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에 박힌듯한 대중음악의 가사가 지겹다. 아이돌 음악의 가사는 알 수 없는 의성어를 남발하는가 하면 외계어인지 한국어인지 알 수 없는 가사도 많다. 반면에, 인디씬에는 솔직하고 공감 가는 가사가 많다. 예를 들어 ‘장기하와 얼굴들’의 노래는 한글로 독창적이고 파격적인 노랫말을 만들어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가사를 주목해야 하는 인디음악, 뭐가 있을까? (사진=난춘(亂春) 앨범) ■ 인디계의 새로운 물결 새소년 <난춘> 새소년은 3인조 혼성밴드다. 2016년 데뷔싱글 ‘긴 꿈’으로 데뷔했다.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신인'과 '최우수 록 노래'를 수상하며 각종 미디어의 주목을 받으면서 2018년 가장 떠오르는 샛별로 떠올랐다. 지난 5월 발매한 새소년의 앨범 <난춘(亂春)>, 어지러울 ‘난’에 봄 ‘춘’이다. 새로운 것이 피어나는 봄에 자살률이 제일 높은 것처럼 봄의 역설을 담은 곡이다. 시적인 감성으로 적힌 따뜻한 메시지가 돋보인다. 특히 ‘오늘을 살아내고 우리 내일로 가자’ 가사는 많은 이들에게 힘든하루를 보냈다는 위로와 내일을 맞이할 용기를 주며 새소년을 대변하는 문장으로 떠올랐다. 그대 나의 작은 심장에 귀 기울일 때에 입을 꼭
한낱 공놀이도 관중이 모이면 ‘프로’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단순한 공놀이가 스포트라이트 세례를 받고 선수들은 억대 연봉을 받는다. 차이는 관중의 유무다. 즉, 관중이 없으면 야구든 축구든 그저 공놀이일 뿐이다. 예술도 그렇다. 예술의 가치는 ‘메시지’다. 글, 그림, 음악을 막론하고 예술에는 메시지가 담긴다. 각각의 의도를 품은 메시지는 어디론가 ‘전달’이 돼야 의미가 있다. 즉, 독자가 없는 글은 단순한 끄적임이며 관찰자가 없는 그림은 낙서나 다름없다. 음악도 청중 없이는 소음일 뿐이다. 그런데 왜, 유독 인디신의 뮤지션에게는 무관심이 강요될까. 오늘날 국내 인디음악계에서는 인기를 얻어 청중이 많아지는 순간 인디라는 수식어를 상실한다. 이런 탓에 인디는 비주류며 주류가 될 수 없다는 그릇된 인식이 대중을 파고들었다. 심지어는 인디뮤지션과 업계 자체를 잠식했다. 이제는 그들 스스로도 ‘인디는 비주류·마이너’라는 거짓 공식에 사로잡혔다. 누구도 인디의 정의가 무엇인지 일깨워주지 않는다. 이렇다 할 문화적 정책도, 언론의 뒷받침도 없다. 철저하게 외면받는 문화가 됐다. 그렇다면 도대체 인디의 정의는 뭘까. 인디는 독립을 뜻하는 ‘Independent’에서 파생된
‘미스터트롯’ 콘서트가 잡음을 겪으며 수차례 연기 끝에 개막하고, ‘썸데이 페스티벌 2020’도 코로나19를 대비하며 9월 개최를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수도권 교회발(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가요계는 다시 망연자실한 상황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18일부터 서울과 경기지역을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로 격상시켰다. 이들 지역에서는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이 대면으로 모이는 모든 집합과 행사가 원칙적으로 금지되며 유흥시설, 노래연습장, 실내공연장 등 실내 국공립시설 운영도 중단됐다. 결국 '미스터 트롯' 3주차 서울 공연이 무기한 연기됐다. 썸데이 페스티벌 측은 21일 공식 소셜 미디어에 “아티스트와 관객들의 안전을 위해 부득이하게 기존 일정에서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연장 소독부터 마스크 착용과 체온 측정, 좌석 간 거리 두기 등 방역 대책에 투자해 온 것을 따진다면 오히려 적자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는 지난 13일 열렸던 대응책 논의 세미나에서 코로나 19로 인해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대중음악계 콘서트가 539건 공연이 취소됐고, 손해액은 약 1212억 6600만원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정부는
여성의 경우 직업 앞에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젠더의식의 부재는 여전히 만연하다. 인디신에서도 유독 여성 인디 뮤지션에게는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왔다. 남성 뮤지션은 ‘남성 뮤지션’이라 부르지 않는데 왜 여성 뮤지션만 ‘여성 뮤지션’, ‘여성 싱어송라이터’라는 사실을 강조하는지 의구심을 품어봤다면 독립 음악 산업 구조 속 소비되는 여성의 이미지를 유추해볼 수 있다. 특히 10여 년간 사용돼 온 ‘홍대 여신’은 인디신 내 여성의 입지를 여실히 드러내는 수식어다. 이는 뮤지션의 다양한 모습과 전문적인 음악성을 ‘여신’이라는 외적 평가요소로 압축한 전형적인 대상화다. 이런 입지를 타개하기 위해 뮤지션과 그 음악 자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에 라온미디어는 인디 뮤지션 중에서도 여성을, 그중에서도 음악성을 조명하는 별도 섹션을 마련하고 실력파 뮤지션을 발굴한다. [편집자주] ‘옥상 달빛’, ‘스웨덴 세탁소’ 등 인디씬에는 여성 듀오 구성이 많은데 한 명은 악기 연주를 하며 나머지는 보컬을 맡는 구성이다. 대부분 각 분야의 실력자가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경우가 많다. 대한민국에서 자신들만의 감성으로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한 듀오 뮤지션들을 소개한다
3인조 밴드 코튼스틱이 최근 정규 1집 <목화밭>을 발매, 가감없이 담백한 음악적 표현을 선보인다. 코튼스틱은 기타, 보컬리스트 권영욱과 드럼 이연우, 베이스 정의택으로 구성된 3인조 밴드다. 이들의 음악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편하고 즐겁다. 과대포장이 없이 담백한 ‘비스킷’같은 음악이다. 또 여백이 있는 음악을 통해 여운을 선사한다. Q. 이번 정규 1집 <목화밭>, 어떻게 만들게 됐나. 계기가 있다면. “정규 앨범을 만드는 데 특별한 계기가 있지는 않았다. 그냥 개인버스 때부터 느낀 정규앨범의 중요성이 주효했다. 첫 싱글 발매를 통한 활발한 활동이 목표였다.” Q. 이번 타이틀인 ‘터널’, 어떤 곡인가. “이번 앨범의 첫 트랙이자 타이틀곡인 ‘터널’은 현대 시대를 살며 억눌렀던 자신을 해방해보고자 어디로든 떠나고 싶은 마음을 표현한 곡이다. 현실의 벽 앞에서 무너진 마음을 달래기 위해 버스를 타고 어디로든 가자고 생각한 화자가 주인공이다. 버스가 터널로 들어갔을 때 현실도피가 됐다가 밝은 출구를 발견했을 때, 현실을 다시 마주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도망자가 아닌 자기 삶의 개척자가 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Q. 4인조 밴드에서
맛집에 가면 “버릴 음식이 없다”는 말이 나온다. 베테랑 주인장이 내걸어 놓은 메뉴는 가짓수를 떠나 어떤 음식을 선택해도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프로듀서 겸 싱어송라이터 램씨(LambC)는 ‘음악 맛집’이라는 수식어에 부합하도록 실패한 선택이 없는 노래만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램씨는 “특별히 좋은 곡도 필요하지만 별로인 음악을 배제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무슨 노래를 골라도 실패가 없는 ‘맛집’같은 음악을 하겠다”고 말했다. 美 버클리음대에서 프로덕션과 엔지니어링을 전공한 램씨는 2015년 데뷔한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다. 현재 인디신 대표 레이블 ‘해피로봇레코드’에 몸담고 있으며 자신의 음악활도 외에 타 뮤지션의 프로듀싱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노래만 부르는 가수보다 직접 곡의 전 과정에 참여하는 전문 프로듀서로서 음악적 표현이 자유롭다. Q. 프로듀싱이 구체적으로 어떤 개념인가. “프로듀싱은 음악적 요소 외에 하나의 곡을 발매하는 모든 것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여기에는 수록곡의 작사·작곡·편곡은 물론 의상부터 콘셉트, 안무, 무대까지 다양한 요소가 들어가 있다. 프로듀서라면 이 모든 요소에 대해 애정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Q. 프로듀서 겸 싱어
싱어송라이터 이민혁이 최근 타이틀곡 ‘눈치 없게’를 포함해 6곡을 수록한 첫 피지컬 앨범 <소행성>을 발매했다. 이민혁은 첫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명품 목소리와 정제된 가창력으로 가요계 전반에서 활약 중인 싱어송라이터다. 라온미디어가 ‘고막남친’ 이민혁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이번 앨범에는 작사·작곡에 적극 참여했다던데. “타이틀인 ‘눈치 없게’부터 4개 곡을 직접 작사·작곡했다. ‘눈치 없게’는 경험을 토대로 썼다. 어쿠스틱 팝 장르며 순수하고 풋풋한 사랑 이야기가 담겼다. 사랑하는 감정을 이야기할까 말까 고민하는 내용이다.” Q. 다른 곡들도 소개해달라. “‘기다리는 일’이라는 곡은 반려동물의 입장에서 바라본 일상이다. ‘봄을 만난 듯’이라는 처음 시도하는 보사노바풍 멜로디다. 기타와 피아노 사운드가 잘 어우러진다. 또 ‘그렇게, 봄’이랑 ‘이 밤, 꿈꾸는 듯한’은 설레는 사랑 노래다. 전체적인 앨범 분위기에 어울리는 곡들로 선별했다.” Q. 이번 앨범, 개인적으로 어떤 것 같나. “일단 소행성이라는 앨범명은 소극장에서 진행한 장기 콘서트 타이틀에서 따왔다. 첫 피지컬 앨범이라 직접 관객과 호흡했던 공연의 순간과 감정들을 담고 싶었다.
싸이에서 방탄소년단에 이르기까지 K-POP으로 인한 한류열풍은 진행 중이다. 온 세상이 한류에 집중한 지금에도 인디음악의 상황은 여전히 어렵고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과거 정적이며 일방적인 매스미디어(Mass Media)에서 시청자와 쌍방향 소통이 가능해진 뉴미디어(New Media)의 시대가 도래했다. 이에 발맞춰 유튜브가 대표적인 플랫폼으로 떠오르며 콘텐츠 영상을 제작 및 업로드하며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길로 뛰어드는 인디 가수가 늘어나고 있다. ■ 인디씬의 루키 싱어송라이터 예빛 최근 한 싱어송라이터가 인디씬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예명을 ‘예술 예’에 ‘빛날 빈’을 쓴 본명에서 따왔다는 예빛이다. 한림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예대에 진학할 만큼 어린 시절부터 작사·작곡에 조예가 깊었다. 자연스럽게 싱어송라이터의 길로 접어든 예빛은 2018년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하는 등 실력이 뛰어났지만 대중에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지난 3월 유튜브에 게시한 검정치마의 <기다린 만큼, 더> 커버곡(다른 사람의 노래를 편곡해 부르는 것)이 130만뷰를 넘으면서 빛을 보게 된다. 자작곡과 커버곡들은 큰 기교 없이 담백하게 불러내
괴물 래퍼 옐로펌피가 최근 정규 1집 <BRING DA NOISE>를 발표했다. 앨범명은 ‘소란을 피우다’라는 뜻이다. 이는 국내 음악 시장 속 독보적인 존재가 되고 싶다는 의미가 담겼다. 블랙스쿼드(VLACKSQUAD) 소속 래퍼인 옐로펌피는 한 달에 한 번 이상 신곡을 공개하는 ‘공장형 래퍼’로도 유명하다. 타 아티스트와의 콜라보 활동도 활발하다. 그는 잦은 소통이 좋은 음악의 기본이라 자부한다. 이를 통해 ‘희로애락 전령사’ 같은 뮤지션이 되고 싶다는 게 그의 전언이다. Q. 정규 1집(BRING DA NOISE) 소개해달라. “이번 앨범은 특히 다양한 장르의 수록곡이 포함됐다. 힙합이라는 장르 하나에 갇히고 싶지 않아서 다양하게 시도했다. 음악으로 인정받는 래퍼가 되기 위한 포부를 담았다고 보시면 좋겠다.” Q. 본인 음악 중 가장 좋아하는 곡은. “지난 6월 발매한 싱글 ‘있잖아’라는 곡이다. 이 곡에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그대로 들어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며 작업한 곡이기도 하다. 덕분에 누가 들어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잘 담았다고 생각한다.” Q. 가수가 된 계기는. “진짜 그냥 음악이 좋아서다. 물론 우여곡절도 많았다. 어렸을
적막한 전율의 시간, 새벽 두 시는 감성에 취하는 시간이다. 한낮의 열기도 저녁의 한산함도 가버린 이 시간에는 한없이 고유한 자신과 마주한다. 그의 음악에는 새벽 두 시의 진솔함이 짙게 배어있다. 감성 보컬이라는 수식어가 꼭 어울리는 싱어송라이터 ‘새벽두시’는 슬픈 아름다움이 매력적인 뮤지션이다. 음악 이야기가 나오면 앳돼 보이는 얼굴에 엷은 미소가 스민다. 순진한 얼굴로 단호하게 말하는 그에게서 아티스트의 고집이 스친다. “감정이 없는 음악은 하고 싶지 않아요. 가사든 멜로디든 공감이 가는 음악을 들려드리려고요.” 음악적 지향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새벽두시는 뚜렷한 감정선과 호소력이라고 답했다. 이는 곧 음악의 힘이자 본질, 가치라고 했다. 그래서 음악을 하게 됐다고. “어릴 때부터 라이브 음원을 즐겨 들었어요. 환호 소리가 좋아서요. 어떻게 저 많은 이들의 함성을 이끌었을까. 저 무대 위 뮤지션은 기분이 어떨까, 상상하면 가슴이 벅찼어요. 그래서 지금 노래하고 있어요.” 서른의 새벽두시는 어느덧 박수와 함성의 수신인이다. 그의 음악은 고적한 선율과 감미로운 음색으로 감정을 호소한다. 강렬한 흡인력에 청중은 빠져든다. 팬들은 새벽두시 음악을 “언제 들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