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볼티모어 교량 붕괴, 주변 지역 수개월 운송 차질

물류 혼란 불구 경제 타격은 지역 한정…이미 서부로 물량 이동도

[라온신문 이덕형] 미국 동부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항만을 가로지르는 대형 교량 붕괴로 인해 물류 혼란은 불가피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우회 유통경로로 빠르게 복구하면 이를 극복할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은 26일(현지시간) 이번 다리 붕괴가 미국 동부의 주요 관문 중 하나인 볼티모어 항과 주요 도로의 폐쇄를 불렀다면서도 이같이 전망했다.

 

이 사고로 북동부 주들과 남동부 주들의 중간 지역에서 몇 주 혹은 수개월의 수송 차질이 야기된다. 특히 주변 보스턴과 마이애미 등의 병목 사태를 피하고자 서부 해안으로 화물 이동이 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볼티모어 항은 대서양과 미국을 연결하는 주요 관문으로 미국 항구 중 9번째로 많은 물동량을 처리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수출입은 미국 내에서 가장 많다.

 

메릴랜드 주지사 ‘웨스 무어’는 미국 동부 해안에서는 다섯 번째로 붐비는 볼티모어 컨테이너 항의 재개장 시점을 현재로는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디지털 화물 플랫폼인 플렉스포트의 최고경영자(CEO)인 라이언 피터슨은 "업체들은 이미 동부에서 서부 해안으로 물량을 이동하기 시작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볼티모어 항이 막혔다는 것은 동부의 다른 모든 항구가 화물의 과잉을 초래해 혼잡과 지연이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코로나19 공급망 사태 때 항구 물동량이 갑자기 10% 또는 20% 늘면 대규모 적체와 정체, 선박 해상 대기 등 복합적인 모든 종류의 지연을 부르기에 충분하다는 점을 경험했다고 전했다.

 

볼티모어는 콤바인과 트랙터를 포함한 농기구 및 건설 기계에 대한 미국 최대 관문 중 하나로, 3월은 중서부의 파종 시즌을 앞두고 농기구를 수입하는 성수기로 꼽힌다.

 

또 철강, 알루미늄, 설탕과 같은 품목의 중요한 허브이기도 하며 매주 약 30~40대의 컨테이너 운반선이 이곳을 이용한다.

 

이밖에 미국 내 석탄 수출로는 두 번째로 큰 항으로, 이번 사고로 석탄 수출이 6주가량 중단되면서 최대 250만 톤의 운송이 차단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로 한동안 물류상의 애로가 있겠지만, 지역적인 문제가 될 뿐 현재의 탄탄한 미국 경제 전반을 뒤바꿀 정도는 아니라는 쪽에 대체로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이들은 인구 밀도가 높은 동부 해안을 따라 대체 고속도로와 항구가 많기 때문에 더 큰 경제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주장한다.

 

또 BMW와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등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항구 안팎에 선적을 처리할 시설을 갖춰 일부 선박은 여전히 접근할 수 있다.

 

무디스 어낼리틱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크 잔디는 교량 붕괴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국가 기반 시설과 공급망의 취약성을 일깨워주는 또 하나의 사건"이라고 말했다.

 

공급망 위험 관리 회사인 에버스트림 어낼리틱스의 이사인 미르코 보이치크는 WSJ에 "영향은 다소 지역적일 것"이라며 수입업자들은 버지니아주 노퍽항과 뉴욕·뉴저지 항을 통해 화물을 운송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운 분석업체 제네타(Xeneta)의 에밀리 스타우스뵐은 성명에서 극동에서 미국 동부까지 해상 화물은 파나마 운하의 가뭄과 홍해 분쟁으로 운임이 이미 150% 올랐다며, 이번 사고로 우려를 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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