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53년 나폴리 출신 은행가 로렌초 데 톤티(Lorenzo de Tonti)가 프랑스 재상 마자랭에게 들고 간 국채 구상은 지금 기준으로 봐도 별났다. 가입자들이 돈을 모아 국가에 맡기면 국가가 해마다 이자를 나눠 주는데, 세상을 떠난 사람의 몫을 남은 사람들에게 넘기는 방식이었다. 오래 살수록 손에 들어오는 돈이 불어나니 장수가 위험이 아니라 이익이 됐다. 그의 이름을 딴 톤틴은 왕실 승인까지 받고도 파리 고등법원이 등록을 거부하면서 시행되지 못했고, 프랑스가 이 방식을 실제 국채로 발행한 것은 톤티가 세상을 떠난 뒤인 1689년 루이 14세 때다. 톤티가 설계한 것은 목돈이 아니라 죽을 때까지 나오는 소득이었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25일 발표한 '2024년 연금통계'를 보면 65세 이상 인구 중 연금을 하나라도 받는 사람은 912만 2000명, 수급률은 91.2%다. 이 연령대를 거의 빠짐없이 포괄하고 있다는 뜻인데 금액으로 옮겨 놓으면 인상이 달라진다. 월평균 수급액은 73만 7000원, 중위금액은 49만 7000원이다. 월 50만원 이하를 받는 수급자가 50.3%로 절반을 넘는다. 수급률을 91%대로 올려놓은 것은 67.6%에 이르는 기초연금이고,
한국 증시를 투자 불가능한 시장이라고 부르던 외신의 진단이 3주 만에 둘로 나뉘었다. 코스피가 지난달 말 저점에서 한때 20% 넘게 반등하면서 레버리지 과열이 상당 부분 풀렸다는 평가가 잇따랐지만, 변동성 수준과 개인투자자의 신뢰 회복을 두고는 회의적인 보도가 같은 기간 이어졌다. 26일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논조가 처음 흔들린 것은 지난달 31일이었다. 코스피가 하루 14% 급등해 사상 최대 상승률을 기록하자 CNBC는 이를 한 달간 이어진 급등락의 마지막 장면으로 다뤘다. 윤정인 피보나치자산운용글로벌 대표는 이 매체에 "한국 증시가 조울증에 걸린 것처럼 하룻밤 사이 공포와 도취를 오가고 있다"라며 "지나치게 쏠렸던 매도 포지션이 격렬하게 되감긴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달 13일에는 기술적 강세장 진입을 알리는 기사가 쏟아졌다. 블룸버그는 코스피가 지난달 30일 저점 대비 22% 올라 열흘 만에 강세장 기준선을 넘었다고 보도했고, CNBC는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자료를 인용해 반등폭을 23%로 집계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지수가 여전히 6월 말 고점보다 24%가량 낮은 수준이고 외국인도 올해 전체로는 순매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은행
기업들이 회사채 시장에서 새로 조달하는 자금보다 만기 도래 물량을 되갚는 데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다. 월별 발행액만 보면 시장 규모에 큰 변화가 없으나 조달 자금의 상당 부분이 기존 차입금 상환에 투입되면서 기업에 실제로 남는 신규 자금은 줄어들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26일 발표한 '2026년 7월 중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실적'에 따르면 지난달 일반회사채 발행액은 2조 7770억원으로 전월보다 2370억원(9.3%)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만기가 돌아온 물량이 3조 7270억원에 달하면서 9500억원이 순상환됐다. 6월 5760억원 순상환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상환액이 발행액을 웃돌았다. 누적 기준으로는 격차가 더 벌어진다. 올해 1~7월 일반회사채 발행액은 28조 6822억원, 상환액은 39조 2314억원으로 순상환 규모가 10조 5492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5조 8600억원 순발행이었다. 조달 자금의 용도에서도 차입금 상환 수요가 두드러진다. 7월 일반회사채 발행액 가운데 차환 목적이 1조 9120억원으로 68.9%를 차지했다. 6월 비중 31.5%에서 두 배 이상 높아진 수치다. 운영 목적 발행은 4800억원(17.3%)으로 전월
다음 달 30일부터 자산운용사가 해외 부동산펀드나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같은 고위험 공모펀드를 새로 출시하려면 자사가 과거 같은 유형의 상품에서 낸 대규모 손실 이력을 증권신고서에 적어야 한다. 펀드 이름은 물론 투자지역·자산명과 손실발생일, 규모까지 명시하도록 해 투자자는 가입 전 단계에서 운용사의 과거 전력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금융감독원은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공모펀드 투자위험 안내를 위해 이런 내용의 '펀드 핵심위험 표준안'을 도입한다고 25일 밝혔다. 관련 공시서식도 함께 개정한다. 시행 시점은 운용사가 표준안 작성에 필요한 전산시스템을 갖출 기간을 감안해 다음 달 30일로 정했다. 이번 표준안에서 새로 들어간 항목은 동종상품의 과거 대규모 손실내역 공시다. 자사가 운용했던 같은 유형 펀드 가운데 손실률이 -20%를 초과한 사례가 있으면 해당 펀드명과 투자지역·자산명, 손실발생일과 규모를 신고서에 적어야 한다. 손실률 산정 기준은 상품 구조에 따라 달라진다. 중도환매가 막혀 있는 단위형·폐쇄형 펀드는 설정 이후 누적손실률을 쓰고 진입과 환매가 상시 가능한 추가형·개방형 펀드는 역대 최고가에서 최저가까지 떨어진 폭인 역대 최대낙폭(MDD)
올해 2분기 주택담보대출 신규취급액이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가운데 20대만 취급 규모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의 차주당 주담대 잔액은 평균 2억원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차주별 가계부채 통계(잠정)'에 따르면 2분기 20대의 차주당 주담대 신규취급액은 2억 3217만원으로 전 분기보다 392만원 증가했다. 201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은 규모로, 직전 분기 2억 2825만원에 이어 두 분기 연속 최대치를 새로 썼다. 주담대를 포함한 가계대출 신규취급액도 2056만원으로 260만원 늘어 20대는 두 통계 모두에서 증가한 유일한 연령대가 됐다. 민숙홍 한은 가계부채미시통계팀장은 "20대의 경우 무주택자, 생애최초 대출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대출 규제 영향을 덜 받아 신규취급액이 늘어났다"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연령대는 사정이 달랐다. 2분기 차주당 주담대 신규취급액은 전체 2억 829만원으로 전 분기보다 2110만원(9.2%) 줄어 분기 감소폭으로는 통계 작성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종전 최대였던 지난해 4분기 1421만원을 700만원 가까이 웃도는 규모다. 주담대를 포함한 가계대출 신규취
태풍이나 집중호우로 주차장에 세워둔 차가 물에 잠겼는데 자동차보험으로 보상받을 수 있느냐는 문의가 여름마다 되풀이된다. 이달 남해안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피해가 잇따르면서 문의도 부쩍 늘었다. 손해보험협회 집계로 손보사 11곳이 이달 15일부터 19일 오전 9시까지 접수한 침수 피해 차량은 1713대, 추정 손해액은 145억원이다. 접수가 이어지고 있어 실제 지급 보험금은 이보다 불어날 전망이다. 이 기간 거제에는 968.1㎜, 통영에는 778.7㎜의 비가 쏟아졌다. 자동차보험에 가입해 있다는 사실만으로 침수 손해가 보상되지는 않는다. 자기차량손해 담보는 다른 자동차와의 직접적인 충돌이나 접촉으로 생긴 손해와 차량 전부의 도난만 보상 대상으로 삼기 때문이다. 침수 피해를 보상받으려면 자기차량손해에 부가되는 확대 특별약관에 가입돼 있어야 하며 이 특약은 보험회사에 따라 차량단독사고 손해보상 특별약관이나 자기차량손해 보장 확대 특별약관 등으로 명칭이 다르다. 다이렉트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자기차량손해에 가입하면 대체로 이 특약이 자동으로 부가되지만 가입자가 선택 해제할 수 있으므로 증권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차량 침수는 해마다 되풀이되는 사고 유형이다. 보험개발원
가계가 체감하는 저축 여력이 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조정되면서 주식과 펀드를 포함한 가계 저축 인식이 함께 나빠진 결과다. 씀씀이를 줄이겠다는 응답도 여행비와 외식비처럼 미루기 쉬운 항목에 몰렸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26년 8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가계저축 소비자동향지수(CSI)는 94로 한 달 새 3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5월(93) 이후 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다. 이 지수가 100을 밑돌면 6개월 전과 비교해 저축을 줄였다고 답한 가구가 늘렸다고 답한 가구보다 많다는 의미다. 박용민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가계저축에는 은행 예·적금 외에 주식과 펀드도 포함되기 때문에 주가 하락 영향으로 현재가계저축CSI가 하락했다"라고 말했다. 소비지출전망CSI는 109로 1포인트 내렸는데 항목별 편차가 컸다. 여행비가 2포인트 하락한 96으로 낙폭이 가장 컸고 내구재(95)와 의류비(96), 외식비(96)도 나란히 1포인트씩 내렸다. 반면 의료·보건비는 112, 교육비는 101로 각각 1포인트 올랐다. 100을 웃도는 항목은 의료·보건비와 교통·통신비(107), 주거비(105), 교육비에
올해 상반기 은행과 생명보험·손해보험, 여신전문금융회사를 상대로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분쟁조정 신청이 3만 6006건에 달했다. 1년 전보다 55.3% 많다. 그런데 같은 사람이 같은 사안으로 거듭 낸 건을 걸러내면 2만 4624건으로 줄어든다. 접수된 세 건 중 한 건이 중복이었다는 얘기다.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신청서 작성 부담이 사라지면서 반복 신청이 늘어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은행연합회와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4개 업권의 올해 1~6월 분쟁조정 신청은 3만 600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 3175건)보다 1만 2831건 늘었다. 중복·반복 신청을 뺀 실질 신청은 2만 4624건이다. 중복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23.5%에서 올해 31.6%로 8.1%포인트 높아졌다. 접수 건수는 55.3% 늘었지만 실질 건수 증가율은 38.9%에 그친다. 중복 비중이 가장 가파르게 오른 업권은 손해보험이다. 지난해 24.4%에서 올해 33.4%로 9.0%포인트 뛰었다. 하나손해보험이 대표적이다. 383건을 접수했는데 중복을 걷어내니 109건만 남았다. 중복 비중이 71.5%로, 지난해 30.6%에서 두 배 넘게 올랐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마련한 제약·바이오 공시 개선방안의 조기 정착을 위해 9월 한 달간 네 차례에 걸쳐 설명회를 연다. 금감원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 금융투자협회와 공동으로 '제약·바이오 공시 종합 개선방안' 설명회를 9월 1일 코스닥 상장사를 시작으로 8일 주관사, 15일 상장 준비기업, 21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를 대상으로 순차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회차별로 오후 2시부터 두 시간 동안 진행된다. 시장 참여자마다 주요 관심사가 다른 점을 고려해 참석 대상 그룹의 특성에 맞춰 실무상 유의사항을 안내하겠다는 것이 금감원의 설명이다. 자금조달과 관련해서는 공모가 산정의 핵심 가정을 기재하는 방법이 주로 다뤄진다. 개선방안은 예상 시장규모와 임상 성공확률, 허가·심사 리스크, 개발기간 및 소요비용 네 가지를 구체적으로 적도록 요구하고 있다. 예상 시장규모는 전체 시장과 실제 목표시장을 구분해 산정 근거를 제시해야 하며 임상 성공확률은 논문이나 기존 통계와 같은 객관적 자료에 근거해야 한다. 이들 수치는 발행사가 단독으로 산출하기보다 주관사의 가치평가 모델을 거쳐 도출되는 만큼 주관사 회차가 상장 준비기업보다 일주일 앞선 8일로 잡혔다. 정기·수시
신용점수가 높은 우량 차주의 카드론 금리가 다섯 달 연속 올랐다. 반면 중·저신용 구간은 거의 움직이지 않아 신용도에 따른 금리 차등이 여섯 달 연속 좁혀졌다. 조달비용이 불어난 카드사들이 법정최고금리에 막혀 금리를 더 받을 수 없는 저신용 구간 대신, 아직 올릴 여지가 있는 우량층에서 늘어난 비용을 메우고 있다. 24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9개 전업카드사가 7월 취급한 카드론 가운데 신용점수 900점 초과 차주의 평균금리는 연 12.31%로 집계됐다. 지난 2월 10.18%에서 3월 10.38%, 4월 10.52%, 5월 11.00%, 6월 11.77%로 다섯 달 내리 올랐다. 2월과 바교하면 2.13%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아래 구간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지난해 12월과 비교하면 801~900점 구간이 0.81%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고, 701~800점(0.10%포인트)과 601~700점(0.16%포인트) 구간은 사실상 변동이 없었다. 501~600점 구간은 18.84%에서 18.66%로 오히려 0.18%포인트 내려갔다. 신용점수가 높은 구간일수록 인상 폭이 크고 낮을수록 작은, 통상과는 반대되는 결과다. 인상분이 우량층에 쏠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