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회사가 대외적으로는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청소년과 여성을 핵심 목표로 삼는 교묘한 마케팅 전략을 펼쳐왔다는 사실이 미국에서 공개된 내부 기밀문서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됐다. 특히 전자담배 '쥴(JUUL)'의 미국 내 성공 사례는 신종담배 업체가 어떻게 젊은 층을 유인하고 규제망을 피하는지, 그 치밀한 '플레이북(성공매뉴얼)'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어 국내 담배규제 정책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는 최근 내놓은 '담배업계 마케팅 전략 분석 및 담배규제정책에의 함의(2024)' 연구보고서(연구책임자 이성규)에서 미국에서 벌어진 담배소송을 심층 분석했다. 비록 국내가 아닌 미국 사례지만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담배업계의 전략을 파헤친 것이다. 이번 보고서 분석의 근거가 된 '비밀문서'는 미국에서 수십 년간 이어진 법정 투쟁의 결과물이다. 1990년대 미국 주 정부들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대규모 소송과 1998년 '마스터 합의(Master Settlement Agreement)'를 통해 담배회사들은 수백만 페이지에 달하는 내부 문서를 의무적으로 공개하게 됐다. 최근에는 전자담배 제조사 쥴랩스(
우울증 환자가 술을 끊겠다고 결심하는 데에는 주변 사람의 지지와 사회적 교류가 큰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친구와의 만남이나 여가·레저 활동에 참여하는 등 사회적 교류가 활발할 경우 금주·절주 계획을 세울 확률이 최대 1.7배 높았다. 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매달 발간되는 '지역사회 건강과 질병'에 이러한 내용이 담긴 '우울 증상과 금주·절주 계획과의 관련성-사회적 지지의 매개 분석을 중심으로' 연구 보고서가 게재됐다. 연구팀은 2023년 지역사회건강조사 자료를 토대로 19세 이상 성인 남녀 14만3천341명의 우울감 경험 여부와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활동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우울증 환자가 절주 또는 금주 계획을 세우는 건 알코올 사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 단계지만, 대부분은 자기조절 능력과 동기가 떨어져 금주 계획을 세우는 것 자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분석 결과 연구 대상자 중 최근 1년 내 연속 2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우울감이나 슬픔을 느낀 비율은 6.9%(9천849명)였다. 금주 또는 절주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우울 증상이 있는 집단에서는 34.9%, 우울 증상이 없는 집단에서는 27
지금과 같은 인구 감소 추세가 이어질 경우 100년 후엔 대한민국 인구가 현재의 15%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경제활동인구 감소와 노인 인구 증가로 2100년엔 생산연령인구 100명이 노인 140명을 부양하는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다. 인구 전문 민간 싱크탱크인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은 2일 출간한 '2025 인구보고서: 대한민국 인구 대전환이 온다'에서 2025년부터 2125년까지 100년간의 장기 인구 변화를 코호트 요인법으로 추정했다. 코호트 요인법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인구 추계 방식 중 하나로, 출생, 사망, 국제이동 등 인구변동 요인별 미래 수준을 예측한 후 이를 기준 인구에 더하고 빼서 미래 인구를 산출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르면 2125년 우리나라 인구는 가장 극단적인 저위 시나리오에서 현재(5천168만명)의 14.6% 수준인 753만 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중위 1천115만 명, 가장 낙관적인 고위 시나리오에서도 현재의 3분의 1 이하인 1천573만 명에 그친다. 753만 명은 현재 서울시 인구(933만 명)보다도 적다. 인구 감소세는 시간이 갈수록 가팔라져 중위 시나리오 기준으로 2075년까지 인구가 30% 정
국내 거주 인구의 인종이나 종교, 문화 등 인구 다양성이 최근 5년간 8%가량 확대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지역별 인구 다양성 지수 산출과 활용'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인구 다양성 지수는 2018년 0.0527에서 0.0568로 7.79% 상승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인구 다양성 지수는 한 지역이나 집단을 구성하는 인구가 '완전 동질(0)∼완전 이질(1)'의 연속선상에서 어느 정도에 위치하는지를 나타내는 개념이다. 이 지수는 종교, 인종, 문화가 뒤섞인 지역 공간에서의 인구 다양성을 체계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쓰인다. 연구진은 2018∼2022년 인구총조사 등 행정자료를 활용해 집단 내 이질성을 측정하는 '블라우 지수'(Blau Index)로 다양성 정도를 산출했다. 블라우 지수에서는 결괏값이 1에 가까울수록 여러 집단의 인구가 균등하게 분포함을 뜻한다. 지역별로 보면 이 기간 인천의 인구 다양성 지수는 0.0592에서 0.0722로 21.96% 급등했다. 대전(17.67%), 전남(17.5%), 전북(16.94%), 강원(13.65%), 대구(13.64%) 등도 상승 폭이 10%를 넘었다. 반면 세종(-9.49%)은 10% 가
지난 4월 SK텔레콤에서 발생한 사이버 침해 사고의 여파로 6월 한 달간 통신 시장에서 약 66만명의 이용자가 번호 이동했다. 지난 5월 약 93만명이 번호 이동한 것과 비교해 소비자 이동이 잦아드는 모양새다. 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알뜰폰(MVNO) 간 총 번호이동 가입자 수는 66만6천618명으로, 지난 5월보다 약 42% 감소했다. 그러나 사이버 침해 사고가 발생하기 전 평상 수준인 50만명 내외보다는 여전히 많았다. 6월 들어 SK텔레콤 이탈자를 가장 많이 유치한 통신사는 LG유플러스였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SK텔레콤에서 넘어오는 고객 8만7천774명을 확보했다. KT는 8만2천43명을 유치해, LG유플러스보다 약 5천명가량 적었다. 지난 5월 KT가 SK텔레콤 이용자 약 20만명을 유치해, 약 16만명을 유치한 LG유플러스보다 더욱 큰 반사이익을 누렸던 것과 반대다. SK텔레콤 사이버 침해 사고로 인해 이탈하는 이용자를 끌어들이고자 판매장려금을 대폭 늘렸던 KT와 LG유플러스의 전략이 유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알뜰폰으로의 이동도 대폭 감소했다. 지난 5월 SK텔레콤에서 알뜰폰으로 번
1일 부산지역 모든 해수욕장이 문을 열고 본격적인 피서객 모시기에 나섰다. 부산시는 광안리·송도·다대포·임랑·일광 해수욕장을 이날 정식 개장해 8월 31일까지 운영된다고 밝혔다. 지난달 21일 조기 개장한 해운대·송정 해수욕장을 포함해 부산 7개 해수욕장이 이날 모두 문을 열었다. 올해 해수욕장은 지난해보다 즐길 거리가 더 다양해졌다. 광안리 해수욕장에서는 부산 첫 레이저쇼가 오는 5일 열린다. 오후 8시 광안리해수욕장에서 드론쇼인 '광안리 M 드론라이트쇼'가 15분간 먼저 펼쳐지고, 뒤이어 '빛과 바다의 도시, 부산'을 주제로 18분간 레이저 쇼가 밤하늘을 밝힌다. 수영구는 관람객이 5만명 이상 모일 것으로 예상하고 안전대책을 세우고 있다. 광안리해수욕장에서는 8월 14일 '국제여자비치발리볼대회'도 열려 피서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웰니스 관광지를 추구하는 다대포해수욕장은 12년간의 복원 사업을 마친 동측 해변을 올해 처음 공개한다. 다대포해수욕장에서는 8월 1일부터 사흘간 '부산바다축제'도 열린다. 해변에서 노을과 함께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다대포 선셋 영화축제'는 8월 8일부터 사흘간 열린다. 9월부터 두 달간 주말마다 노르딕워킹, 아로마
작년 국내 방역당국에 신고된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신규 감염인이 전년 대비 3%가량 감소했다. 신규 감염인의 67% 상당은 20∼30대 등 젊은 층이었다. 1일 질병관리청이 발간한 '2024년 HIV/AIDS 신고 현황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새롭게 신고된 HIV 감염인은 직전 해인 2023년 1천5명 대비 3.0% 줄어든 975명(남자 885명·여자 110명)이었다. HIV에 걸렸다고 모두 에이즈 환자는 아니다. HIV 감염인은 HIV에 감염된 사람을 칭하고, 에이즈(AIDS) 환자는 HIV 감염에 의해 면역세포가 파괴돼 면역기능이 떨어지면서 각종 감염 등이 나타나는 상태를 칭한다. 신규 HIV 감염인의 국적별로는 내국인 714명, 외국인 261명이었다.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6.8%로 2023년 25.5% 대비 1.3%포인트(p) 증가했다. 성별에 따른 외국인 비중을 보면 남자 865명 중에서는 내국인이 683명(78.9%)에 달했으나, 여자는 110명 중 외국인이 79명(71.8%)이었다. 연령별로는 30대 360명(36.9%), 20대 291명(29.8%), 40대 134명(13.7%) 순이었다. 20∼30대 젊은 층이 전체 신규 HIV
서울 청계천 일부 구간에서 올해 말까지 반려견과 함께 산책할 수 있게 됐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부로 종료 예정이던 '청계천 반려동물 출입 시범사업' 기간이 올해 12월 31일까지로 6개월 연장됐다. 시는 반려인구 증가 속에 반려견과 함께 청계천을 산책하고 싶다는 시민 요구가 커지자 작년 9월 30일부터 황학교 하류∼중랑천 합류부 4.1㎞ 구간에서 반려동물 출입을 시범적으로 허용했다. 목줄 길이 1.5m 준수, 배변봉투 지참해 분변 직접 수거, 맹견 입마개 착용 등의 규칙을 지키는 조건에서다. 시 관계자는 "9개월간 모니터링 결과 하루 평균 45명의 시민이 반려동물을 동반해 청계천을 출입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목줄 착용, 배설물 처리 등과 관련한 민원은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반려동물 출입을 허용하는 내용의 조례 개정이 추진되는 만큼 조례 공포 시점까지 출입 혼란을 방지하고 행정 공백을 최소화하고자 시범사업 기간을 연장했다"고 덧붙였다. 청계천은 통행 인구가 많은데 보도 폭이 좁고,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서울시 조례상 반려동물 출입이 금지돼있다. 윤영희 서울시의원(국민의힘·비례)이 지난해 10월 반려동물 출입을 전 구간으로 확대하자
재취업 성공률이 가장 높은 국가기술자격은 전기기사와 승강기기능사 등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재취업 목적으로 국가기술자격을 취득한 이들을 대상으로 재취업 성공률과 평균 소요 기간을 분석해 29일 발표했다. 분석 결과 2023년 공단 국가기술자격 취득자 61만명 중 이직이나 전직 등 재취업을 목적으로 자격시험에 응시한 비율은 3.9%(2만4천31명)로 집계됐다. 이들 중 작년 7월 말 기준으로 재취업에 성공한 평균 비율은 41.1%, 평균 소요 기간은 78.9일이었다. 자격 취득자가 50명 이상인 자격 중 재취업 성공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기사 등급에선 전기기사(48.6%), 산업기사는 전기산업기사(60.8%), 기능사는 승강기기능사(58.2%), 서비스 분야는 직업상담사 2급(44.6%)으로 나타났다. 재취업 소요 기간이 가장 짧은 종목은 에너지관리기사 42.2일, 공조냉동기계산업기사 43.7일, 자동차정비기능사 52.7일, 사회조사분석사 2급 82.6일로 조사됐다. 재취업 목적의 자격 취득자가 많은 직무 분야는 건설, 안전관리, 전기·전자 분야 순이었다. 연령별 재취업 성공률은 청년층(19∼34세)이 44.3%로 가장 높았고, 고령층(5
지난해 국내 전체 교통사고에서 가해 운전자가 65세 이상 고령층인 비율이 21.6%로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9명의 사망자를 낸 '시청역 역주행 사고'가 내달 1일 발생 1년을 맞는 가운데 고령 운전자 사고 예방을 위한 제도적 노력이 여전히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2020년 3만1천72건에서 지난해 4만2천369건으로 36.4%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체 교통사고는 20만9천654건에서 19만6천349건으로 감소하며, 고령 운전자가 낸 사고의 비율은 14.8%에서 21.6%로 껑충 뛰었다. 고령 운전자의 사고 건수와 비율 모두 통계가 존재하는 2005년 이후 최고치다. 고령 운전자 사고의 주된 이유는 노화로 인한 신체 기능 저하로 추정된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시야가 제한된 상황에서 어린이가 갑자기 튀어나올 경우 고령 운전자의 브레이크 반응속도는 2.28초로 비고령자(1.20초)의 약 2배에 가까웠다. 시야각도 젊은 사람의 120도에서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 시청역 사고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페달 오조작으로도 이어지기 쉽다. 삼성화재 교통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