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온신문 김혜련 기자] 시설이 잘 갖추어진 스튜디오에서 전문적인 엔지니어들과 함께 만든 음악이 아닌, 뮤지션이 개인적인 공간에서 DIY로 작업하는 음악인 ‘베드룸 팝’은 나른한 멜로디와 특유의 편안한 분위기의 음악으로 MZ세대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러한 ‘베드룸 팝’의 장점을 전면에 내세운 뮤지션으로 ‘케이트 볼링거’(Kate bollinger)’를 들 수 있다. 케이트 볼링거는 음악 치료사로 일하는 어머니와 지역 밴드에서 연주하는 오빠들 덕분에 음악에 자연스럽게 둘러쌓인 채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녀는 버지니아 대학교 재학 시절 절친했던 친구와 함께 지역에서 활동하는 세션을 꾸려 밴드 활동을 이어나갔고 사운드 클라우드 등의 플랫폼에 꾸준히 작업물을 올렸다. 그렇기에 정식 데뷔 EP ‘I Don't Wanna Lose’를 발매하기 전부터 그녀는 수많은 음악을 보유하고 있는 베테랑 싱어송라이터였고 신인 답지 않은 인기를 얻었다.케이트 볼링거의 음악은 런닝 타임을 뛰어넘는 진한 여운을 남기고 매력적인 멜로디와 이를 똑똑한 방식으로 풀어낸 사운드로 채운다. 확실한 것은 그녀의 음악은 편안함 속에 묵직한 가사가 있다. 데뷔 EP의 타이틀곡 ‘I Don't Wan
[라온신문 김혜련 기자] 싱어송라이터로 유명한 나라라고 한다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영국이나 미국일 것이다. 이미 많은 싱어송라이터를 배출했을 뿐만 아니라 음악 시장이 넓은 만큼 이들이 활동하는 인프라가 충분히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튜브나 매체를 통해 전 세계 어디에서나 음악을 배울 수 있게 됐고 자신의 음악을 손쉽게 선보일 수 있게 되면서 다양한 국가의 실력파 싱어송라이터도 알려지게 된다. 그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싱어송라이터는 바로 태국 출신의 ‘품 비푸릿((Phum Viphurit)’이다. 품 비푸릿은 1995년 태국에서 태어나 10대 시절을 뉴질랜드에서 보낸다. 유튜브를 통해 작곡법을 배웠고 자신의 유튜브에 커버곡을 올리던 품 비푸릿은 우연히 그의 영상을 본 음악관계자의 눈에 들게 되고 Rat Records와 계약을 맺고 가수로 데뷔한다. 품 비푸릿은 2017년 앨범 ‘Manchild’로 정식 데뷔하게 되는데 당시 인터뷰를 통해 그는 자신의 음악을 ‘부드러움, 노랑, 청춘’이라고 정의한다. 그의 말대로 앨범 ‘Manchild’ 속 음악은 하나같이 청량하고, 밝은 분위기를 띠고 있다. 부드러운 노란색 청춘을 닮은 그의 음악과 딱 맞
[라온신문 안광일 기자] “저처럼 자기 것을 스스로 만드는 친구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팝이 진정성을 회복하고 있다는 좋은 징조입니다” 영국 최고 권위의 음악 시상식인 브릿 어워드에서 2021년 가장 주목받는 신예에게 주는 라이징 스타상을 받은 그리프(Griff)의 수상소감이다. 이날 그녀는 밤새 자신이 직접 만든 독특한 패턴의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그리프를 가수라고 단정 짓기에는 그녀의 재능은 무궁무진하다. 프로듀싱 능력을 비롯해 스타일리스트, 비디오 감독, 디자이너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기 위해 노력하는 그녀는 대중과 평단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신예다. 2001년생인 그리프의 본명은 사라 페이스 그리피스다. 자메이카인인 아버지와 중국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영국인으로 그녀는 학창 시절 차별을 받으면서 ‘자신을 표출하고 싶다’는 욕구를 갖게 됐다고 한다. 틀에 박힌 상업적인 음악을 하고 싶지 않았던 그녀는 자신만의 음악을 위해 유튜브 강좌를 통해 음악을 배웠고 오빠의 컴퓨터에 설치된 음악 제작 소프트웨어를 독학한다. 이렇게 베드룸 팝을 만들던 그녀는 2019년 워너 레코드와 계약을 맺고 첫 싱글 ‘Mirror Talk’를 발매하
[라온신문 안광일 기자] 일본의 대표적인 연말 방송 NHK ‘홍백가합전’은 매년 평균 시청률 40%대를 유지하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일본 가수라면 모두 꿈꾸는 무대며 출연 여부가 인기의 척도를 알리는 방송으로 유명하다. 이번 홍백가합전에 데뷔한 지 2년이 채 안 된 싱어송라이터가 출연을 확정해 화제를 모았다. 바로 milet(미레이)다. 그녀는 2018년 음악 활동을 시작해 괴물 신인으로 불리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milet는 파리, 뉴욕 서울 도쿄를 비롯한 전 세계 각국에서 열린 브랜드 입생로랑의 이벤트 ‘YSL BEAUTY HOTEL’의 라이브 가수로 발탁되며 데뷔했다. 드라마 ‘스캔들 전문변호사 Queen’의 오프닝 곡으로 기용된 곡 ‘inside you(인사이드 유)’를 발표하며 iTunes, ‘레코쵸크’ 등 각종 음악 플랫폼 사이트에서 스트리밍 부문 신인아티스트 랭킹 1위를 차지했다. 2019년 방영된 드라마 ‘위장불륜’의 주제곡 ‘us(어스)’는 유튜브 조회 수 2200만을 돌파했고 일본 매스컴에서는 연일 milet를 ‘세계를 뒤흔들 아티스트’라고 소개했다. 이후로도 milet의 음악은 다양한 광고의 CM송으로 차용되거나 드라마 주제곡으로 사
[라온신문 서유주 기자] 여름이면 생각나는 노래가 누구나 하나씩은 있을 것이다. 매력적인 보이스와 밝은 멜로디, 세련되며 간결한 리듬이 담긴 윌 조셉 쿡(Will Joseph Cook)의 노래가 그렇다. 여름을 대표하던 그가 11월 마지막 주에 앨범을 내놨다. 그것만으로도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번 앨범 <썸씽 투 필 굿 어바웃(Something to feel good about)>은 10대의 자유로운 삶을 표현했던 이전의 앨범과는 다르게 20대 청년의 고심이 들어가 있다. 멜로디 자체의 상쾌한 분위기는 여전하지만 노래 뒤에 숨겨진 이야기는 훨씬 더 성숙하다. ‘드라이버리스 카(Driverless cars)’는 활기찬 모습과 비관적인 분위기 사이의 굴곡을 표현한다. 아찔한 기타 스핀이 돋보이는 ‘비 어라운드 미(Be Around Me)’는 누군가에게 넘어지는 상황의 설렘과 동시에 다칠 위험성을 알려준다. 이렇듯 이번 앨범은 전체적인 분위기와 수록곡들에 ‘기쁨과 슬픔’, ‘밝음과 어둠’과 같은 양면성을 담았다. 자신이 비교적 어린 나이에 인기를 거느렸던 화려함과 그 뒤에 감춰뒀던 고뇌와 외로움을 담은 것이다. ‘썸씽 투 필 굿 어바웃(Something
[라온신문 서유주 기자] 축구스타 호날두의 ‘노쇼’와는 대비되는 행보로 팬심을 사로잡은 호주 사이키델릭 록 밴드가 있다. 국내에서도 굳건한 팬덤을 거느렸던 월드스타 호날두도 ‘노쇼’ 한 번에 큰 이미지 타격을 입었다. 그의 모습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수많은 관중들을 기만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달리 킹 기자드 & 더 리저드 위저드(King Gizzard & The Lizard Wizard)는 주최 측의 공식적인 공연취소 일정에도 주도적으로 팬들과 호흡해 미담을 만들어 냈다. 전 세계적인 팬덤을 자랑하는 킹 기자드 & 더 리저드 위저드는 지난해 출연을 확정한 ‘지산 락 페스티벌’이 공연 사흘 전 취소되자 실망했을 한국 팬들을 위해 직접 홍대 클럽을 빌리고 게릴라 공연을 열었다. 스타와의 만남을 고대하는 팬들에게 공연이 취소되는 일만큼 실망스러운 일도 없다. 이에 밴드는 일본 공연을 마치자마자 내한해 한국 팬들을 만났다. 팬들은 비좁은 클럽 무대와 게릴라 공연도 마다하지 않고 열정을 내뿜는 밴드에 감동했다는 전언이다. 이들의 프로페셔널한 직업의식과 팬들을 향한 진심은 두고두고 미담으로 전해진다. 킹 기자드 & 더 리저드 위저드는
[라온신문 안광일 기자] 웨스트 런던 출신의 인디밴드 베이브헤븐이 2016년 앨범 <금요일 하늘> 이후 4년 만에 <Home for now>를 발표했다. 보컬 낸시를 필두로 5명의 혼성그룹인 베이브헤븐은 몽환적인 그들만의 색깔로 사이키델릭한 일렉트릭 계열의 음색이 매력적이다. 이번 앨범 <Home for now>는 지금까지 그들이 보여줬던 음악의 모든 색감을 부드럽게 통합시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Trip-hop, Dream-pop의 느낌까지 모두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훌륭하게 엮었다. 지난 몇 년 동안 그들이 발표해온 주옥같은 하나하나의 싱글 곡들의 흔적을 종합해 보면, <Home For Now>는 이제 시작이고 거침없이 나아간다는 의미를 지니고 시작한다. 뚝뚝 떨어지는 소리가 깔끔하게 제자리에 배치한다. 인적이 드문 도시 거리를 떠돌아다니는 듯한 감성적 보이스에 밑바닥의 감정이 스멀거리게 올라오는 기분이다. 사방이 깜박이는 불빛들, 건물들의 텅 빈 껍질 속에서의 생명의 약속들, 그림자가 빙그르르 움직이는 동안, 단 한 순간만이라도, 세상은 그 틈새로 빠져나가는 듯 속도의 분위기를 아름다운 가사로
[라온신문 안광일 기자] 뉴질랜드 인디 팝 솔로 가수 베니는 지난해 두 개의 EP 앨범 <Fire on Marzz>, <Stella & Steve>를 발표하고 팬들로부터 호평과 찬사를 받았다. 음악적 상승 곡선상에 있는 그녀가 새로운 앨범 <Hey x>를 발표했다. 베니는 이번 앨범에 대해 다소 실험적이고 모험적인 영역을 탐구한 결과물이라고 스스로 평가한다. "인디 기타와 트랩 비트를 끌어낼 수 있다는 생각이 마음에 들고, 여러 아티스트들과 함께 여러 가지 작업을 도전하고 만들어 낸다. 모든 것을 섞어서 새로운 신선한 ‘스프’를 만들 때 너무 색감이 좋고 재미있다“고 해석했다. 새롭고 신선한 것에 대한 갈망은 이번 앨범의 팝 트랙을 통해 드러난다. 각각의 트랙은 달콤한 맛, 신랄한 맛, 부드러운 맛 등을 표출하고 앨범 전체는 베니의 계획하에 그녀만의 ‘스프’로 비유되는 음악을 만들었다. 그녀의 독특한 세계관도 함께 담아내고 있다. 앨범에 수록된 몇 안 되는 곡 중 하나인데, 글로벌 록 아웃에 대해 베니는 "나는 부모님 집에 있었고 집을 전혀 떠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엄청나게 많은 달팽이가 있었고, 나는 그것들에 매
[라온신문 안광일 기자] 카멜팟(CamelPhat)은 데이브 웰란과 마이크 디 스칼라로 구성된 영국의 DJ 겸 프로듀싱 듀오다. 2017년 싱글앨범 "콜라" 이후 오랜 기다림 끝에 ‘Dark Matter’로 팬들을 다시 찾아왔다. 듀오 카멜팟은 2004년부터 다양한 이름으로 함께 일해왔고 2010년부터 마침내 우리가 기억하는 카멜팟 현재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리믹스 작업과 독립 앨범 발매, DJ 듀오활동을 중심으로 빠르게 리스너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그들의 음악 세계를 끌어냈다. 재능있는 프로듀서이기도 한 그들이 직접 작업한 이번 앨범 <Dark Matter>는 총 21곡을 수록하고 있다. 트랙마다 각각의 내용으로 지루함이 없다. 당장 클럽으로 가고 싶은 기분이 들기에 딱 들어맞는 곡이다. ‘노엘 갤러거’와 ‘야니스 필리파키스’가 하이라이트 부분을 노래한다. ‘오/라’와 ‘젬 쿡’이 각각의 멋진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유행과 개성 사이에서 청자에게 친근하지만 새로운 느낌을 준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셈이다. 그들은 "이런 엄마들은 네가 가져갈 거야, 그러니 그들이 날아가기 전에 모두 가져가라"의 글을 소셜 미디어에 올려놓으며 진부한 게시물의
캐나다 토론토 출신 팝펑크 인디밴드 PUP가 EP앨범 <This Place Sucks Ass>를 발표했다. 팝펑크라는 대중적 장르에도 불구하고 PUP는 자유분방한 주제와 멜로디로 팬데믹 시대에 답답함과 공포에 저항한 카타르시스를 리스너들에게 전달한다. 지난 앨범 <Morbid Stuff>발매 이후 1년 만이다. 이 시기 동안 많은 것이 변했고 세계는 COVID-19로 인한 팬데믹 시대를 보내고 있다. PUP는 일상의 붕괴에 대한 고민을 예측이라도 한 듯 길들여지지 않은 그들만의 음악을 이야기한다. 그들의 음악은 바닥 깊숙이 남겨둔 순수한 에너지와 무정부상태의 무질서와 자유분방함을 노래한다. 앨범은 여전히 다소 부정적이지만 선율은 팝펑크 브랜드 그 자체다. 전 세계적인 자가격리와 거리두기 사회현상에 대해 무겁고, 화나고, 폐소공포증까지 느낀다는 감정을 날것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수록곡들은 PUP의 미적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변화에 대한 고민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좌절의 쓴맛을 함께 넣은 앨범이다. 팝펑크와 포스트 하드코어의 조합으로, ‘Gnarwolves’ 같은 밴드의 요소들이 연주되고 있지만, 트랙 전체에 걸쳐 PUP의 메아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