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모(42)씨는 최근 열이 나는 둘째 딸을 데리고 동네 소아과를 찾았다가 3만5천원이라는 독감(인플루엔자) 검사비에 다소 놀랐다. 결과가 음성으로 나와 이튿날 다시 병원을 찾은 이씨는 결국 한 번 더 검사를 하고서야 딸이 다니는 유치원에 제출할 A형 독감 소견서를 받을 수 있었다. 이씨는 "타미플루를 처방받으려면 독감 검사에서 양성이 나와야 한다고 해서 이틀 연속 검사를 받았다"라며 "검사비에 진료비, 약값까지 순식간에 10만원 가까이 나갔는데 첫째나 다른 가족들이 옮으면 꽤 부담이 클 것 같다"고 말했다. 16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유행으로 어린이 독감 환자가 급증하면서 독감 검사를 받으려는 소아·청소년과 학부모들이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의원급 인플루엔자 환자 표본감시 결과를 보면 올해 45주차인 지난 일주일(11월 2일∼11월 8일) 전국 300개 표본감시 의원을 찾은 독감 증상 환자는 외래환자 1천명당 50.7명으로 전 주 대비 122.3% 급증했다. 이런 증가세는 18세 이하 청소년과 영·유아 사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지난주 7∼12세 독감 증상 환자는 외래환자 1천 명당 138.1명으로 전 주(68.4명)의 2배
국내 주요 대학의 'AI 커닝' 파문이 사그라지지 않는 가운데, 정규 교육과정의 시작점인 초등학교에서조차 학생들이 AI를 과도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동작구 한 초등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5학년을 가르친 김모(25)씨는 16일 연합뉴스에 "고학년은 자료 조사를 시키면 AI에 물어볼 생각부터 하는 상황"이라며 "AI로 과제를 효율적으로 해내는 게 일종의 자랑거리, 권력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수업에서 '노키즈존' 찬반 토론을 한 일을 예로 들었다. 학생들이 간단히 챗GPT에 '노키즈존 찬성 근거'를 물어보더니, '업주의 재산권, 영업의 자유, 공간의 공공성' 같이 아이들이 떠올리기 어려운 근거를 갖고 왔다는 것이다. 김씨는 "내용을 이해하기도 힘들거니와 자신들과 직결된 문제임에도 스스로 생각할 기회가 사라진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AI가 사고력과 표현력 훈련을 대체해버렸다는 것이다. 그는 "아이들에게 당장 필요한 게 무엇인지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연필도 제대로 못 쥐고 글씨도 제대로 못 쓰는 아이들이 많다. 초등학생 때까지는 AI와 거리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지역 초등교사 박모(28)씨도 "5∼6학년 정도 되면
지역의 의료 인력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지역의사제 도입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의대 신입생 중 일정 비율을 지역의사선발전형으로 뽑아 졸업 후 일정 기간 지역에서 의무 복무하게 하는 것으로, 입법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이르면 2027학번부터 해당 전형 신입생 선발이 이뤄질 전망이다. ◇ 의대 졸업 후 지역서 10년간 의무복무…4개 법안 논의 중 16일 정부와 국회, 의료계 등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17일 입법 공청회를 열고 현재 발의된 지역의사 양성 관련 법률안 4개에 대한 의료계, 법조계, 환자단체 관계자 등의 의견을 청취한다. 지역의사제 도입은 공공의료사관학교 설립 등과 더불어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 중 하나로,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지난 9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지역의사제 도입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발의된 법안은 민주당 이수진·김원이·강선우 의원,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것으로, 지역의사선발전형으로 들어온 의대 신입생들에게 학비 등을 지원한 후 의무복무하게 한다는 골격은 비슷하다. 이들 법안을 바탕으로 지난 9월 정부가 국회가 제출한 수정 대안은 의대 정원 내에서 일정 비율로 선발해
4년제 대학교 졸업 이상 고학력인 20∼30대 장기 백수가 13개월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그 영향으로 6개월 넘게 구직하는 실업자가 4년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16일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구직 활동을 6개월 이상 했는데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장기 실업자는 지난달 기준 11만9천명으로, 2021년 10월(12만8천명) 이후 4년 만에 가장 많았다. 6개월 이상 장기 실업자(이하 장기 실업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시절인 2020년 5월∼2021년 12월 계속해서 10만명을 웃돌았고, 이후 대체로 10만명 아래에 머물다가 지난달 급증했다. 지난달 전체 실업자(65만8천명) 중 장기 실업자 비율은 18.1%였다. 같은 10월과 비교할 경우 1999년 통계 작성 시작 이래 최고 수준이었다. 외환위기 여파가 계속되던 1999년 10월(17.7%)보다도 높았다. 장기 실업자 비율은 지난 4월 9.3%로 한 자릿수였지만, 5월 11.4%로 두 자릿수로 올라선 뒤 6개월 만에 2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4년제 대학교 졸업 이상 학력을 지난 고학력 청년층이 장기 실업자 증가의 주요인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가 경제활동인구조사
한국 사회의 중요한 연례행사인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지난 13일 치러지면서 유튜브에서도 관련 영상과 검색어가 단연 화제였다. 15일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7일간 유튜브에서 '수능'은 인기 검색어 12위로 집계됐다. 통상 인기 검색어에는 연중 '노래', '먹방', '뉴스', '영화' 등 일반적이고 포괄적인 키워드가 자리하는데 수능이 이 목록에 오른 것은 일시적으로 높은 관심도를 반영한 결과다. 검색 빈도를 기반으로 특정 키워드에 대한 유튜브 이용자의 관심도를 0∼100으로 수치화한 지표에서는 수능 관련 관심도가 시험 당일인 13일 오전 6시에 최고치인 100을 기록했고, 시험 종료 무렵인 오후 5시에도 81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시험이 끝난 뒤에는 각 학원의 문제 해설 영상이나 등급 컷 예측 동영상이 주목받았다. 인기 수능 관련 검색어로는 각 과목 이름과 함께 '수능 등급'(63), '수능 벼락치기'(23), '수능 응원'(86), '수능 찍기'(48), '수능 도시락'(17) 등이 올랐다. 특히 절도 있는 수능 응원으로 유명한 서울 중동고는 특정 학교명으로는 유일하게 연관 검색어 상위권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시험 당일 교문으로 뛰어가거나 수험
걸그룹 '아이브'의 장원영 등 유명인들을 악의적으로 비방한 가짜영상을 인터넷에 올려 억대 수익을 챙긴 30대 유튜버가 항소심 판결에도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과 모욕 등 혐의로 기소된 유튜버 A(36·여)씨의 변호인은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전날 인천지법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A씨는 형량이 너무 무겁고 추징금 명령이 부당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과 추징금 2억1천만원을 선고받았다. A씨는 지난 2021년 10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자신이 운영한 유튜브 채널 '탈덕수용소'에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 등 유명인 7명을 비방하는 영상을 23차례 올려 명예를 훼손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장원영이 질투해 동료 연습생의 데뷔가 무산됐다", "또 다른 유명인들도 성매매나 성형수술을 했다" 등의 거짓 영상을 제작·유포해 2억5천만원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다른 여성 아이돌 그룹 멤버 2명의 외모를 비하하는 내용의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 올려 모욕한 혐의 등도 받았다.(연합뉴스)
"AI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손해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최근 연세대에서 터져 나온 'AI 커닝' 파문은 단순한 부정행위를 넘어 대학 교육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번지고 있다. '자연어처리(NLP)와 챗GPT' 담당 교수는 비대면 중간고사에서 다수의 부정행위 정황을 포착했다. 시험에 응시한 일부 학생들이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을 이용해 문제를 푼 사실이 확인되자 교수는 "자수하면 0점 처리, 숨기면 정학 추진"을 공지했다. 이 사태를 계기로 학내에서는 "AI를 사용한 것이 과연 커닝인가"라는 근본적인 논쟁이 확산했다. AI를 활용한 숙제 및 시험 부정행위는 이미 해외 주요 대학에서도 광범위하게 보고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영국, 싱가포르, 미국, 호주 등 세계 대학들은 관련 규정을 손질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AI를 금지의 대상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교육의 도구로 받아들여야 할지를 두고 전 세계 대학들의 혼란은 이미 현실이 됐다. ◇ 영국, AI 커닝 대거 적발…'활용 신고제' 도입 영국은 AI 부정행위의 규모가 가장 구체적인 수치로 드러난 국가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2023년 9월부터 2024년 8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또 한 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고용노동부는 김범수 SPC삼립 대표이사와 14일 면담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 보고하라"고 주문했다. 류현철 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이날 김 대표와 만나 SPC에서 반복되는 사망사고에 깊은 유감을 표했다고 노동부는 밝혔다. SPC삼립 측은 면담 자리에서 지난 5월 시화공장 노동자 사망 사고 이후 교대제 개편 등 회사가 취한 조치와 개선 계획을 설명했다. 직업환경의학 전문의인 류 본부장은 연속 야간노동이 노동자의 건강에 유의미한 부담을 준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하며 교대제 개편 이후 노동강도 변화, 노동자의 건강 영향 등을 면밀히 진단하고 그에 기초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수립해 노동부에 보고할 것을 주문했다. 류 본부장은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노동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노동부도 이를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5월 SPC삼립 시화공장 크림빵 생산라인에서 50대 여성 노동자가 컨베이어에 끼여 숨진 데 이어, 지난달 4일 시화공장에서 일하던 60대 생산직 노동자가 6일 연속 야간근무 후 집에서 사망한 사실이 최근
질병관리청은 14일 세계 당뇨병의 날을 맞아 6대 당뇨병 예방관리수칙을 발표하고 생활 속 실천을 통한 건강생활 습관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량이 부족하거나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않는 대사질환의 일종으로, 2024년 사망원인통계 기준 우리나라 사망원인 7위의 만성질환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당뇨병 유병률은 남자 13.3%, 여자 7.8%였다. 당뇨병은 일반적으로 혈중 포도당의 농도가 높아지는 것이 특징인데 심근경색증, 만성콩팥병, 뇌졸중 등 다양한 합병증을 동반해 환자 삶의 질을 떨어뜨리므로 건강한 생활 습관으로 예방·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질병청은 설명했다. 질병청이 마련한 6대 예방수칙에 따르면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경우 체중의 5% 이상을 감량하는 등 적절한 체중을 유지·관리하고, 규칙적인 신체활동과 식사 관리를 함께해야 한다.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경우 하루에 섭취하는 열량(에너지)을 줄이고, 통곡류·콩류·채소·생과일 같은 양질의 탄수화물을 섭취하면서 소금 섭취는 하루 5그램(g) 이내로 줄이는 등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한 금연·금주 등으로 좋은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정기적인 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다. 질병청은 이러한
13일 시행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어영역은 2025학년도와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EBS 국어 대표강사인 천안중앙고 한병훈 교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6학년도 수능 국어영역 출제 경향 브리핑에서 "올해 국어 난이도는 작년 수능이나 올해 9월 모의평가 사이에 있다"며 "작년 수능과 더 유사한 난이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교사는 "작년 수능에서 국어는 모든 영역에서 난이도가 고르게 배치됐다"면서 "반면 올해 수능은 독서의 난이도가 오르고 문학 등 선택과목의 난도는 낮아져서 전체적으로 적정한 난이도를 유지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작년 수능 국어 영역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39점으로 역대 가장 어려웠던 재작년(150점)보다 11점이나 하락하며 전년보다 쉬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140점대를 유지한 만큼 평이하면서도 변별력을 갖췄다. 올해 6월 모의평가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137점, 9월 모의평가는 143점으로 작년 수능과 난이도가 비슷했다. 표준점수는 개인의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를 보여주는 점수다. 통상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이 상승하고, 시험이 쉬우면 하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