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부친 에롤 머스크(이하 에롤)가 오랫동안 의붓딸과 자녀들을 상대로 한 성폭력·학대 의혹을 받아왔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자체 조사 결과 머스크의 부친인 에롤이 1993년 이후 의붓딸과 친자녀 5명을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고발이 있었으며, 이에 가족들이 머스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첫 번째 의혹은 1993년 당시 4세였던 에롤의 의붓딸이 "아버지가 집에서 나를 만졌다"고 친척들에게 말하면서 불거졌다. 이후 일부 가족 구성원들은 에롤이 그의 두 딸과 의붓아들 한 명을 성적으로 학대했다고 고발했다.
또 2023년에도 당시 5살이었던 에롤의 아들이 "아버지가 내 엉덩이를 만졌다"고 말해 가족 구성원들과 사회복지사가 개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현재 79세인 에롤은 그동안 어떤 범죄로도 유죄 판결을 받지 않았다.
NYT에 따르면 에롤이 신체 접촉을 했다고 가족에게 알린 의붓딸은 세월이 흐른 뒤 "20대 때 그와의 사이에서 아이를 낳았다"고 밝혔다.
이런 성폭력 의혹에 대한 NYT 질의에 에롤은 "모두 거짓이며 극도로 터무니없다"고 이 신문에 답했다. 그는 이런 고발 내용이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하도록 부추긴" 가족 구성원들이 꾸며낸 얘기로, 그들은 머스크에게서 돈을 받아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NYT의 이날 보도 내용은 2023년 출간된 머스크 전기에 기술된 내용과 일부 겹친다.
머스크의 인증 아래 유명 작가 월터 아이작슨이 집필한 전기에는 머스크가 한때 부친인 에롤과 관계 개선을 시도했으나, 에롤이 의붓딸과의 사이에서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큰 충격을 받고 부친과 절연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머스크는 한때 의붓동생이었던 이 여성을 가엾게 여겨 재정적으로 지원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 전기에는 또 머스크가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 후 10세부터 17세까지 아버지(에롤)와 함께 살면서 심한 욕설과 폭력적인 언사를 자주 들으며 심리적으로 학대받았다는 내용도 있다.
다만 아이작슨은 에롤을 "오늘날까지 일론을 괴롭히는 엔지니어이자 악당, 카리스마 넘치는 몽상가"라고 표현하면서 엔지니어 출신인 그의 기질 일부를 머스크가 물려받은 것으로 묘사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