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 헬스케어 서비스 경쟁 치열…보장에서 예방·관리로 이동

 

보험회사들이 헬스케어 서비스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령화와 의료비 증가, 만성질환 확산으로 기존의 사후 보상형 보험만으로는 한계가 커지자 건강검진, 상담, 비대면 진료, 가족 돌봄까지 묶어 고객의 건강을 사전에 관리하는 방향으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옮겨가고 있다.

 

◆ 보험사들 움직임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AIA생명은 질병 진단 이후가 아니라 건강에 대한 걱정이 시작되는 단계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AIA 헬스케어 서비스’를 개편했다. 건강검진 예약, 24시간 건강상담, 전문의 안내, 심리상담 같은 기본 서비스에 더해 진료 동행, 간병인 지원, 가정간호까지 묶었다.

 

질병 진단 이후 중심이었던 기존 서비스에서 벗어나 건강 이상을 감지하거나 의료진 판단이 필요한 초기 단계부터 개입하는 구조로 손질했다. 이를 통해 치료 과정에서의 불안과 공백은 물론, 치료 여부를 결정하기 전 단계에서의 심리적 부담과 불확실성,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부담까지 줄이겠다는 전략으로, 보험사가 건강관리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는 방향을 보여준다.

 

유신옥 AIA생명 고객총괄본부장은 “이번 헬스케어 서비스 개편은 고객이 ‘아프다고 느끼기 전’, 건강에 대한 걱정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라며, “고객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핵심 서비스에 집중해 치료와 회복의 여정에서 보다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생명은 모바일 앱을 통해 가족과 지인까지 이용할 수 있는 ‘패밀리 헬스케어’를 이날 선보였다. 오렌지 등급(보장성보험 월 보험료 5만원 이상)  고객에게 제공하던 프리미엄 혜택을 넓혀 건강검진 우대, 대형병원 예약, 암 중입자 치료 컨시어지, 해외 의료 지원 등을 제공한다.

 

핵심은 보험 계약자 본인뿐 아니라 주변 가족의 건강관리까지 서비스 범위를 확장했다는 점이다. 멤버십 티켓으로 최대 6명까지 혜택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해, 보험을 ‘보장 상품’에서 ‘생활 밀착형 건강관리 서비스’로 바꾸려는 의도가 읽힌다.

 

KB손해보험은 헬스케어 자회사 KB헬스케어에 350억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KB헬스케어는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KB 오케어’와 비대면 진료 플랫폼 ‘올라케어’를 운영하며 B2B와 B2C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고 있다.

 

오케어는 건강검진과 유전자 검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추천하고, 올라케어는 영상통화 진료를 제공한다. KB손보가 자회사에 지속적으로 자금을 넣는 것은 단순한 서비스 보강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고객 데이터와 건강관리 기능을 확보해 보험 이후의 수익 모델을 키우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라이나생명은 지난 8일 네이버클라우드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시니어 헬스케어 서비스 협력에 나섰다. 네이버클라우드가 정부기관이 아닌 일반 기업과 시니어 헬스케어 분야에서 협력하는 것은 처음이다.

 

고령층은 질병 발생 가능성과 의료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만큼 보험사 입장에서도 중요한 대상이다. 라이나생명은 이번 협력을 통해 보험과 AI 기반 헬스케어, 디지털 기술이 융합된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 보험사들, 왜 헬스케어에 집중하나

보험사들이 헬스케어 서비스에 공을 들이는 가장 큰 이유는 구조 변화다.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질병이 한 번 발생하면 치료비와 간병비 부담이 커지고, 이는 보험금 지급 부담으로도 이어진다. 그래서 사후 보상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건강검진·상담·비대면 진료·만성질환 관리처럼 사전에 위험을 낮추는 서비스가 필요해졌다.

 

경쟁 환경도 보험사들의 행보를 부추기고 있다. 상품 자체는 비슷해지기 쉬운 만큼, 헬스케어를 붙여 고객 체감 가치를 높이고 장기 접점을 넓히려는 전략인 것이다. 앱, AI, 데이터 분석 같은 디지털 기술이 결합되면서 보험사도 건강관리 플랫폼 사업자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보험사들의 헬스케어 경쟁은 단순한 부가서비스 경쟁이 아니라, 보험의 역할을 보장에서 예방·관리로 옮기려는 산업 전환으로 볼 수 있다”라며 “고객 기반 확대와 손해율 관리, 신규 수익원 확보를 동시에 노리는 구조적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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