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션의 기회균등] 국가 지원 '사각지대' 놓인 인디뮤지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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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포크 노래상’을 수상한 싱어송라이터 ‘이랑’은 수상소감으로 “지난달 수입이 42만원이더라. 음원 수입이 아니라 전체 수입이다. 이번 달에 고맙게도 96만원”이라며 구체적인 수입을 언급했다. 

이어 상금이 없어 아쉽다며 자신의 월세 50만원에 트로피를 경매에 붙여 파는 획기적인 수상소감을 벌였다. 이런 퍼포먼스에 예술 시상식에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었다는 일부 비판적인 견해도 있었지만 명백히 창작 활동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대다수의 인디 아티스트의 현실을 대중들에게 고발하는 의미있는 행위였다. 

이에 정부는 인디 뮤지션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시작한 ‘해외 진출 온라인 홍보 지원’ 사업은 인디 음악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인 뮤지션들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 도움을 주는 원래의 취지와는 다르게 유명 아이돌이 선정돼 논란이 됐다.

지난 5월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코로나19로 인한 공연예술분야긴급지원을 위해 ‘2020년 공연장 대관료 지원 공모’를 했고 선정 단체를 발표했다. 그러나 기존 공지와는 달리 음악 혹은 공연 분야에 선정된 단체는 클래식이나 전통음악을 다루는 단체(또는 개인)였다. 

모집내용에는 대중음악을 제외한다거나 순수예술만 대상이라는 표기는 전혀 없었고 이에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모사업의 선정결과에 대한 해명요청’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자체에서 대중음악은 제외시키기로 결정했다며 미리 공지를 못한 것은 죄송하다는 짧은 사과문을 발표했다.
 
심지어 다양한 지원사업에 사업자 등록증이 있어야만 지원금을 신청 할 수 있는 경우도 많아 레이블이 없는 개인에게는 신청 자격조차 없는 경우도 있다.

이은미 백석예술대 교수는 “처음부터 대중예술은 지원하지 않겠다는 정부 지침이 있으면 서류를 준비해 지원하는 수고를 덜었을텐데, 기대하다 소외되는 경우가 반복돼 상실감이 크다”며 “정부의 지원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예술은 춥고 배고프다’는 말은 기득권의 논리다. 우리는 예술과 문화가 융성했던 시절예술가에 대한 지원이 풍족했던 시기였음을 역사를 통해 쉽게 알 수 있다. 정부지원을 통해 인디 뮤지션들이 건강하고 평등한 구조에서 활동하고 더불어 음악 시장의 선순환적 구조변화를 이뤄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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