) 앨범) ■ 인디계의 새로운 물결 새소년 <난춘> 새소년은 3인조 혼성밴드다. 2016년 데뷔싱글 ‘긴 꿈’으로 데뷔했다.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신인'과 '최우수 록 노래'를 수상하며 각종 미디어의 주목을 받으면서 2018년 가장 떠오르는 샛별로 떠올랐다. 지난 5월 발매한 새소년의 앨범 <난춘(亂春)>, 어지러울 ‘난’에 봄 ‘춘’이다. 새로운 것이 피어나는 봄에 자살률이 제일 높은 것처럼 봄의 역설을 담은 곡이다. 시적인 감성으로 적힌 따뜻한 메시지가 돋보인다. 특히 ‘오늘을 살아내고 우리 내일로 가자’ 가사는 많은 이들에게 힘든하루를 보냈다는 위로와 내일을 맞이할 용기를 주며 새소년을 대변하는 문장으로 떠올랐다. 그대 나의 작은 심장에 귀 기울일 때에 입을 꼭
한낱 공놀이도 관중이 모이면 ‘프로’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단순한 공놀이가 스포트라이트 세례를 받고 선수들은 억대 연봉을 받는다. 차이는 관중의 유무다. 즉, 관중이 없으면 야구든 축구든 그저 공놀이일 뿐이다. 예술도 그렇다. 예술의 가치는 ‘메시지’다. 글, 그림, 음악을 막론하고 예술에는 메시지가 담긴다. 각각의 의도를 품은 메시지는 어디론가 ‘전달’이 돼야 의미가 있다. 즉, 독자가 없는 글은 단순한 끄적임이며 관찰자가 없는 그림은 낙서나 다름없다. 음악도 청중 없이는 소음일 뿐이다. 그런데 왜, 유독 인디신의 뮤지션에게는 무관심이 강요될까. 오늘날 국내 인디음악계에서는 인기를 얻어 청중이 많아지는 순간 인디라는 수식어를 상실한다. 이런 탓에 인디는 비주류며 주류가 될 수 없다는 그릇된 인식이 대중을 파고들었다. 심지어는 인디뮤지션과 업계 자체를 잠식했다. 이제는 그들 스스로도 ‘인디는 비주류·마이너’라는 거짓 공식에 사로잡혔다. 누구도 인디의 정의가 무엇인지 일깨워주지 않는다. 이렇다 할 문화적 정책도, 언론의 뒷받침도 없다. 철저하게 외면받는 문화가 됐다. 그렇다면 도대체 인디의 정의는 뭘까. 인디는 독립을 뜻하는 ‘Independent’에서 파생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