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보험사, 금융공기업 임직원이 위병소를 통과하는 일이 요즘 부쩍 잦아졌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올해 들어 두 차례 군복 입은 청중 앞에서 직접 마이크를 잡았고 예금보험공사는 지난 5월 해군본부와 경제·금융교육 협약을 맺었다. KB국민은행은 국방부·경찰청과 함께 장병들이 실제로 당한 보이스피싱 사례를 분석해 군인용 예방 영상을 제작했다.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도 군단이나 사단 단위로 협약을 이어가고 있다. 위문금 전달 위주였던 몇 해 전과 견주면 금융회사의 군 관련 사회공헌은 내용이 꽤 달라졌다. 병영으로 금융교육이 몰려가는 배경에는 병사들의 돈 사정이 짧은 기간에 크게 달라진 사연이 깔려 있다. 올해 계급별 병사 월급은 이병 75만원, 일병 90만원, 상병 120만원, 병장 150만원이고, 여기에 장병내일준비적금에 붙는 정부 매칭지원금이 월 최대 55만원이다. 육군 기준 18개월을 복무하면서 한도를 꼬박 채우면 전역할 때 원금과 지원금, 이자를 합쳐 1000만원대 후반을 손에 쥔다. 먹고 자는 데 돈이 들지 않는 상태에서 매달 현금이 들어오는 구조여서 스무 살 남짓한 청년 수십만 명이 생애 첫 목돈을 부대 안에서 만들고 있다. 푸본현대생명은 육군 제3
일본 도쿄증권거래소가 2024년 1월부터 매달 공표하는 명단에는 자본비용과 주가를 의식한 경영 계획을 내놓은 상장사들의 이름이 실린다. 공시를 마친 기업과 아직 검토 중인 기업이 나뉘어 올라가는데, 어느 쪽에도 들지 못한 회사는 명단에 아예 나오지 않는다. 무언가를 했다는 사실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더 잘 보이도록 만들어진 문서다. 명단의 요건은 해마다 촘촘해졌다. 2025년 1월부터 '검토 중' 상태에 6개월이라는 시한이 붙어 그 안에 실제 공시로 넘어가지 못하면 이름이 빠지고, 그사이에도 검토가 어디까지 왔는지 설명해야 한다. 올해 들어서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적은 세부 내용까지 명단에 딸려 붙었고 4월에는 요청 자체를 갱신했다. 2023년 3월 첫 요청을 낸 뒤 3년 넘게 매달 같은 문서를 내면서 요구 수준을 단계적으로 높여온 것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프라임 마켓의 공시율은 검토 중인 기업까지 합쳐 93%에 이른다. 그러고도 도쿄증권거래소는 형식적으로 참여한 기업들을 실효적인 계획 쪽으로 끌어올리는 일을 올해 과제로 남겨뒀다. 거래소가 요청서에 적어둔 문장 하나는 지금 읽어도 날카롭다.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가 수익성 개선에 유효한 수
경상남도에 사는 A씨는 서울에 있는 보험설계사와 전화로만 상담한 뒤 보험에 가입했다. 상품 설명을 통화로 들었고 청약은 휴대전화 전자서명으로 마쳤다. 계약이 끝나고 한참 지나서야 A씨는 설계사가 금융소비자를 직접 만나지 않고 설명하면 금융소비자보호법 위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담당 설계사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으니 계약을 무효로 하고 보험료를 돌려달라는 요구가 회사에 접수됐고, 설계사 모집경위서를 확인한 결과 대면설명의무를 지키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품질보증환불로 처리됐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자서명이 보편화되면서 대면 절차가 생략되는 사례가 판매 현장에서 확인되고 있다. 한 손해보험사는 GA(법인보험대리점) 채널 설계사 교육에서 A씨 사례를 소개하며 고객을 만나지 않고 전화로만 설명해 계약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전자청약에서 본인 서명만 받으면 문제가 없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반드시 한 번 이상 고객을 직접 만나 설명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점도 함께 강조했다. 계약이 끝난 뒤에 설명한 사례를 든 회사도 있다. 다른 손보사 자료를 보면 당월에 코드를 부여받은 설계사가 계약자가 멀리 산다는 이유로 전화로 상품 내용을 설명한 뒤 전자서명으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상장사가 747곳으로 늘었지만 이 중 605곳은 계획을 한 차례 내놓은 뒤 이행 상황을 다시 알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4월 두 달 사이 532곳이 한꺼번에 공시에 참여한 것과 달리 지난달 신규 공시는 6곳에 그쳤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라는 세제 유인에 기대 부풀었던 참여 규모가 정작 얼마나 남을지는 내년 주주총회 시즌에 가려질 전망이다. 6일 한국거래소가 내놓은 '월간 기업가치 제고 현황(2026년 7월)'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본공시 기업은 코스피 348곳, 코스닥 399곳 등 747곳이다. 이들의 시가총액을 합치면 4944조 7000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84.6%에 이른다. 거래소가 함께 배포한 공시기업 명세에서 최초 공시일자를 월별로 집계해보면 참여 확대가 어느 시점에 이뤄졌는지 확인된다. 2024년 5월 제도 시행 이후 지난해 말까지 2년 가까이 쌓인 공시 기업은 169곳에 불과했는데 올해 3월 한 달에만 403곳이 몰렸고 4월에도 129곳이 더해졌다. 3월 27일 하루에 109곳, 26일에 72곳이 계획을 냈다.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삼성생명, 삼성에스디에스 등 삼성 계열 상장사들도 3월 19일 같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대금이 처음으로 1조원 아래로 내려왔지만 시장에서는 마냥 반기지 못하는 분위기다. 거래가 마를수록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의 차이인 괴리율을 관리하기가 오히려 어려워지기 때문인데, 오는 19일에는 그 괴리율 관리의무를 강화하는 조치까지 시행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2X) ETF 16종의 거래대금은 919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5월 27일 상장 이후 1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처음으로, 기본예탁금을 3000만원으로 올린 규제 시행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 12조 4485억원과 비교하면 1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회전율을 가늠할 수 있는 시가총액 대비 거래대금 비중 역시 같은 기간 219.1%에서 11.4%로 내려앉았다. 금융위원회가 19일 시행하는 조치는 국내 기초자산 상품의 유동성공급자(LP) 종가 괴리율 관리의무 기준을 현행 3%에서 2%로, 해외 기초자산 상품은 6%에서 5%로 낮추는 내용이다. 고의나 중과실로 관리의무를 어긴 증권사에 대해서는 한국거래소가 신규 종목의 유동성공급 업무를 제한할 수 있는 근거도 함께 마련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손해보험회사에 접수된 민원이 1년 사이 10% 넘게 늘었다. 증가한 물량은 모두 금융감독원 등을 거쳐 들어온 것으로, 보험사가 고객에게 직접 받은 민원은 오히려 줄었다. 6일 국내 17개 손해보험사가 손해보험협회에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체 민원은 1만 893건으로 지난해 2분기 9874건보다 10.3% 많았다. 이 가운데 대외 민원은 6023건에서 7572건으로 1549건 늘어난 반면 자체 접수 민원은 3851건에서 3321건으로 530건 줄었다. 자체 민원은 지난해 1분기 4105건을 기록한 뒤 다섯 분기 연속 감소해 3321건까지 줄었다. 그 사이 대외 민원이 5380건에서 7572건으로 불어나면서 전체 민원에서 대외 민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56.7%에서 69.5%로 12.8%포인트 올랐다. 한화손해보험에서 이런 변화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한화손보의 2분기 자체 접수 민원은 45건에 그친 반면 금감원 등을 거친 민원은 619건에 달했다. 1년 전만 해도 각각 238건과 308건으로 엇비슷했는데, 자체 접수가 81.1% 줄어드는 동안 대외 민원은 101.0%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전체 민원이 줄어든 것도 아니다. 한화손보 민원은 54
생명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관련 민원이 1년 사이 681건 늘었다. 이 가운데 134건이 흥국생명 한 곳에서 나왔다. 6일 국내 22개 생명보험사가 생명보험협회에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지급 민원은 2356건으로 지난해 2분기 1675건보다 40.7% 많았다. 같은 기간 전체 민원은 4018건에서 4862건으로 844건 늘었는데, 이 증가분의 80.7%가 보험금을 둘러싼 분쟁이었다. 나머지 유형의 증가폭은 이에 크게 못 미쳤다. 판매 민원은 1668건에서 1725건으로 3.4% 늘어나는 데 그쳤고 유지 민원 334건, 기타 민원 545건도 소폭 증가에 머물렀다. 이 때문에 전체 민원에서 지급 민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1년 만에 41.7%에서 48.5%로 뛰어 절반에 육박했다. 상품별 수치를 보면 증가가 어느 쪽에 몰렸는지 확인된다. 보장성 상품 민원이 1485건에서 2189건으로 47.4% 불어난 반면 종신보험은 1609건에서 1715건으로 6.6% 느는 데 머물렀다. 변액보험은 445건에서 369건으로 17.1% 빠졌고 연금보험과 저축보험도 각각 256건과 49건에 그쳤다. 생보사들이 몇 년째 건강·질병 담보를 늘려온 결과가 보험금 청구 단계에서 나
앞으로 주가연계증권(ELS)에 가입한 투자자는 기초자산 가격이 원금 손실 구간에 가까워지면 증권사로부터 안내를 받게 된다. 조기상환에 실패했을 때는 중도상환이라는 선택지가 있다는 사실도 함께 통보받는다. 수익을 내고 상환받은 뒤 같은 상품에 곧바로 재가입하려는 투자자에게는 기초자산과 시장 환경이 달라지면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는 유의사항이 따라붙는다. 금융감독원은 5일 금융투자협회, 주요 10개 증권사와 '파생결합상품 제도개선 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개선안을 공개했다. 금감원과 금투협, 한국투자·NH투자·미래에셋·삼성·신한투자·KB·하나·신영·교보·메리츠증권은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개선안을 다듬어 왔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고난도 ELS의 낙인 근접 알림이다. 기초자산 가격이 낙인 배리어에 10%포인트 이내로 다가서면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최초 한 차례 안내를 보내야 한다. 낙인에 닿으면 중도상환 금액이 크게 줄어드는데도 이를 미리 알지 못해 상환 여부를 저울질할 기회조차 없었던 사례를 감안한 조치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1분기 발행된 낙인형 파생결합증권 가운데 낙인 배리어가 50% 이하인 저낙인 상품이 97%를 차지했다.
금융위원회가 한국 증시를 '투자 불가능한 시장'으로 규정한 블룸버그 오피니언 칼럼을 겨냥해 "인용된 통계가 사실관계와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이며 정확한 출처 역시 확인되지 않고 있다"라고 4일 밝혔다. 정부가 특정 외신 칼럼 한 편을 제목까지 적시해 보도설명자료를 낸 것은 흔치 않은 대응이다. 금융위는 이날 배포한 '국내증시에 대한 정부의 입장' 자료에서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슐리 렌이 3일(현지시간) 쓴 '한국도 투자 불가능한 시장이 되고 있다(South Korea Is Becoming Uninvestable, Too)'를 문제 삼았다. 이 칼럼은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 호황을 여전히 믿는 사람들도 코스피에서 멀리 떨어지는 판단을 할 수 있다며 한국이 투자에 적합하지 않은 시장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금융위가 구체적으로 지목한 대목은 반대매매 수치였다. 신용융자와 미수를 합한 반대매매가 6월 중 일평균 3000계좌 수준이었는데도 칼럼은 36만 계좌라는 수치를 인용했다는 것이다. 100배가 넘게 부풀려진 숫자가 한국 개인투자자의 몰락을 보여주는 근거로 쓰였다는 지적이다. 경제 기초체력을 두고는 그 어느 때보다 견고하다고 반박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상반기 실적을 가른 것은 이자 장사가 아니라 채권 운용과 수수료 수익이었다. 카카오뱅크가 32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반기 기준 최대 기록을 다시 쓴 반면 케이뱅크 순이익은 601억원에 그쳐 1년 전보다 30% 가까이 줄었다. 두 은행 모두 이자이익 기반은 나쁘지 않았는데 비이자 부문의 성적이 엇갈리면서 순이익 방향까지 갈렸다. 카카오뱅크는 5일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4.4% 늘어난 328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은 1조 6483억원으로 5.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516억원으로 0.5% 줄었다. 1분기 순이익 1873억원을 제외한 2분기 순이익은 1407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1263억원보다 11.4% 늘었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2분기 시장 예상치 1353억원도 웃돌았다. 1분기에는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 상장에 따른 투자 평가차액 933억원이 영업외손익에 반영되면서 순이익이 크게 뛰었는데, 이런 일회성 요인 없이 2분기 이익 체력이 뒷받침됐다. 카카오뱅크의 이익을 밀어 올린 것은 여신 이자보다 채권 운용과 수수료 수익이었다. 상반기 비이자수익은 5895억원으로 4.8% 늘어 전체 매출의 36%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