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RLS INDIE] 인디부흥기를 이끈 싱어송라이터

여성의 경우 직업 앞에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젠더의식의 부재는 여전히 만연하다. 인디신에서도 유독 여성 인디 뮤지션에게는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왔다. 남성 뮤지션은 ‘남성 뮤지션’이라 부르지 않는데 왜 여성 뮤지션만 ‘여성 뮤지션’, ‘여성 싱어송라이터’라는 사실을 강조하는지 의구심을 품어봤다면 독립 음악 산업 구조 속 소비되는 여성의 이미지를 유추해볼 수 있다.

 

특히 10여 년간 사용돼 온 ‘홍대 여신’은 인디신 내 여성의 입지를 여실히 드러내는 수식어다. 이는 뮤지션의 다양한 모습과 전문적인 음악성을 ‘여신’이라는 외적 평가요소로 압축한 전형적인 대상화다. 이런 입지를 타개하기 위해 뮤지션과 그 음악 자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에 라온미디어는 인디 뮤지션 중에서도 여성을, 그중에서도 음악성을 조명하는 별도 섹션을 마련하고 실력파 뮤지션을 발굴한다. [편집자주]

 

[라온신문 김혜련 기자]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홍대 앞을 근거로 형성된 인디 씬은 대중들의 관심을 받게 됐다. 브로콜리너마저가 2007년 발표한 앨범 ‘앵콜요청금지’가 이례적인 사랑을 받았으며 다소 독특하지만, 중독성이 강한 장기하와 얼굴들의 데뷔 싱글 ‘싸구려 커피’는 당시 1만 장 이상 판매량을 내며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렇듯 200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인디씬은 부흥의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 이에 자연스럽게 프런트 우먼을 내세운 밴드나 여성 싱어송라이터들도 등장하게 됐는데 그중 현재까지 많은 사랑을 받는 싱어송라이터를 소개한다.

 

 

■ 요조

 

요조는 2004년 인디밴드였던 허밍어반스테레오의 객원 보컬로 음악 활동을 시작한다. 이후 2007년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와 함께 ‘My Name is YOZOH with 소규모아카시아밴드’를 발매하며 싱어송라이터로 활동을 시작한다.

 

2008년 첫 정규앨범 ‘Traveler’에는 요조만의 재기발랄한 가사로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에구구구’, ‘모닝 스타’등이 수록돼 사랑을 받았다. 요조의 음악은 발랄한 분위기,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살려주는 CF, 영화의 배경음악으로 자주 사용됐고 그 덕에 그녀만의 목소리는 대중들에게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매번 새로운 시도로 후배 뮤지션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음악 앨범으로 된 영화를 출시한 것이다.

 

2017년 요조는 영화 앨범 ‘나.아.당.궁’(나는 아직도 당신이 궁금하여 자다가도 일어납니다)은 요조가 작사·작곡한 곡 5개가 29분짜리 영화에 담긴 작품으로 그 작품성을 인정받아 전주국제영화제의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 단편 섹션’에 공식 초청되기도 했다. 이렇듯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요조는 가수라는 직업 이외에도 라디오 DJ, 제주도 책방 ‘책방무사’의 사장, 에세이 작가, 영화감독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 오지은

 

오지은은 제17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 참가해 ‘Love Song’으로 동상을 받은 이후 2007년 셀프 프로듀싱을 거쳐 만든 앨범 ‘지은’을 발매한다. 해당 앨범은 그녀만의 철학이 고스란히 드러난 작품으로 어쿠스틱 기타를 기반으로 담백한 멜로디에 오지은의 흡입력 있는 보컬과 솔직한 가사로 폭발적인 판매량은 물론이고 미디어에 싱어송라이터 오지은을 각인시키는 역할을 한다.

 

같은 해 오지은은 여러 매체에서 뽑은 인디씬의 떠오르는 신인으로 인정받았고 이후 2009년 2집 ‘지은’ 역시도 많은 사랑을 받게 된다. 2010년에는 ‘오지은과 늑대들’이라는 밴드를 결성, 개인 활동 때보다 록 스타일에 가까운 장르를 선보였으며 서영호와의 그룹 오지은서영호로 ‘작은 마음’을 발매하는 등 활발하고 폭넓은 활동을 보였다. 2013년 오지은은 오랜 음악동료들의 참여로 완성도를 극대화한 3집 ‘3’까지 정규 앨범을 발표했고 2019년에는 리마스터링 앨범 ‘지은’을 발표했다.

 

오지은은 이렇듯 꾸준하게 음악 활동을 하면서도 틈틈이 에세이 ‘홋카이도 보통열차’, ‘익숙한 새벽 3시’, ‘이런 나라도 즐겁고 싶다’ 등을 출간하며 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 타루

 

싸이월드 시대를 살았던 이들이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싱어송라이터 ‘타루’는 2007년 최고의 신인으로 손꼽힌 더 멜로디의 보컬로 데뷔했다. 달콤함이 극대화된 타루의 목소리는 대중들을 설레게 했으며 이에 음악성까지 더한 ‘더 멜로디’는 순식간에 화제의 중심이 된다.

 

2008년 미니앨범 'R.A.I.N.B.O.W'를 발표하며 보컬리스트로서가 아닌 싱어송라이터로서 자신의 영역을 넓혀나가게 된다. 그룹 에픽하이, 휘성 등 실력파 뮤지션들의 곡에 피처링으로도 참여했으며 MBC 드라마 '뉴하트'의 OST를 통해 2009년 일본에서 열린 한국 드라마송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게 된다.

 

첫 정규앨범 ‘Taru’는 일본 모던록 밴드Swinging Popsicle의 전곡 프로듀싱으로 탄탄한 사운드를 내세워 만족감을 높였고 이후 자작곡으로 구성된 두 번째 정규앨범 ‘100 Percent Reality’를 공개하며 팝, 발라드, 록 등 스펙트럼을 넓히는 모습을 선보였다.

 

최근 타루는 유튜브 채널과 SNS 등을 통해 팬들을 만나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해 TV 프로그램 '복면가왕'에 출연해 3라운드까지 진출하며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등 높은 관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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