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10곳 중 4곳,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낸다...비중 ‘역대 최고’

한국은행 ‘2024년 기업경영분석’ 발표
작년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인 기업 비중 40.9%

 

국내 기업 10곳 중 4곳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소기업과 비제조업을 중심으로 경영 취약성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24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외부감사 대상 비금융 영리법인 3만 4167곳 중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100% 미만인 기업 비중은 40.9%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고치다. 이자보상비율이 0% 미만, 즉 영업적자를 낸 기업 비중도 28.3%에 달했다. 전년(27.0%) 대비 1.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이자보상비율은 기업의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재무 건전성 지표다. 이 비율이 100% 미만이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는 ‘한계기업’으로 분류된다.

 

전체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은 개선됐다. 지난해 매출액 증가율은 4.2%로 전년(-2.0%) 대비 플러스로 전환됐고, 영업이익률(5.4%)과 세전순이익률(5.2%)도 각각 전년(3.8%, 4.5%)보다 올랐다. 대기업은 글로벌 경기 회복과 수출 호조에 힘입어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대기업의 영업이익률은 5.6%, 세전순이익률은 5.7%로 각각 전년(3.7%, 4.8%) 대비 크게 올랐다.

 

반면 중소기업은 영업이익률이 4.8%에서 4.6%로, 세전순이익률은 3.4%에서 3.0%로 오히려 하락했다. 특히 비제조업, 그 중에서도 도소매업과 부동산업의 영업이익 감소가 두드러졌다. 대기업 중심으로 지표가 개선된 것과 달리, 전체 기업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기업과 비제조업은 여전히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의미다.

 

부채비율(101.9%)과 차입금 의존도(28.3%)는 전년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이자 부담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금리 인상기 여파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내수 부진과 비용 부담이 겹치면서 기업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다.

 

전문가들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제조업과 비제조업 간 실적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라며 “구조적으로 취약한 기업군에 대한 선별적 지원과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라고 지적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기업 경영의 이중구조 해소와 재무 건전성 강화 없이는 ‘좀비기업’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중소 제조업체 대표는 “매출은 늘었지만 원가 부담이 커져 이익이 남지 않는다”라며 “금리 부담까지 더해져 한계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경기 회복의 온기가 아직 중소·비제조업 현장까지 미치지 못하고 있다”라며 정책 당국의 세밀한 지원과 구조개선 대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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