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자신이 받은 노벨평화상 메달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선물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노벨상 메달을 이런 식으로 타인에게 넘겨도 되는지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과거 드물게 노벨상 메달을 다른 사람에게 선물 등으로 넘긴 사례가 있었지만 일부 경우는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노르웨이의 소설가 크누투 함순은 정치적 동기로 노벨상 메달을 양도했다가 후폭풍에 휩싸였던 대표적 인물이다.
1920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함순은 나치 사상에 심취해 2차 세계대전 시기 독일의 자국 침략을 공개적으로 옹호했고, 나아가 히틀러가 인류를 위해 투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함순은 독일 나치 정권의 선전 장관이었던 파울 요제프 괴벨스에게 노벨상 메달을 보내 선물했다. 이런 그의 행적은 훗날 그의 인생에 큰 오점으로 남았다.
반대로 2021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러시아 언론인 드미트리 무라토프는 전쟁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을 위해 자기 노벨상 메달을 떠나보낸 경우다.
그가 내놓은 메달은 2022년 경매에서 1억350만 달러(약 1천525억원)에 낙찰됐고, 이 돈은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에 전달돼 전쟁으로 집을 잃은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위해 쓰였다.
이처럼 노벨상 메달이 주인의 품을 떠나 다른 이에게 양도되는 경우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노벨상 수상 기록에는 전혀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고 노벨위원회는 분명히 선을 긋고 있다.
마차도가 트럼프 대통령과 노벨상을 '공유'하겠다는 식의 주장을 폈지만 노벨상의 상징인 메달을 준다고 실질적으로 노벨상을 받는 것으로 간주할 수는 없다는 취지의 설명이다.
노벨위원회는 지난 10일 성명에서 "노벨상 수여 결정은 노벨 재단의 규정에 따라 최종적이고 영구적이며, 이의제기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노벨평화센터 역시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이러한 노벨위원회의 결정을 거듭 언급하면서 "메달은 소유주가 바뀔 수 있지만, 노벨평화상 수상자라는 타이틀은 바뀌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이런 가운데 마차도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노벨상을 선물한 데에는 상당한 정치적 의미가 있다는 점에서 논란을 낳았다. 무엇보다 베네수엘라 차기 정국에서 주도권을 갖고자 하는 마차도가 노벨상에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온 트럼프 대통령에게 메달을 선물했다고 볼 여지가 다분하다는 점에서 노벨상의 상징물을 정치적으로 '활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노벨상을 주는 노르웨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큰 편이어서 노벨평화상 메달이 최근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공격을 감행한 트럼프 대통령의 손에 '전리품'처럼 넘어가는 것에 대한 부정적 목소리가 큰 편이다.
전 노벨연구소 연구원 아슬레 스빈은 NYT에 "마차도는 노벨평화상을 매우 논란이 큰 (트럼프) 대통령에게 헌정했다"며 "노르웨이 사람들은 대체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를 공격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주간지 모르겐블라데트 칼럼니스트 레나 린드그렌도 "노벨위위원회는 마차도와 트럼프 대통령이 이 상을 베네수엘라 군사 개입을 정당화하는 데 활용할 것이라는 점을 내다보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 상의 권위를 훼손했다"며 "노르웨이는 정치적으로 당혹스럽게 됐다"고 지적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