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칼럼] 아마도이자람밴드 싱글앨범 '오소리꽃신'.."우화를 예술로 승화"

- 소름끼치게 섬뜩한 우화를 소재로 한 독특한 인디음악

이 밴드의 보컬을 맡고 있는 이자람은 실력 있는 판소리의 대가로 이미 그녀의 가창력은 널리 정평이 나있다판소리를 베이스로 한 그녀의 보컬은 이번 곡 <오소리 꽃신>과 잘 맞아 떨어진다.

 

<오소리 꽃신>의 가사는 다소 섬뜩하고 소름끼치기까지 한 우화에서 가져왔다오소리에게 공짜로 얻는 꽃신을 신고 발이 그에 맞게 편해지자 원숭이는 더 이상 꽃신 없이는 살 수가 없어 이제는 공짜가 아닌 많은 돈을 주고 비싸게 꽃신을 사게 된다는 우화다이 이야기는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주는 교훈 2개가 있다

 

첫째편안함에 익숙해져 자신의 삶을 잃어버리게 된다는 것.  둘째는 교활하고 얄밉지만 영리한 장사의 꾀를 알려준다둘 중에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간에 이런 우화 속 주제를 가사에 그대로 담고 거기에 멜로디를 입혔다니 독특한 시도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그냥 네게 주는 거야

꽃신 하나만 더 줘

그 꽃신이 필요해

제발 하나만 줘 뭐든 할 테니

그 꽃신만 내게 줘

 

사랑, 이별 등의 노래는 엄청나게 많다. 물론 이런 감정이 인간의 삶에 빠질 수 없는 주요한 감정이고 어쩌면 삶의 목적이 될 수도 있기에 우리는 이에 대한 음악, 그림, 소설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 문학작품을 접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홍수와도 같은 수많은 버전의 단일한 주제 속에 <오소리 꽃신> 같은 유니크한 곡은 듣는 이의 마음을 청량하고 신선하게 만들어준다. 재료가 달라 결과가 다른걸까. <오소리 꽃신>이라는 주제로 어떻게 음악을 만들 생각을 했을까. 그들의 음악 세계와 예술적 감성이 놀랍다.

 

음악을 듣기도 전에 앨범커버가 시선을 끈다. 대비가 극렬한 컬러와 단순한 선으로 거침없이 표현된 원숭이가 괴기스럽게 웃으며 꽃신을 들고 있다. 앨범커버 일러스트와 제목을 보는 순간 뭔가 토속적이면서도 섬뜩한 사운드가 흘러나오겠거니 했다. 우화를 바탕으로 하는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이 이야기를 어떻게 음악으로 풀었을까. 판소리 대가인 이자람이 보컬이니 마치 춘향가나 별주부전 같은 판소리답게 풀어가겠더니 하며 예측과 함께 곡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그러나 모든 예상은 빗나갔다. 이 곡의 멜로디는 듣는 순간 탄성이 절로 나왔다. 경쾌한 포크 사운드에 마치 원숭이를 조롱하듯 이색적인 멜로디와 이자람의 독특한 보이스가 폭발적인 시너지를 이루고 있어 신비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이야기와 이야기 사이 작은 틈새에 흥겨운 멜로디가 흘러나와 이 음악에 도취하게 만든다. 확실히 남다른 시도와 접근 방법으로 독창적인 매력을 내뿜고 있다.

 

 

네임밸류에 연연하지 않고, 음반을 내는 작업보다는 음악 자체를 사랑하고 스스로를 비주류와 주류의 경계에 있는 광대라고 지칭하는 아마도이자람밴드는 앞으로 어떠한 행보와 음악으로 우리에게 신선함을 선물할지 기대된다. 얼마나 대단한 아티스트로 성장하며 이 판을 이끌어 갈까.

 

아마도이자람밴드는 오랜 밴드활동에도 불구하고 앨범을 내지 않다가 지난 2009년 싱글 앨범 <슬픈 노래>로 공식적인 데뷔를 했다. 이후 <우아하게>, <크레이지 배가본드>, <산다> 등을 발표해 밴드만의 특색과 감성을 이어오고 있으며 이들의 음악세계에 매료된 적지 않은 팬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대중이 이들의 음악세계에 빠져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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