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 인디] “프로는 롱런한다” 호주 록밴드 ‘킹 기저드 & 더 리저드 위저드’ 16집

 

 

[라온신문 서유주 기자] 축구스타 호날두의 노쇼와는 대비되는 행보로 팬심을 사로잡은 호주 사이키델릭 록 밴드가 있다.

 

국내에서도 굳건한 팬덤을 거느렸던 월드스타 호날두도 노쇼한 번에 큰 이미지 타격을 입었다. 그의 모습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수많은 관중들을 기만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달리 킹 기자드 & 더 리저드 위저드(King Gizzard & The Lizard Wizard)는 주최 측의 공식적인 공연취소 일정에도 주도적으로 팬들과 호흡해 미담을 만들어 냈다.

 

전 세계적인 팬덤을 자랑하는 킹 기자드 & 더 리저드 위저드는 지난해 출연을 확정한 지산 락 페스티벌이 공연 사흘 전 취소되자 실망했을 한국 팬들을 위해 직접 홍대 클럽을 빌리고 게릴라 공연을 열었다.

 

스타와의 만남을 고대하는 팬들에게 공연이 취소되는 일만큼 실망스러운 일도 없다. 이에 밴드는 일본 공연을 마치자마자 내한해 한국 팬들을 만났다. 팬들은 비좁은 클럽 무대와 게릴라 공연도 마다하지 않고 열정을 내뿜는 밴드에 감동했다는 전언이다. 이들의 프로페셔널한 직업의식과 팬들을 향한 진심은 두고두고 미담으로 전해진다.

 

킹 기자드 & 더 리저드 위저드는 최근 16번째 정규 앨범 <K.G>를 발매하고 건재함을 알렸다. 지난 2010년 결성돼 10년째 사이키델릭 록, 포크, 헤비메탈을 포함한 광범위한 음악 장르로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2012년 데뷔 앨범 발매 후 매년 평균 2장의 앨범을 꼬박꼬박 발매하는 다작 밴드로도 유명하다.

 

이번 앨범은 역대 가장 흥행한 <Flying Microtonal Banana>의 속편이며 이에 걸맞게 전 앨범과 유사한 터키와 아랍에서 사용하는 민속적인 마이크로 톤 음계를 사용해 녹음했다.

 

짧지만 인상 깊은 첫 번째 트랙 ‘KGLW’를 시작으로 밴드의 색깔을 잘 보여주는 기타와 사이키델릭 악기들로 가득 채운 오토메이션(Automation)’이 이어진다.

 

앨범 중반부에 들어서도 지칠 줄 모르고 활기를 불어넣는다. 수록곡 스트로 인 더 윈드(Straws in the Wind)’는 현란하지만 미세 톤의 음계에서는 훌륭하게 들리는 현란한 어쿠스틱 기타와 드럼 비트로 완성했다.

 

인트라스포츠(Intrasport)’는 그동안 밴드가 시도 하지 않은 비트를 기반으로 80년대 팝송을 표방한다. 또 어쿠스틱의 아름다운 멜로디 곡 허니(Honey)’와 무겁고 드라마틱한 헝그리 울프 오브 페이트(The Hungry Wolf of Fate)’가 앨범에 담겼다.

 

이에 16번째 앨범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새롭고 혁신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다작하는 밴드에게 그림자처럼 따라붙는 진부함을 탈피했다는 의미기도 하다. 아울러 10년 동안 롱런하는 밴드로서 귀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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