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심현영 기자) 네이버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바이브(VIBE)가 운영하는 ‘뮤지션리그’가 인디음악계 구세주가 되고 있다. 뮤지션리그는 음악 창작자를 위한 공간으로, 뮤지션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앨범 발매 여부도 무관하다. 이는 주요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의 행태와 현격히 대조되는 행보다. 음반 위주 음악 산업이 음원 시장으로 바뀌면서 뮤지션보다는 음원사이트가 돈을 버는 시대가 됐다. 과거에는 음악을 ‘소장’했다면 오늘날은 ‘소비’의 시대다. 음반이 음원으로 바뀌면서 음악 시장은 급변했고 소비자의 소비형태도 달라졌다. 소비자는 더이상 CD, 테이프 등 피지컬 앨범으로 음악을 듣지 않는다. 오늘날 대부분의 음악감상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이뤄진다. 문제는 특정 곡이 주요 음원사이트에 오르기까지 거쳐야 하는 단계다. 실제 음악을 만든 제작자·뮤지션을 일컫는 ‘음원권리사’가 주요 음원 서비스업체에 곡을 등록·발매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음원 유통사를 거쳐야 한다. 이는 예외가 없다. 음원 공급을 위해서는 반드시 전문 유통업체나 음원기획사와 계약해야 한다. 이런 불합리한 구조로 인해 음원권리사는 부당한 수익분배에 속수무책으로 당
여성의 경우 직업 앞에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젠더의식의 부재는 여전히 만연하다. 인디신에서도 유독 여성 인디 뮤지션에게는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왔다. 남성 뮤지션은 ‘남성 뮤지션’이라 부르지 않는데 왜 여성 뮤지션만 ‘여성 뮤지션’, ‘여성 싱어송라이터’라는 사실을 강조하는지 의구심을 품어봤다면 독립 음악 산업 구조 속 소비되는 여성의 이미지를 유추해볼 수 있다. 특히 10여 년간 사용돼 온 ‘홍대 여신’은 인디신 내 여성의 입지를 여실히 드러내는 수식어다. 이는 뮤지션의 다양한 모습과 전문적인 음악성을 ‘여신’이라는 외적 평가요소로 압축한 전형적인 대상화다. 이런 입지를 타개하기 위해 뮤지션과 그 음악 자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에 라온미디어는 인디 뮤지션 중에서도 여성을, 그중에서도 음악성을 조명하는 별도 섹션을 마련하고 실력파 뮤지션을 발굴한다. [편집자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자신의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는 뮤지션들을 소개한다. (사진=지니뮤직) ■ 박문치 90년대 감성을 탁월하게 재해석한 음악을 선보이는 아티스트다. 지난 2017년 발표한 ‘울희액이’가 레트로 스타일에 B급 정서를 더한 음악으로 화제가 되며 주목을 받았다. 이
훈스는 보컬 이상훈과 건반, 코러스의 이종훈으로 구성된 동갑내기 인디 듀오다. 2016년 싱글 ‘너에게 난’으로 데뷔해 ‘내가 싫어진 거 알아’ ,‘단짠단짠’,‘이 별은 지나가는 중입니다’ 등을 발표했다. 2018년 발표한 EP [90 BPM] 수록곡 ‘얘가 이렇게 예뻤나’는 유명 작곡가 박근태가 곡을 쓰고 훈스의 두 멤버와 싱어송라이터 스무살이 함께 가사를 썼다. 드럼의 킥 사운드를 통해 심장 박동 소리를 재치 있게 표현했고, 감미로운 멜로디 라인이 리스너들의 연애 감성을 제대로 자극하는 곡이다. 너 오늘 화장한 거니 머리를 새로 한 건가 뭐야 낯설게 멀리서 손을 흔들며 내게 뛰어오는 너 이렇게 예뻤나 Sunshine in my eyes 눈이 부시게 활짝 웃는 너를 본 그 순간 Shine in my eyes 기분 탓이겠지 내가 널 아닐 거야 ■ 로맨스 곡의 장인 참깨와 솜사탕 <좋아하나봐> 2010년 데뷔한 참깨와 솜사탕은 최기덕, 박현수, 유지수로 결성된 혼성 인디 밴드다. ‘넌 내가 얼마나 안고 싶은지 모르지’, ‘키스미’ 등 사랑스러운 가사와 달콤한 곡으로 리스너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참깨와 솜사탕은 2018년 발표한 ‘좋아하나봐’로 로맨
직업 앞에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젠더의식의 부재는 전 분야에 걸쳐 만연하다. 인디신에서도 유독 여성 인디 뮤지션에게만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남성 뮤지션은 ‘남성 뮤지션’이라 부르지 않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렇다면 왜 여성 뮤지션만 ‘여성 뮤지션’, ‘여성 싱어송라이터’라는 사실을 강조할까. 잠깐이라도 의구심을 품어봤다면 독립 음악 산업 구조 속 소비되는 여성의 이미지를 유추해볼 수 있다. 특히 10여 년간 사용돼 온 ‘홍대 여신’, ‘홍대 미녀’ 등은 인디신 내 여성의 입지를 여실히 드러내는 수식어다. 이는 뮤지션의 다양한 모습과 전문적인 음악성을 ‘여신’이라는 외적 평가요소로 압축한 전형적인 대상화다. 이런 입지를 타개하기 위해 뮤지션과 그 음악 자체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화예술과 젠더라는 주제는 지난 2017년 미투 운동(Me Too movement) 이후 본격화됐다. 미투 운동은 성폭행·성희롱을 여론의 힘으로 결집해 사회적으로 고발하고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이후 대다수 분야에 걸쳐 젠더 감수성의 부재가 도마 위에 올랐다. 미투 운동을 계기로 페미니즘을 파헤쳐보니 어느 분야에나 ‘여성’이라서 겪는 차별이 있
인디음악(Independent music, indie)이란, 메이저와 주류와는 다르게 독립적인 제작, 유통, 홍보하는 뮤지션의 음악이며 주류와는 다른 독창성과 예술성이 그 특징이다. 하지만 최근, 이 주류 문화의 획일화 현상을 닮아가고 있다는 비판이 대두되고 있다. 한국의 주류 대중음악 시장은 이미 대형 기획사의 기획형 음악으로 일찌감치 획일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대중음악의 장르 편중 현상, 다양성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디음악의 활성화가 더욱 절실한 실정임에도 불구하고 인디 음악의 획일화에 대한 음악계의 우려가 등장하고 있다. ▉ 불안정인 수입구조 살아가면서 경제적 안정적 수입구조는 인간이 행복을 추구하는 데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문제에서 인디뮤지션은 절대 자유롭지 않다. 경제 불안정으로 인한 인디 뮤지션들의 불안감은 음악에 대한 인식 변화를 가져왔고 이들의 음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과거에는 자발적 참여를 통해 인디 문화가 형성됐다. 자발성은 인디음악의 다양성과 독창성을 유지하는 근본적인 힘이었다. 그러나 최근 인디음악에는 주류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언더그라운드에서도 주류에 속해야만 일정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의식이 공고
매서운 혹한에는 언제 봄이오나 싶더니 어느새 봄기운이 만연하다. 개화를 앞둔 꽃봉오리를 움트게 하는 봄바람이 설렘도 안고 온다. 설렘 가득한 봄날씨를 만끽하려면 음악도 빠질 수 없겠다. 살랑이는 봄바람 불 때 들으면 좋을 인디음악, 뭐가 있을까. ■ 독보적인 음색의 10cm <폰서트> 2017년 10cm가 권정열 1인 체제에 들어선 후 처음 발매한 정규 앨범 <4.0>의 타이틀곡이다. 멤버 탈퇴가 떠들썩하게 이뤄져 그룹의 존재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이었음에도 특유의 유머와 개성이 그대로 담겨 있다. 사랑하는 연인에게 전화를 걸어 ‘너’만을 위한 ‘콘서트’처럼 노래를 불러주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실제로 앨범 발표 후 한 명의 관객에게만 노래를 들려주는 특이한 공연을 펼쳐 화제를 모았다. 코로나19로 콘서트에 가지 못하는 상황에 10cm의 ‘폰서트’로 아쉬운 마음을 달래보는 건 어떨까. 이건 세상에서 제일 비싼 단독 공연가수는 나고 관객은 너 하나화려한 막이 이제 곧 올라가기 전에그저 몇 가지만 주의해줘요 세상에서 제일 편한 옷을 갈아 입고제일 좋아하는 자리에 누워배터리가 바닥나지 않게 조심하고통화상태를 항상 유지해줘요 듣고 싶은 노래를 말
비 오는 날 파전이 생각나는 이유는 고소한 기름에 부침개를 부치는 소리가 빗소리를 닮아서라고 한다. 같은 이유에설까. 비 오는 날 생각나는 노래가 있다. 도로 위 차문을 때리는 빗줄기, 지붕을 적시는 빗방울은 어쩐지 드럼 소리를 닮았다. 통통 튀는 게 꼭 젬베 같기도 하다. 장구소리도 겹친다. 쉼 없이 떨어지는 작은 물방울이 모여 변화무쌍한 타악기가 된다. 비는 맞기 싫어도 감성에는 젖고 싶다면 꼭 들어봐야 할 인디음악을 추천한다. ■ 독보적인 음색 김수영 <비워내려고 합니다> 김수영은 대중들에게 친숙한 아이유의 ‘좋은날’, Sting의 ‘Englishman in New York’ 등을 커버해 유튜브에서 입소문을 타며 정식 가수로 성장했다. ‘비워내려고 합니다’는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에 소속한 후 처음 발표한 곡이다. ‘사랑이 아님을 깨닫고 사랑했던 마음을 비우겠다’는 감정을 담은 곡인 ‘비워내려고 합니다’는 매력적인 김수영의 보이스를 비롯해 뮤직비디오 또한 몽환적인 느낌으로 완성했다. 블루스 분위기의 멜로디와 중저음의 감미로운 음색이 더해져 슬픈 가사를 돋보이게 한다. 날 사랑하겠대 좋아하겠대내가 하는 뭐든 다 너무 좋대서서히 나 너에게 빠져드는데
여성의 경우 직업 앞에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젠더의식의 부재는 여전히 만연하다. 인디신에서도 유독 여성 인디 뮤지션에게는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왔다. 남성 뮤지션은 ‘남성 뮤지션’이라 부르지 않는데 왜 여성 뮤지션만 ‘여성 뮤지션’, ‘여성 싱어송라이터’라는 사실을 강조하는지 의구심을 품어봤다면 독립 음악 산업 구조 속 소비되는 여성의 이미지를 유추해볼 수 있다. 특히 10여 년간 사용돼 온 ‘홍대 여신’은 인디신 내 여성의 입지를 여실히 드러내는 수식어다. 이는 뮤지션의 다양한 모습과 전문적인 음악성을 ‘여신’이라는 외적 평가요소로 압축한 전형적인 대상화다. 이런 입지를 타개하기 위해 뮤지션과 그 음악 자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에 라온미디어는 인디 뮤지션 중에서도 여성을, 그중에서도 음악성을 조명하는 별도 섹션을 마련하고 실력파 뮤지션을 발굴한다. [편집자주] 유튜브서 시작된 ‘온라인 탑골공원’이 입소문을 타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1020세대에게는 신선한 과거의 가요계를 엿볼 수 있고 3040세대에는 추억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인기의 이유다. 이러한 영향으로 가요계는 현재 뉴트로(New-tro) 열풍이 불고 있다. 뉴트
독립 음악(Independent music·indie)을 뜻하는 ‘인디’는 독자적인 방법으로 음반 제작부터 유통, 홍보까지 진행하는 뮤지션의 음악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인디 음악과 언더그라운드 또는 비주류 음악의 경계가 모호해 용어를 혼동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알고 보면 국내에는 사실상 인디 음악이 전무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인디라며 활동하지만 사실상 메이저의 ‘아류’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본래 인디와는 달리 음반 제작 방식이며 유통, 홍보에 이르기까지 독자적인 방법이란 찾아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음원 시장의 유통구조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과거 CD시대 등 음반 시대를 지나 음원으로 대체되면서 대중들은 음원 공급 플랫폼에 가입해 스트리밍, 다운로드 형태로 음악을 감상한다. 소비자는 결제만 하면 원하는 음악을 쉽게 들을 수 있지만 공급 과정의 이면에는 다소 복잡한 유통 구조가 얽혀있다. 음원 공급 과정을 살펴보면 ‘음원 권리사’, ‘음원 유통사’, ‘음원 서비스업체’ 경로를 거쳐 제작자에서 소비자로 연결된다. 즉, 음원이 작곡자에서 리스너에게 도달하는 과정에 반드시 유통사가 붙는 구조다. 이런 음원 유통사의 주된 수입원은 중간 수수료기 때문에 ‘
하루의 시작을 여는 바쁜 직장인의 출근길, 시작부터 고되기 짝이 없다. 사무실을 향하는 여정만으로도 지쳐버린다. 이럴 때 음악만큼 효과적인 치료제가 또 있을까. 콩나물 시루처럼 빽빽한 지옥철 속이든 인파로 북적이는 인도 위에서든 클랙슨(경음기) 소리에 짜증이 솟구치는 도로에서든 ‘힐링’이 필요하다. 묵직한 추를 매단 듯 무거운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어줄 인디음악, 뭐가 있을까. 후추스 (사진=지니뮤직) ■ 독보적인 퍼포먼스 후추스 <무한대> 원맨밴드 후추스는 지난 2013년 CJ문화재단 튠업 뮤지션 13기에 뽑혀 음악활동을 시작했다. 2019년 발매한 정규 2집 <너의 일부>에는 애리, 프롬 등 동료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수록곡 ‘무한대’는 은밀한 모험같은 사랑의 시작을 담은 곡이다. 경쾌한 리듬이 리스너들의 귀를 즐겁게 한다. 잔잔하게 시작해 점점 발랄한 감성으로 이어지는 멜로디가 발걸음이 가볍게 만든다. 그대와 난 둘이 길고 긴 어둠을 지나낯선 정원의 태양 그 아래 드러누워요 그대의 입김은 (후-) 시린 가슴을 녹이고반짝이던 비밀의 숲에 은밀하게 새겨진 건 난 더 느끼고 싶어요 천천히 다가와 줘요순간을 놓치기 싫어요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