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면서 소규모 공연 위주로 수익을 올리던 인디업계의 시름은 깊어만 간다. 특히 아르바이트나 부업을 구하기 힘든 지역 내 인디뮤지션들은 생활고까지 겹쳐 사면초가인 모양새다.

이제 시대구분은 BC(Before Corona) AC(After Corona)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큼 코로나19는 일상을 바꿨다. 특히 관객과 호흡하는 오프라인 공연 중심의 문화 예술계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함께 꽁꽁 얼어붙은 빙하기를 맞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수도권을 벗어난 지역의 예술계는 침체기를 넘어 무기력 단계까지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공연은 바라지도 않는다. 당장 아르바이트나 부업거리를 찾아 생계를 이어가는 게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전에서 인디밴드로 활동하는 김나율은 “작년에는 이 시기에 대전인디음악축전이 열렸다. 지금은 추석연휴에도 집 밖에 나가지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하는 일상”이라며 “아르바이트를 구하려고 공고를 찾아봐도 점원을 줄이면 줄이기 뽑는 곳 자체를 찾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는 대전만의 상황이 아니다. 최근 대구문화재단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역 문화계 공연이 사실상 ‘셧다운’ 상태라고 밝혔다. 아울러 전업 예술가는 패스트푸드점 알바도 구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고. 이들을 위한 생계지원 사업도 존재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메꾸기는 역부족이다.

춘천 상상마당에서 버스킹 공연을 진행해 온 한 뮤지션은 “올해는 대부분의 행사가 전면 취소됐다. 사실상 공연을 언제 해봤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며 “온라인 스트리밍과 유튜브 운영에 주력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할 성과는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김진형 강원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열매 홍보대사는 최근 코로나19 예방 캠페인에 나섰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공연이 취소되는 와중에 가만히 앉아서 상황이 나아지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코로나19 극복 릴레이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모두가 건강하게 코로나19를 극복하는 날까지 노력한다는 취지다.

이재호 RZst레이블 대표는 “이제는 코로나19가 끝나기를 기다리기보다 포스트코로나에 적응해야 할 시기다. 어려움이 저절로 해결되기를 넋 놓고 기다리기보다 진취적인 돌파구를 모색해야 할 때다. 냉정하게 말해서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