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 스타들 "'학살 공모' 이스라엘 영화단체와는 일 안해"

'팔레스타인을 위한 영화인들' 선언문…스윈턴·란티모스 등 참여
이스라엘 제작자 협회 "잘못된 대상 겨냥" 반박 입장문

 

영국 배우 틸다 스윈턴과 그리스 영화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 등 서구권 영화계 인사 수백명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제노사이드(genocide·집단학살)로 규정하며 여기에 연루된 이스라엘의 영화 기관과는 일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영화계 종사자들의 연대체인 '팔레스타인을 위한 영화인들'은 이 같은 내용의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영화 제작자, 배우, 영화계 종사자 및 기관으로서 우리는 영화가 (관객의) 인식을 형성하는 데 가지는 힘을 인식한다"며 "우리 정부 다수가 학살을 용인하고 있는 이 위급한 시점에 '끔찍한 공모'에 맞서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팔레스타인 영화인들은 국제 영화계가 침묵과 인종차별, 인간의 존엄성 침해를 거부하고 억압의 공모를 끝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촉구해왔다"며 "우리는 이 같은 호소에 응답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한 "이스라엘의 영화 제작사 및 배급사, 판매 대행사, 영화관 등은 팔레스타인 국민의 국제적으로 완전히 인정된 권리를 지지한 적이 없다"며 집단학살을 미화하거나 정당화한 행위, 그런 행위를 저지른 정부와 협력한 행위 등을 '공모'로 규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선언에는 스윈턴과 란티모스 외에도 영국 배우 올리비아 콜맨, 미국 배우 마크 러팔로와 신시아 닉슨, 스페인 배우 하비에르 바르뎀 등이 동참했다. 미국 영화감독 에이바 듀버네이, 영국 다큐멘터리 감독 아시프 카파디아 등도 서명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가디언은 이들의 서약이 1980년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에 반대한 영화인 연대 움직임과 비슷하다고 소개했다. 당시 미국 영화감독 마틴 스코세이지 등 저명인사들은 '아파르트헤이트에 저항하는 영화인 연대'를 결성해 정책 철폐에 힘을 보탰다.

 

이번 선언문 발표에 이스라엘 제작자 협회는 "서명자들이 잘못된 대상을 겨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가디언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수십 년 동안 이스라엘의 예술가들, 작가들, 창작자들은 관객들이 분쟁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목격할 수 있도록 하는 주요 목소리였다"며 자신들이 팔레스타인 창작자들과 협력해 평화와 폭력 종식을 촉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양한 내러티브에 목소리를 내고 대화를 촉진하는 창작자들을 겨냥함으로써 서명자들은 자신들의 대의를 훼손하고 우리를 침묵시키려 한다"고 비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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