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가 15일부터 다음달 23일까지 예별손해보험(예별손보) 예비입찰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예별손보는 MG손보의 부실을 털어내기 위해 예금보험공사가 100% 출자해 설립한 가교손해보험사로, 지난 9월 MG손보의 보험계약과 자산·부채를 포괄 이전받았다.
금융위원회는 같은 달 MG손보를 부실금융회사로 확정하고 보험계약을 예별손보로 넘기는 계약이전결정과 함께 MG손보에 영업정지 조치를 내렸다.
당초 예보는 11월 중 예별손보 매각 공고를 내고 연내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대통령실이 공공·국유자산 매각 계획을 일괄 재검토하면서 일정이 급제동이 걸렸었다. 이후 국무총리실 주도로 매각 필요성과 절차를 재검토한 끝에 예별손보 매각에 최종 동의하면서, 지연됐던 일정이 다시 궤도에 오른 상황이다.
예보는 앞서 삼정KPMG를 매각주관사로, EY한영을 재무·계리 실사 자문사 및 PMO(프로젝트 관리)로 선정해 예별손보의 자산·부채에 대한 정밀 실사를 진행해 왔다. 실사 과정에서는 보험부채와 준비금, 예실차 구조, 신지급여력제도(K-ICS) 하에서의 자본 적정성 등 인수자가 핵심적으로 따질 지표를 중심으로 가치 평가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예보는 실사 결과를 토대로 기초 재무정보를 확정한 뒤 본입찰에 참여할 원매자들에게 제공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예별손보 인수 후보로 손해보험사가 없는 금융지주사들을 우선 거론한다. 우리금융지주, BNK금융지주, IBK기업은행 등 복수의 금융그룹이 잠재 원매자로 꼽히며, 특히 과거 MG손보 인수를 타진했던 BNK금융지주가 유력 후보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다만 해당 금융그룹들은 “검토는 하고 있으나 확정된 바 없다”라는 입장을 유지하며 공개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예별손보 인수전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손해보험 라이선스’의 희소성 때문이다. 국내에서 신규 손보사 인가는 사실상 막혀 있어, 가교보험사 형태로라도 손보 라이선스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많지 않다는 게 시장의 공통된 인식이다. 여기에 예보와 감독당국이 구조조정을 통해 인력과 점포, 상품 포트폴리오를 슬림화하고, 자본 확충과 부실 정리를 상당 부분 선(先) 부담했다는 점도 잠재 인수자 입장에선 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MG손보의 오랜 적자와 자본잠식 이력, 높은 위험손해율 등 구조적 취약성이 여전히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인수 이후에도 대규모 추가 자본 투입과 상품 포트폴리오 재편, 리스크 관리 체계 정비가 불가피해 수익성 개선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보험업권 전반의 성장 둔화와 자본규제 강화 기조도 인수 결정에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노조와 이해관계자들의 기류는 과거 MG손보 매각 때와는 다소 달라졌다는 평가다. 당시에는 매각 반대와 고용불안 우려가 강했지만, 예별손보 체제 전환 이후에는 “어느 주인이 오더라도 경영 정상화에 협조하겠다”라는 분위기로 기류가 바뀌었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교보험사 체제는 어디까지나 ‘임시 거치대’인 만큼, 조속히 새 주인을 찾는 게 직원과 계약자 모두에게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예별손보 재매각이 또다시 무산될 경우, 예금보험공사와 5대 대형 손해보험사가 MG손보 부실을 나눠 떠안는 ‘공동부담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예보는 예별손보 매각을 통해 공적자금 회수와 시장 충격 최소화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구상이지만, 적정 매각가와 인수조건을 둘러싼 줄다리기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당국과 예보, 대형 손보사들 모두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는 인식을 공유하는 만큼, 내년 상반기 중 예별손보 매각 성사 여부가 MG손보 사태의 최종 정리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