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RLS INDIE] 장르의 경계를 허물어 밴드를 이끄는 뮤지션

여성의 경우 직업 앞에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젠더의식의 부재는 여전히 만연하다. 인디신에서도 유독 여성 인디 뮤지션에게는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왔다. 남성 뮤지션은 남성 뮤지션이라 부르지 않는데 왜 여성 뮤지션만 여성 뮤지션’, ‘여성 싱어송라이터라는 사실을 강조하는지 의구심을 품어봤다면 독립 음악 산업 구조 속 소비되는 여성의 이미지를 유추해볼 수 있다.

 

특히 10여 년간 사용돼 온 홍대 여신은 인디신 내 여성의 입지를 여실히 드러내는 수식어다. 이는 뮤지션의 다양한 모습과 전문적인 음악성을 여신이라는 외적 평가요소로 압축한 전형적인 대상화다. 이런 입지를 타개하기 위해 뮤지션과 그 음악 자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에 라온미디어는 인디 뮤지션 중에서도 여성을, 그중에서도 음악성을 조명하는 별도 섹션을 마련하고 실력파 뮤지션을 발굴한다. [편집자주]

 

밴드의 리드보컬을 맡거나 작사 작곡을 도맡아하는 사람을 프런트맨 혹은 프런트우먼이라고 칭한다. 섹션의 취지에 맞춰 프런트우먼대신 프런트퍼슨이란 단어를 선택했다.

 

인디신에서 여성을 보컬로 한 밴드는 많지 않다. 자우림이 오랜 기간 사랑 받고있는 유일한 밴드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좌중을 압도하는 프런트퍼슨 김윤아는 자우림이 최고의 밴드 자리를 지키는데 큰 몫을 했다.

 

이렇듯 프런트퍼슨는 밴드 전체의 이미지를 결정한다. 개성 넘치는 모습으로 작곡, 작사를 비롯해 프로듀싱까지 완벽하게 해내는 실력파 프론트퍼슨을 소개한다.

 

 

아마도이자람밴드이자람

 

춘향가최연소 완창으로 기네스 기록을 세우고, 현대 무용가, 영화 음악 작곡가로 활약하고 있는 소리꾼 이자람. 그녀를 중심으로 2005년 결성된 아마도이자람밴드는 2009년 첫 EP <슬픈 노래>로 데뷔했다. 이민기, 김정민, 김온유가 연주자로 뒤를 받친다. 소리꾼인 이자람의 밴드니 국악이 접목된 장르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1<데뷰> 수록곡 우아하게길가다가 보도블럭에 넘어져라/ 커피타다 바지에 쏟아져라등의 가사로 귀엽기보다는 찌질한 감성으로 헤어진 연인에게 저주를 담아 재미를 더했다. 2014년 발표한 EP <크레이지 배가본드>는 시인 천상병의 시에 음율을 붙여 만든 곡으로 구성했다. 때로는 독특한 리듬감으로, 꼼꼼한 밴드 사운드로 채워 시인의 섬세한 감정을 훌륭하게 전달하며 인기를 얻었다.

 

산다를 통해서는 강렬한 락을 보여주는가 하면 섬뜩한 우화가 담긴 싱글 오소리꽃신’, 무덤덤한 음색으로 아무도 없는 집으로 돌아와 혼자가 되는 무미건조한 삶의 반복을 담은 퇴근’, 진지한 가사와는 다르게 복잡한 리듬감으로 유쾌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시간까지 아마도이자람밴드는 매번 다른 컨셉과 이야기를 담아 정성스럽게 준비한 앨범을 선뵀다. 한가지 장르에 국한되지 않은 복합적인 사운드를 실현하며 대화체 보컬과 시원한 가창력이 아마도이자람밴드만의 음악을 완성한다.

 

소리꾼으로서 이자람의 행보도 눈여겨 볼만하다. 국악의 다채로움을 실현하기 위해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를 각색, 작창해 성공적으로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도전하고 완벽히 소화해 내는 이자람은 만능예술꾼임에 틀림없다.

 

 

끝없는잔향속에서우리는안다영

 

23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금상 수상자인 안다영을 중심으로 안다영밴드로 활동하다 2017끝없는잔향속에서우리는으로 밴드명을 변경했다. 연주자 김하람, 박성훈, 이건석이 의기투합해 만든 팀이다.

 

앨범 <우연의 연속에 의한 필연>에서 기존 안다영밴드에서 추구하던 몽환적인 사운드 질감과 포스트락의 분위기에서 팝을 더해 리스너들에게 쉽게 다가가는 음악을 선뵀다. 내면으로 깊이 빠져드는 라이브 퍼포먼스, 공간감으로 꽉 채운 무대로 사랑받고 있다. 2018년 영국의 락 밴드 Eyre Llew와 한국과 영국에서 투어 익스체인지 공연을 마치고, 컬래버레이션 앨범 <Carrier>를 발매했다.

 

안다영은 솔로 활동도 틈틈이 하고 있다. 5장의 앨범을 통해 밴드에서 다루는 이야기와는 다른 이야기와 감성을 전달한다. 때로는 장난기 넘치는 목소리로 또는 우울함을 담은 목소리로 안다영만의 정서를 보여주고있다.

 

 

새소년황소윤

 

저는 뮤지션으로서도 여성으로서도, 누구에게도 대상화되고 싶지 않아요. 그냥 황소윤 자체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걸 보여줄 뿐이죠.”

 

한 인터뷰에서 황소윤의 프론트로서 자신감이 드러난 말이다. 밴드 새소년을 이끄는 프론트퍼슨으로 당당한 무대 매너와 거침없는 애티튜드는 황소윤의 캐릭터를 잘 드러낸다.

 

그룹 새소년은 2017년 데뷔해 제 15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신인최우수 록 노래’ 2개 부문을 수상하며 괴물 신인으로 주목받았다. 이후 해외 10개국의 페스티벌에 초청받아 세계적인 무대에 오르며 인정받았다.

 

밴드 활동을 잠시 쉬어야하는 순간에는 솔로 앨범을 발표하며 부지런히 활동을 이어갔다. 첫 솔로 앨범 <!!>(So!YoON!)자신을 담은 앨범이라 소개했다. 샘킴, 공중도둑, 선우정아 등 다양한 아티스트와 협업을 통해 음악적 장르의 경계를 허물고 황소윤이라는 장르를 만들어 실현해냈다.

 

그룹 새소년을 불과 몇 년 사이 대한민국의 대표하는 인디 밴드로 성장하게 만든 것은 분명 황소윤의 역할이 컸다. 능숙한 연주실력과 뛰어난 작곡 능력, 거기에 소신 있는 성평등에 관한 발언은 새소년 자체를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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