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주 기자 이 밴드의 보컬을 맡고 있는 이자람은 실력 있는 판소리의 대가로 이미 그녀의 가창력은 널리 정평이 나있다. 판소리를 베이스로 한 그녀의 보컬은 이번 곡 <오소리 꽃신>과 잘 맞아 떨어진다. <오소리 꽃신>의 가사는 다소 섬뜩하고 소름끼치기까지 한 우화에서 가져왔다. 오소리에게 공짜로 얻는 꽃신을 신고 발이 그에 맞게 편해지자 원숭이는 더 이상 꽃신 없이는 살 수가 없어 이제는 공짜가 아닌 많은 돈을 주고 비싸게 꽃신을 사게 된다는 우화다. 이 이야기는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주는 교훈 2개가 있다. 첫째, 편안함에 익숙해져 자신의 삶을 잃어버리게 된다는 것. 둘째는 교활하고 얄밉지만 영리한 장사의 꾀를 알려준다. 둘 중에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간에 이런 우화 속 주제를 가사에 그대로 담고 거기에 멜로디를 입혔다니 독특한 시도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아마도이자람밴드 앨범 <오소리 꽃신> 그냥 네게 주는 거야 꽃신 하나만 더 줘 그 꽃신이 필요해 제발 하나만 줘 뭐든 할 테니 그 꽃신만 내게 줘 사랑, 이별 등의 노래는 엄청나게 많다. 물론 이런 감정이 인간의 삶에 빠질 수 없는 주요한 감정이고 어쩌면 삶의 목
█ ‘음반구입’이 아닌 ‘음악재생’의 시대 모바일 시대가 도래하면서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을 소지하게 됐다.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음악은 더 이상 앨범을 직접 구입해서 듣는 시대가 아니다. 스마트폰에서 손쉽게 플레이해 제한없이 듣는다. 또 네트워크를 통해 많은 음악 애호가들이 서로의 취향과 음악에 대한 평가 및 리스트를 공유하고 음악권리사인 뮤지션과도 소통한다. 이런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모든 뮤지션을 위한 모바일 앨범 플랫폼이 생겨났다. ‘플럭서스 뮤직’과 ‘큐박스’가 공동 설립한 ‘바이닐(bainil)’이다. 과거 자본이 들어가야 재작했던 앨범은 모바일 형태로 바이닐에서 제작된다. 간단한 음원 등록 시스템을 통해 쉽게 앨범을 등록 및 제작하고 자신의 음악을 전 세계에 직접 홍보할 수 있다. 이는 창작의 고통보다 더 힘든 앨범의 제작, 홍보, 유통의 장벽을 한 번에 해결해 주는 열쇠인 셈이다. 과거 여러 곡을 정규 앨범 형태로 한 장의 CD에 담아내던 흐름과 달리 지금은 싱글앨범이나 미니앨범의 짧은 순환 주기로 팬들과 자주 접하고 있다. 따라서 팬들에게 새 앨범을 자주 발표해 자신의 음악세계를 더 많이 홍보할 수 있다. 또 CD의 느낌을 그대로 살려 가사,
모든 인디문화는 상업적인 주류에서 벗어난 비주류에 근원을 둔다. 또 음악, 미술, 연극을 망라하고 주류보다 창의·실험적이며 반문화적 차별성을 특징으로 한다. 인디뮤직 역시 대형기획사 주도하에 기획되는 스타상품에 반해 그들만의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예술적 문화의 영역을 구축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이유로 상업적 성공 확률이 희박하며 인디 뮤지션 개인의 삶 또한 상당수 비참하다. 열악한 음악창작 환경과 활동환경에 생활고까지 겪는다. 2011, '대중문화 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 발표 ■실질적이지 못한 지원 정책 문화적으로 인디음악이 지닌 문화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피할 수 없는 궁핍한 삶 때문에 많은 뮤지션이 그들의 예술적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3년 도입된 ‘인디레이블 육성지원사업‘은 2007년도에 폐지돼 제대로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후 2011년 정부가 ‘대중문화 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을 내놓았다. 여기에는 주 1회 정기 인디음악 공연, 인디음악 경연대회 지원, 홍대 클럽의 활성화의 항목이 들어있어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 방안은 정부의 양적 수치적 보고서를 위한 탁상공론적 발상에 그쳤다. 정작 인디업계의 창작활동환경
(사진=심현영 기자) 네이버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바이브(VIBE)가 운영하는 ‘뮤지션리그’가 인디음악계 구세주가 되고 있다. 뮤지션리그는 음악 창작자를 위한 공간으로, 뮤지션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앨범 발매 여부도 무관하다. 이는 주요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의 행태와 현격히 대조되는 행보다. 음반 위주 음악 산업이 음원 시장으로 바뀌면서 뮤지션보다는 음원사이트가 돈을 버는 시대가 됐다. 과거에는 음악을 ‘소장’했다면 오늘날은 ‘소비’의 시대다. 음반이 음원으로 바뀌면서 음악 시장은 급변했고 소비자의 소비형태도 달라졌다. 소비자는 더이상 CD, 테이프 등 피지컬 앨범으로 음악을 듣지 않는다. 오늘날 대부분의 음악감상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이뤄진다. 문제는 특정 곡이 주요 음원사이트에 오르기까지 거쳐야 하는 단계다. 실제 음악을 만든 제작자·뮤지션을 일컫는 ‘음원권리사’가 주요 음원 서비스업체에 곡을 등록·발매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음원 유통사를 거쳐야 한다. 이는 예외가 없다. 음원 공급을 위해서는 반드시 전문 유통업체나 음원기획사와 계약해야 한다. 이런 불합리한 구조로 인해 음원권리사는 부당한 수익분배에 속수무책으로 당
최근 몇 년 사이 인디 음악이 베트남 음악 시장에서 강세를 보인다. 젊은 층 사이에서 음악 공유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리스너들은 유튜브, 사운드 클라우드, 스포티파이 등에서 쉽게 인디 음악을 찾아 즐길 수 있으며, 인디 뮤지션들은 길거리 연주는 물론, 공연을 위해 마련된 장소들도 쉽게 찾을 수 있게 됐다. 휴양지라는 이미지때문에 잔잔하고 시시한 노래가 가득할 것만 같은 베트남의 음악 시장을 뒤집어 놓은 인디 밴드를 소개한다. (사진=구글이미지) ■ Ngọt 팝 밴드 Ngọt은 2014년 하노이에서 결성된 4인조 밴드다. ‘달다’라는 뜻을 가진 Ngọt은 비틀스의 팝과 프랑스 왈츠 음악, 집시 재즈와 같은 다양한 장르를 인디 팝 노래에 추가하면서 계속 진화하고 있다. 2015년 발표한 첫 번째 앨범은 팬들의 기부금으로 만든 셀프 앨범으로 4일 만에 1,000장이 팔렸으며, 2018년에는 인디 밴드로는 처음으로 베트남의 명문 음악상 Dedication Music Awards ‘올해의 노래’와 ‘올해의 신인 아티스트 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하노이, 다낭, 호찌민 등에서 콘서트를 열어 매진을 이뤄냈다. 2019년 Ngọt은 3
싱어송라이터 오지은이 2020년 2장의 싱글앨범으로 돌아왔다. 인디신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오지은은 지난 2007년 데뷔해 인디계의 역사와 함께한 뮤지션이다. 길었던 공백을 깨고 컴백한 오지은에게 팬들의 관심이 모인다. Q. 인디신의 대선배다. 당시 불모지에 가까웠떤 싱어송라이터에 도전한 계기와 과정이 궁금하다. “2005년부터 클럽 공연 등으로 활동하다가 2007년에 1집을 냈다. 당시에는 직접 앨범 발매비를 모금하기도 했다. ‘왜 레이블을 안 가냐, 별 걸 다 한다’는 등 안 좋은 소리도 들었다. 하지만 내 의지가 중요했고 음반 발매에만 집중했다. 다행히 과분한 사랑을 받았고 값진 경험이 됐다. 팬분들께 깊이 감사한다.” Q. 약 3년동안 공백이 있었는데, 이유가 있나. “해피로봇레코드 소속으로 활동하면서 지난 2009년에 2집을 냈다. 또 이듬해에는 오지은과 늑대들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 2013년에 3집을 내고 나니까 뭔가 에너지가 소진된 기분이 들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막연했고 더 하고 싶은 게 없었다. 그래서 2015년에 ‘익숙한 새벽 3시’라는 챗을 쓰기도 했다. 노래로는 못했던 이야기를 글에 담아봤다. 2016년에는 <작은 마음
여성의 경우 직업 앞에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젠더의식의 부재는 여전히 만연하다. 인디신에서도 유독 여성 인디 뮤지션에게는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왔다. 남성 뮤지션은 ‘남성 뮤지션’이라 부르지 않는데 왜 여성 뮤지션만 ‘여성 뮤지션’, ‘여성 싱어송라이터’라는 사실을 강조하는지 의구심을 품어봤다면 독립 음악 산업 구조 속 소비되는 여성의 이미지를 유추해볼 수 있다. 특히 10여 년간 사용돼 온 ‘홍대 여신’은 인디신 내 여성의 입지를 여실히 드러내는 수식어다. 이는 뮤지션의 다양한 모습과 전문적인 음악성을 ‘여신’이라는 외적 평가요소로 압축한 전형적인 대상화다. 이런 입지를 타개하기 위해 뮤지션과 그 음악 자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에 라온미디어는 인디 뮤지션 중에서도 여성을, 그중에서도 음악성을 조명하는 별도 섹션을 마련하고 실력파 뮤지션을 발굴한다. [편집자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자신의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는 뮤지션들을 소개한다. (사진=지니뮤직) ■ 박문치 90년대 감성을 탁월하게 재해석한 음악을 선보이는 아티스트다. 지난 2017년 발표한 ‘울희액이’가 레트로 스타일에 B급 정서를 더한 음악으로 화제가 되며 주목을 받았다. 이
비틀즈와 스팅을 비롯해, 샘 스미스, 애드 시런, 아델, 앤 마리까지 유독 세계적인 가수는 영국 출신인 경우가 많다. 영국 정부는 음악산업계와의 협력 사업을 추진해 레이블 소속이 아닌 인디가수도 해외에서 상업적인 음악 활동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렇듯 다양한 기회가 많은 영국 음악 시장에서 떠오르는 신인을 소개한다. (사진= 지니뮤직) ■ 렉스 오렌지 카운티 (Rex Orange County) 렉스 오렌지 카운티(Rex Orange County)는 1998년생 잉글랜드 햄프셔 주 출신이다. 런던의 음악학교 BRIT스쿨 재학 시절, 방구석에서 만든 믹스테이프 <bcos uwill never b free>를 사운드클라우드에 업로드하며 인지도를 쌓기 시작했다. 작사·작곡·편곡을 비롯해 드럼·피아노·기타 등 악기 연주까지 직접 해낸 믹스테이프 <bcos uwill never b free>를 들은 타일러(Tyler), 더 크리에이터(The Creator)가 러브콜을 보냈다. 이후 그의 정규 4집 <Flower Boy> 피처링하며 대중의 관심을 얻었다. 렉스 오렌지 카운티(Rex Orange Count
훈스는 보컬 이상훈과 건반, 코러스의 이종훈으로 구성된 동갑내기 인디 듀오다. 2016년 싱글 ‘너에게 난’으로 데뷔해 ‘내가 싫어진 거 알아’ ,‘단짠단짠’,‘이 별은 지나가는 중입니다’ 등을 발표했다. 2018년 발표한 EP [90 BPM] 수록곡 ‘얘가 이렇게 예뻤나’는 유명 작곡가 박근태가 곡을 쓰고 훈스의 두 멤버와 싱어송라이터 스무살이 함께 가사를 썼다. 드럼의 킥 사운드를 통해 심장 박동 소리를 재치 있게 표현했고, 감미로운 멜로디 라인이 리스너들의 연애 감성을 제대로 자극하는 곡이다. 너 오늘 화장한 거니 머리를 새로 한 건가 뭐야 낯설게 멀리서 손을 흔들며 내게 뛰어오는 너 이렇게 예뻤나 Sunshine in my eyes 눈이 부시게 활짝 웃는 너를 본 그 순간 Shine in my eyes 기분 탓이겠지 내가 널 아닐 거야 ■ 로맨스 곡의 장인 참깨와 솜사탕 <좋아하나봐> 2010년 데뷔한 참깨와 솜사탕은 최기덕, 박현수, 유지수로 결성된 혼성 인디 밴드다. ‘넌 내가 얼마나 안고 싶은지 모르지’, ‘키스미’ 등 사랑스러운 가사와 달콤한 곡으로 리스너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참깨와 솜사탕은 2018년 발표한 ‘좋아하나봐’로 로맨
직업 앞에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젠더의식의 부재는 전 분야에 걸쳐 만연하다. 인디신에서도 유독 여성 인디 뮤지션에게만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남성 뮤지션은 ‘남성 뮤지션’이라 부르지 않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렇다면 왜 여성 뮤지션만 ‘여성 뮤지션’, ‘여성 싱어송라이터’라는 사실을 강조할까. 잠깐이라도 의구심을 품어봤다면 독립 음악 산업 구조 속 소비되는 여성의 이미지를 유추해볼 수 있다. 특히 10여 년간 사용돼 온 ‘홍대 여신’, ‘홍대 미녀’ 등은 인디신 내 여성의 입지를 여실히 드러내는 수식어다. 이는 뮤지션의 다양한 모습과 전문적인 음악성을 ‘여신’이라는 외적 평가요소로 압축한 전형적인 대상화다. 이런 입지를 타개하기 위해 뮤지션과 그 음악 자체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화예술과 젠더라는 주제는 지난 2017년 미투 운동(Me Too movement) 이후 본격화됐다. 미투 운동은 성폭행·성희롱을 여론의 힘으로 결집해 사회적으로 고발하고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이후 대다수 분야에 걸쳐 젠더 감수성의 부재가 도마 위에 올랐다. 미투 운동을 계기로 페미니즘을 파헤쳐보니 어느 분야에나 ‘여성’이라서 겪는 차별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