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수 변호사 칼럼] 그루밍성범죄, 신속한 신고와 객관적 증거수집 필요해

법알못 자문단

청각장애인 커플을 장기간 감금하다시피 하며 폭행과 성범죄 등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 20대들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A(20대) 씨 등 2명을 폭력행위처벌법(공갈·절도·폭행 등)과 성폭력 특례법(유사성행위) 위반 혐의 등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각장애인인 A씨 등은 자신들처럼 청각장애가 있는 커플인 B(20대) 씨 등 2명과 함께 지내면서 두 달가량 이들을 폭행하고 금품 등을 가로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가해자들은 B씨를 상대로 성범죄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B씨의 가족은 A씨 등이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B씨에게 그루밍 성범죄 등을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한국 형사·법무정책 연구원이 발표한 '아동·청소년 성범죄에서 그루밍의 특성'에 따르면 전체 아동·청소년 성범죄 사건 중 그루밍 성범죄는 54건으로 108개의 자료 중 50.0%였고 일반 성범죄 또한 54건으로 50.0%였다. 또한 그루밍 성범죄로 분류됐던 54건의 사례 중 성폭행 가해자와 피해자가 직접 대면해 관계를 구축한 '오프라인 그루밍'이 42건으로 전체 자료에서 39.8%를 차지했고 가해자와 피해자가 온라인 매체(SNS, 채팅 앱, 온라인 카페 등)를 통해 처음 만난 '온라인 그루밍'은 12건(11.1%) 이었다.

 

'그루밍(Grooming) 성범죄'는 성 착취 가해자가 미성년자에게 환심을 사면서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행하는 성범죄를 가리키며 '환심형 성범죄'라고 일컫기도 한다. 과거 가출 청소년에게 집중됐던 그루밍 성범죄는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모든 청소년이 타깃이 됐다. 실제 코로나19 이후 가상현실에서의 활동과 친목이 청소년들 사이에서 많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악용한 범죄도 급증하고 있다.

 

그루밍 성범죄는 대부분 정신적으로나 성적으로 완전히 성숙하지 못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발생하며 피해자들은 보통 자신이 학대당했거나 지배당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교사와 학생, 성직자와 신도, 의사와 환자 등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사례가 많으며 교사, 성직자, 의사 등이 자신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고, 거역할 수 없는 자신의 권위를 범죄에 이용해 자신이 보호해야 할 대상을 범죄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면에서 가정폭력범과 같이 죄질이 나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그루밍 성범죄의 사건 특성상 피해자의 심리를 이용하기 때문에 서로 합의하에 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하는 가해자가 많아 처벌도 어렵다. 특히 10대 미성년자의 경우 낯선 사람과의 관계 맺기를 거부할 수 있는 판단력이 떨어지다 보니 그루밍 성범죄에 더욱 노출되기 쉽다. 우리나라는 미성년자 의제강간의 연령을 만 16세 미만으로 규정하고 있어, 만 16세 미만과 성관계를 한 19세 이상의 자는 동의 여부를 막론하고 처벌이 가능하지만 만 17세 이상의 청소년과 동의하에 가진 성관계는 처벌하지 않는다.

 

그 때문에 그루밍 성범죄는 신속한 신고와 객관적인 증거 수집을 통해 범죄에 대응해야 한다. 그루밍 성범죄에 노출됐다면 최대한 빨리 자신을 도와줄 성범죄 전문 변호사와의 상담을 통해 일관된 진술과 객관적인 증거를 제시함으로써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하겠다.


※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유경수 법무법인 오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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