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권이 올해 3분기 가계대출 문턱을 2분기보다 한층 더 높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3분기(7~9월) 국내은행의 대출태도 종합지수는 -17로, 2분기(-13)보다 4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대출 심사가 더욱 깐깐해질 것임을 시사한다. 대출태도지수가 마이너스로 내려갈수록 대출을 강화한다는(심사한다는) 응답이 많다는 뜻이다.

특히 가계부문 중 주택담보대출(-31) 과 신용·일반대출(-22) 지수는 2분기(-11·-11)에 비해 눈에 띄게 떨어졌다. 이는 정부가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규제 도입과 주택담보대출 한도 제한 등 가계부채 관리 정책을 강화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은 관계자는 “7월부터 DSR 3단계 규제 및 신규 가계부채 대책이 본격 시행되면서 주택 관련 대출과 신용대출 모두에서 대출태도가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기업 대출에서는 중소기업(-6) 대출태도지수가 2분기(-14) 대비 상승했지만 여전히 강화 우위 상태다. 반면 대기업(6) 대출은 이번 분기 완화 우위로 전환됐다.

3분기 대출수요 종합지수는 5로 2분기(15)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 여전히 수요 증가 전망이 우위지만 그 폭은 줄었다. 주택담보대출 수요지수(-6) 는 감소 전환됐고, 중소기업(25) 은 이전 분기(11)보다 크게 늘었다.

한은은 “가계대출 수요는 규제 강화에 따라 감소가 예상되고, 기업대출은 경기 불확실성과 업황 부진에 따른 운전자금·유동성 수요로 특히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용위험 전망 역시 지난 분기 대비 소폭 완화됐다. 3분기 은행권 신용위험 종합지수는 14로 2분기(21)에서 7포인트 낮아졌다. 가계(25→14), 중소기업(25→19), 대기업(11→8) 모두 신용위험 확대 전망이 줄었다. 실물경기 부진과 취약차주 상환능력 저하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지만, 통계상 신용위험의 상승폭이 소폭 둔화됐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비은행 금융기관(저축은행, 상호금융조합, 신용카드사, 생명보험사)도 3분기 대출태도 강화 기조를 이어간다는 응답이 많았다. 신용위험 역시 상호저축은행과 상호금융조합을 중심으로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대출행태서베이는 6월 한 달간 국내은행 18곳, 상호저축은행 26곳, 신용카드사 7곳, 생명보험사 10곳, 상호금융조합 142곳 등 총 203개 금융기관의 여신 총괄 책임자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지수는 -100~+100 사이에 분포하며, 0보다 낮으면 강화(또는 감소) 전망, 높으면 완화(또는 증가) 전망 우위임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