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경우 직업 앞에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젠더의식의 부재는 여전히 만연하다. 인디신에서도 유독 여성 인디 뮤지션에게는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왔다. 남성 뮤지션은 ‘남성 뮤지션’이라 부르지 않는데 왜 여성 뮤지션만 ‘여성 뮤지션’, ‘여성 싱어송라이터’라는 사실을 강조하는지 의구심을 품어봤다면 독립 음악 산업 구조 속 소비되는 여성의 이미지를 유추해볼 수 있다. 특히 10여 년간 사용돼 온 ‘홍대 여신’은 인디신 내 여성의 입지를 여실히 드러내는 수식어다. 이는 뮤지션의 다양한 모습과 전문적인 음악성을 ‘여신’이라는 외적 평가요소로 압축한 전형적인 대상화다. 이런 입지를 타개하기 위해 뮤지션과 그 음악 자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에 라온미디어는 인디 뮤지션 중에서도 여성을, 그중에서도 음악성을 조명하는 별도 섹션을 마련하고 실력파 뮤지션을 발굴한다. [편집자주] 독특하고 매력적인 음색을 물론, 작사와 작곡 능력까지 겸비한 대한민국에 떠오르는 여성 인디 뮤지션 세 명을 소개한다. (사진= 지니뮤직) ■ 민수(Minsu) 독특한 음색으로 사랑받는 민수는 싱어송라이터들의 등용문인 27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하며 대중음악계에 등장했
(사진=김소민 기자) 인터넷이 발달함에 따라 1990년대 레코드숍에서 테이프, LP를 구매하던 ‘소유의 시대’는 과거가 됐다. 지금은 온라인 음원 플랫폼에 일정 금액을 내고 무한대로 음악을 듣는 ‘소비의 시대’다. 지난 2009년 ‘멜론’을 시작으로 ‘벅스’, ‘지니뮤직’ 등 다양한 음원 스티리밍 플랫폼이 등장했다. 이 같은 업계 패러다임 변화에 소비자 편리성은 높아졌지만 부작용도 뒤따랐다. ‘음원 사재기’가 대표적인 사례다. 음원 사재기란 멜론·벅스·지니 뮤직 등 주요 음원 사이트 차트에 특정 음원을 인위적으로 반복 재생해 상위권에 노출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하지만 이런 행위는 아이돌의 팬덤에서 일명 ‘총공(총공격)’, ‘숨밍(숨 쉬듯 스트리밍)’ 등 자발적으로 순수한 취지로 좋아하는 가수의 음원을 많이 구매하는 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개념이다. 음원 사재기를 전문적으로 기획하는 브로커집단이 음원 시장에 개입돼 음원 순위에 불공정한 인위적인 조작을 가하며 형평성과 공정성을 해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한 곡을 상위권 노출 시키기 위해서는 1~3억원 정도가 필요한데 그 방법 또한 다양하다. 공기계 여러대로 계정 수십만개를 동원해 음원을 24시간 스트리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뒤덮으면서 국내외 산업 전반이 크게 휘청이고 있는 가운데 음악업계 또한 피해를 빗겨가지 못했다. 소규모 공연부터 대형 페스티벌이 잇달아 취소되면서 이에 따른 피해액이 수천억원에 달한다. 스트리밍을 포함한 미디어 산업의 전망은 다소 밝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인디업계는 여전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언택트’, ‘홈코노비’ 소비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안정화되더라도 세계 질서는 전통적인 제조업과 대면 서비스가 아닌 언택트 산업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음악업계에서도 이 같은 예측은 하나둘 맞아 떨어지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전 온라인 플랫폼은 부가적인 수입원으로만 취급되며 저평가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고 위험부담이 커지면서 온라인 유통채널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통해 콘서트나 공연의 라이브 생중계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이 위기를 극복하는 최선의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 앞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SM엔터테인먼트는 소속 가수들의 콘서트를 전 세계 팬들과 만
영화나 드라마 속 배경음악인 OST(Original Soundtrack)는 영상물의 몰입도를 높여 시청자의 감정이입을 유도한다. 과거에는 드라마 OST하면 대표적으로 백지영·김범수·거미 등 유명 가수가 부른 애절한 발라드를 떠올렸다. 하지만 드라마 소재나 장르가 다각화되면서 OST 트렌드도 변화하는 모양새다. 특히 최근에는 인디 뮤지션이 드라마 OST에 참여하며 신선한 바람을 불러오고 있다. 극중 내용의 전개나 등장인물의 심경을 대변하는 배경음악의 특성상 얼굴이 잘 알려지지 않은 가수가 부르면 몰입감이 고조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무명의 가수가 부르는 노래는 극중 인물에 쉽게 대입되며 마치 배우가 직접 노래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 인디 거장 검정치마, ‘또 오해영’ OST 참여 서현진을 로코여신으로 만든 tvn 드라마 ‘또 오해영’에서 원맨밴드 검정치마가 OST에 참여했다. 검정치마가 직접 작사·작곡을 맡은 ‘기다린만큼, 더’는 검정치마 특유의 쓸쓸한 감정으로 에릭과 서현진의 안타까운 로맨스를 더욱 고조시켰다. ‘기다린만큼, 더’는 벤의 ‘꿈처럼’, 정승환의 ‘너였다면’과 함께 음원차트를 석권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 10cm, OST 신흥 강자로
인디음악에서 인디가 사라졌다는 지적은 음악계에서 이미 우려하고 있는 명제다. 경제논리는 이들의 정신을 메마르게 했다. 인디음악에서 사라진 자유로움을 되찾기 위해서는 먼저 인디 뮤지션들이 본연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여기에 이들의 음악 활동을 안정시킬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사업이 시급하다. ▉ 자유로울 권리와 경제적 보상 대중이 좋아하는 음악을 만들어야 무대에 설 수 있고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보다는 자신의 음악적 색깔을 분명히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자각이 자유를 찾기 위한 첫걸음일 것이다. 그러나 누구도 이들에게 예술을 위한 배고픔을 강요할 수는 없으며 대중적인 음악을 했다고 해서 비판할 수도 없다. 어떻게 하면 자유와 빵을 양립하게 만들 수 있을까.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정부는 다양한 인디 지원 사업을 시행해 왔다. 그러나 정부 사업은 보고 결과물 위주로 사업의 성패를 평가했다. 따라서 정부는 인디밴드 지원조차도 청년실업 해소 효과 및 수익성 제고 효과를 주요한 평가 지표로 들이댔다. 인디 기획사 지원에도 사업 결과를 낼 수 있는 몇 곳에 편중된 지원금을 줬다. 인디 기획사들은 정부 지원 사업 유치 경쟁을 벌이느라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는
인디음악을 정확히 정의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어원을 살펴봐야 한다. '인디'는 '독립적인'이라는 뜻의 영어단어 ‘Independent’에서 유래했다. 한마디로 인디음악은 독립적인 성향을 지닌 음악이다. 하지만 어떤 대상에 대해 독립적인지가 중요하다. 인디음악이란 대형기획사나 거대 자본에 종속되지 않은 독립적인 음악가 또는 밴드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표현한 음악을 말한다. 즉, 하나의 장르로 범주화되기보다는 독립적인 자본 유통구조를 통해 생산된 모든 음악을 뜻한다. 인디 뮤지션은 독립적으로 활동하면서 음악적 개성을 마음껏 표출한다. 또 인디음악은 대중음악과 차별화를 두고 대중음악을 벗어난 대안 음악으로 부상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에 소비자는 대중문화의 획일성에서 벗어나 다양한 음악을 향유할 수 있다. 여기서 다양함이란 단순히 이 음악도 듣고 저 음악도 듣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기존의 대중음악이 가진 통속성을 탈피한 음악이 새로운 대세로 등극해 왔다. 획일화된 음악은 정체된 음악이고 결국 쇠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실험적인 인디음악이 발전하기 시작했다. ‘서태지와 아이들’ 이후 혁신적인 음악이 대중화되면서
제 14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포크 노래상’을 수상한 싱어송라이터 ‘이랑’은 수상소감으로 “지난달 수입이 42만원이더라. 음원 수입이 아니라 전체 수입이다. 이번 달에 고맙게도 96만원”이라며 구체적인 수입을 언급했다. 이어 상금이 없어 아쉽다며 자신의 월세 50만원에 트로피를 경매에 붙여 파는 획기적인 수상소감을 벌였다. 이런 퍼포먼스에 예술 시상식에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었다는 일부 비판적인 견해도 있었지만 명백히 창작 활동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대다수의 인디 아티스트의 현실을 대중들에게 고발하는 의미있는 행위였다. 이에 정부는 인디 뮤지션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시작한 ‘해외 진출 온라인 홍보 지원’ 사업은 인디 음악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인 뮤지션들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 도움을 주는 원래의 취지와는 다르게 유명 아이돌이 선정돼 논란이 됐다. 지난 5월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코로나19로 인한 공연예술분야긴급지원을 위해 ‘2020년 공연장 대관료 지원 공모’를 했고 선정 단체를 발표했다. 그러나 기존 공지와는 달리 음악 혹은 공연 분야에 선정
“요새는 취직보다 본인 일 하려고 많이 배워요. 음악하는 사람도 많아요. 코로나 때문에 공연을 못 하니까. 일은 해야 하는데 방법이 뭐 다른 게 있나.” 마포구 소재 컴퓨터학원 강사 김모(42)씨는 지난 5월 전국민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이후 ‘유튜브 크리에이터 : 영상편집과정’ 수강생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특히 취업 스펙 확보의 일환으로 자격증 취득을 위해 수강했던 과거 양상과 달리 1인 미디어 유튜브 영상편집을 희망하는 수강생이 늘었다. 그중에는 홍대 인근에서 공연하던 뮤지션도 다수 포함돼 있다. ▉ 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 공연 문화 침체 관객과 가까운 거리에서 호흡하는 소규모 무대는 인디밴드가 가진 매력 중 하나다. 팬은 가까운 거리에서 좋아하는 뮤지션의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공연 문화는 활기를 잃었다. 인디 가수가 포함된 중소레이블은 아이돌이나 인기 가수의 앨범 발매와 달리 대부분 수익이 공연에 집중돼 있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무대가 가로막히자 이들이 벌어들이는 수익은 ‘제로’에 가까운 실정이다. 또 자본·기술·팬덤 3박자가 필수적인 유료 ‘온택트(On-tac
█ ‘음반구입’이 아닌 ‘음악재생’의 시대 모바일 시대가 도래하면서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을 소지하게 됐다.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음악은 더 이상 앨범을 직접 구입해서 듣는 시대가 아니다. 스마트폰에서 손쉽게 플레이해 제한없이 듣는다. 또 네트워크를 통해 많은 음악 애호가들이 서로의 취향과 음악에 대한 평가 및 리스트를 공유하고 음악권리사인 뮤지션과도 소통한다. 이런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모든 뮤지션을 위한 모바일 앨범 플랫폼이 생겨났다. ‘플럭서스 뮤직’과 ‘큐박스’가 공동 설립한 ‘바이닐(bainil)’이다. 과거 자본이 들어가야 재작했던 앨범은 모바일 형태로 바이닐에서 제작된다. 간단한 음원 등록 시스템을 통해 쉽게 앨범을 등록 및 제작하고 자신의 음악을 전 세계에 직접 홍보할 수 있다. 이는 창작의 고통보다 더 힘든 앨범의 제작, 홍보, 유통의 장벽을 한 번에 해결해 주는 열쇠인 셈이다. 과거 여러 곡을 정규 앨범 형태로 한 장의 CD에 담아내던 흐름과 달리 지금은 싱글앨범이나 미니앨범의 짧은 순환 주기로 팬들과 자주 접하고 있다. 따라서 팬들에게 새 앨범을 자주 발표해 자신의 음악세계를 더 많이 홍보할 수 있다. 또 CD의 느낌을 그대로 살려 가사,
모든 인디문화는 상업적인 주류에서 벗어난 비주류에 근원을 둔다. 또 음악, 미술, 연극을 망라하고 주류보다 창의·실험적이며 반문화적 차별성을 특징으로 한다. 인디뮤직 역시 대형기획사 주도하에 기획되는 스타상품에 반해 그들만의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예술적 문화의 영역을 구축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이유로 상업적 성공 확률이 희박하며 인디 뮤지션 개인의 삶 또한 상당수 비참하다. 열악한 음악창작 환경과 활동환경에 생활고까지 겪는다. 2011, '대중문화 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 발표 ■실질적이지 못한 지원 정책 문화적으로 인디음악이 지닌 문화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피할 수 없는 궁핍한 삶 때문에 많은 뮤지션이 그들의 예술적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3년 도입된 ‘인디레이블 육성지원사업‘은 2007년도에 폐지돼 제대로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후 2011년 정부가 ‘대중문화 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을 내놓았다. 여기에는 주 1회 정기 인디음악 공연, 인디음악 경연대회 지원, 홍대 클럽의 활성화의 항목이 들어있어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 방안은 정부의 양적 수치적 보고서를 위한 탁상공론적 발상에 그쳤다. 정작 인디업계의 창작활동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