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29일 이사회를 열고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투자자들의 손실에 대해 자율 배상하기로 방침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이날까지 H지수 ELS 자율 배상을 결정한 은행은 하나, 우리, NH농협, SC제일, 씨티은행을 포함해 모두 7개로 늘었다.
KB국민은행은 이사회 직후 “투자자들의 불확실성 해소 및 신뢰 회복을 위해 만기 손실이 확정 또는 현재 손실 구간에 진입한 투자자를 대상으로 신속히 보호조치를 실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실이 확정된 사례부터 순차적으로 신속한 배상 절차를 이행하고 투자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얘기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도 "금융감독원 기준안에 따라 기본 배상 비율을 정하고, 사실관계 확인을 거친 뒤 투자자별 고려 요소를 반영해 최종 배상 비율을 산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모두 전문가들로 자율조정협의회를 구성해 앞으로 합리적 기준과 절차에 따라 배상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아울러 바로 다음 달부터 고객들에게 배상내용, 절차 등을 안내하고 배상 비율 협의가 완료된 사례부터 배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주 이후 27일까지 하나, 우리, NH농협, SC제일, 씨티은행도 비슷한 내용으로 자율 배상에 대한 이사회 결의를 마쳤다.
손실이 확정된 2021년 1∼7월 판매분(2024년 1∼7월 만기 도래분)을 중심으로 손실·배상 규모를 따질 경우, 이들 은행의 배상 규모는 최소 약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권의 올해 1∼7월 H지수 ELS 만기 도래 규모가 모두 약 10조원에 이르고, 절반의 손실액(5조원) 가운데 평균 40%를 배상하는데 2조원 정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은행별 상반기 배상 규모를 추정해보면 국민은행은 9545억원으로 약 1조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농협은행 2967억원, 신한은행 2753억원, 하나은행 1505억원, SC제일은행 1160억원, 우리은행은 50억원 등으로 추산된다.
이들 은행은 대부분 이 배상 추정액을 올해 1분기 대차대조표상 충당부채, 손익계산서상 영업외비용 항목에 반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