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2월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여객기 사고가 발생한 제주항공이 정부 주관 항공사 평가에서 안전성 분야 최저점을 받았다.
운항 신뢰성 분야에서는 아시아나항공 계열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서울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국토교통부는 10개 국적 항공사와 국내에 취항하는 43개 외국 항공사 등 53개 국내외 항공사와 국내 6개 공항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항공교통서비스 평가'를 29일 발표했다.
국토부는 2013년부터 항공 서비스 평가를 시작했으며 2019년부터는 매년, 지난해부터는 반년 단위로 평가 결과를 공표해 왔다.
항공사 평가는 ▲ 안전성 ▲ 정시성을 포함한 국내선·국제선 각 부문 운항 신뢰성 ▲ 이용자 보호 충실성 ▲ 이용자 만족도를 기준으로 이뤄졌다.
국적사만 평가한 안전성 부문에서는 179명의 인명 사고가 발생한 제주항공이 평가 기준상 최저 등급인 F(매우 불량)를 받았다. 항공 서비스 평가 결과 안전성에서 F를 받은 사례는 처음이라고 국토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항공안전법 위반 등으로 다수의 과징금 처분이 내려진 티웨이항공도 E+(불량)을 받았고, 정비 요인으로 회항이 발생한 에어프레미아(C), 이스타항공(B+) 등도 평가가 좋지 않았다.
국내선 운항 신뢰성에서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에어로케이가 A++(매우 우수)로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2023년 B++(우수)였던 이스타항공은 A+로 점수가 올랐다.
에어서울도 2023년(C+·보통)보다 높은 B+를 받았지만 다른 항공사들에 비해서는 등급이 낮았다.
국제선 운항 신뢰성은 국내외 항공사 모두 운항 편수 증가에 따른 공항·공역 혼잡 등의 영향으로 정시성이 다소 하락해 평균 B등급으로 나타났다.
이 부문에서는 혼잡이 덜한 지방 공항발 노선에서 주로 운항하는 에어부산(A+)이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외국 항공사 중에서는 전일본공수(ANA)와 일본항공, 카타르항공이 A++로 최상위로 평가됐다.
인천공항 출발 단거리 노선이 많은 LCC가 앞선 항공편의 지연으로 출발·도착이 밀리는 항공기 연결 문제로 정시성이 하락하면서 등급이 낮게 나타났다. 에어서울이 D++로 최저점을 받았고, 이스타항공(C+), 진에어(C++) 등도 미흡한 성적을 냈다.
외항사는 루프트한자(E++), 에어프랑스(D+), 비엣젯항공(C) 등 유럽·동남아시아 거점 항공사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가용 항공로 제약, 운항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등급이 낮았다.
피해구제 적극성 등을 평가하는 이용자 보호 충실성에서 국적사는 모두 A등급을 받았다. 외항사도 E∼F 등급을 받은 경우는 없었고 전년보다 평균 등급이 상향(C+→B+)하는 등 전반적인 이용자 보호 수준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여전히 동남아·중국계 항공사는 여전히 피해구제 접수 불편, 합의 애로 등의 문제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말레이시아항공(D+), 길상항공(D++), 에어아시아엑스(C), 비엣젯항공(C++) 등의 점수가 특히 낮았다.
3만4천77명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에서는 에어서울(다소 만족)을 제외한 모든 국적사가 '만족'으로 평가받았다. 외항사는 싱가포르항공 등 8개 항공사는 '만족', 에어아시아엑스 등 2개 항공사는 '보통'이었고 대부분이 '다소만족'이었다.
공항 평가에서는 여객 처리 원활성을 평가하는 신속성 분야에서 대구공항이 A+를, 이용 편의성 분야에서 인천·김포·김해공항이 가장 높은 평가(A)를 받았다. 이용자 만족도 평가에서는 상업시설 관련 점수가 미흡한 청주공항(다소 만족)을 제외한 5개 공항 모두 '만족'으로 평가됐다.
박준상 국토부 항공산업과장은 "작년 사고 등이 반영돼 안전성 등급이 하락한 데 대해서는 최근 마련한 '항공안전 혁신 방안'을 적극 추진해 국적사의 안전성 강화를 선도할 계획"이라며 "올해 평가부터는 항공사의 지연율과 지연된 시간도 평가에 반영하는 등 평가를 고도화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 향상을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