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 없는 인디] 경제 논리 앞에 말라버린 인디정신

인디음악(Independent music, indie)이란, 메이저와 주류와는 다르게 독립적인 제작, 유통, 홍보하는 뮤지션의 음악이며 주류와는 다른 독창성과 예술성이 그 특징이다. 하지만 최근, 이 주류 문화의 획일화 현상을 닮아가고 있다는 비판이 대두되고 있다. 한국의 주류 대중음악 시장은 이미 대형 기획사의 기획형 음악으로 일찌감치 획일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대중음악의 장르 편중 현상, 다양성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디음악의 활성화가 더욱 절실한 실정임에도 불구하고 인디 음악의 획일화에 대한 음악계의 우려가 등장하고 있다.

 

불안정인 수입구조

 

살아가면서 경제적 안정적 수입구조는 인간이 행복을 추구하는 데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문제에서 인디뮤지션은 절대 자유롭지 않다. 경제 불안정으로 인한 인디 뮤지션들의 불안감은 음악에 대한 인식 변화를 가져왔고 이들의 음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과거에는 자발적 참여를 통해 인디 문화가 형성됐다. 자발성은 인디음악의 다양성과 독창성을 유지하는 근본적인 힘이었다. 그러나 최근 인디음악에는 주류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언더그라운드에서도 주류에 속해야만 일정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의식이 공고해졌다. 창조적 예술성과 경제적 수익이 일치할 수 없는 인디뮤직 수입 구조 때문에 인디음악의 근간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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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의 경영악화가 가져온 대중성

 

인디음악 변화의 흐름을 가속한 하나의 원인은 인디음악 클럽들의 경영악화를 들 수 있다. 인디뮤지션들의 주요 수입원이었던 클럽의 경영악화는 인디밴드가 설 수 있는 무대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류 인디음악에 속하기를 원했던 인디밴드들은 행사장이나 페스티벌 현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 행사의 특성상 더 많은 무대에 노출되기 위해서 인디밴드들은 자신들만의 순수한 독창적 음악보다는 좀 더 쉽게 이해되고 대중적인 음악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놓였다. 따라서 많은 인디 뮤지션들은 다수의 대중이 즐길 수 있는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다. 심지어 몇몇 인디밴드들은 음악적 고집이 없는 것이 인디음악이라는 역설적인 주장을 하면서 인디정신의 부재를 합리화했다.

 

 

 

 

오디션프로그램에 최적화된 인디음악

 

인디 의식의 변화는 역설적으로 인디의 활성화를 위해 추진한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한 인디 뮤지션들의 상업적 성공에 있다. 대표적인 예가 ‘Top Band 시즌 2’. 이 프로그램에는 인디음악의 메카라고 불리는 홍대에서 활동하는 인디밴드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들이 참여하게 된 대표적인 이유는 몇몇 인디 뮤지션들이 공중파 방송 출연 후 경제적으로도 성공한 사례가 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인디 뮤지션들의 공중파 출연과 성공은 많은 인디 뮤지션들에게 대중의 관심을 쏠리게 하고 각종 페스티벌이나 홍대에 인디음악이 활성화되는 순기능을 했다.

 

그러나 상업적인 성공은 인디 뮤지션들이 표현의 자유를 외치기보다는 상업화, 대중화를 추구하게 했다. 오디션 프로그램 수상자들의 면면을 살펴보아도 인디의 본래적 독창성과 특수성을 담은 음악을 추구하기 보다는 대중적인 음악을 추구했다는 사실이 아쉽다.

 

자신의 색깔을 희석해가며 확보한 대중성은 결국 획일화를 낳고, 종국에는 인디가 사라진 인디음악이 돼버렸다. 문화의 다양성(Cultural diversity)은 인간의 삶을 이해하는 방식일 뿐만 아니라, 사회발전과 창의적 사고의 원천으로 사회구성원 모두가 반드시 지켜고 발전시켜야 할 우리 사회의 유산이다. 인디음악의 획일화는 음악계의 우려와 함께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이며 모두가 고민해봐야 할 사회현상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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