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오지은이 2020년 2장의 싱글앨범으로 돌아왔다. 인디신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오지은은 지난 2007년 데뷔해 인디계의 역사와 함께한 뮤지션이다. 길었던 공백을 깨고 컴백한 오지은에게 팬들의 관심이 모인다. Q. 인디신의 대선배다. 당시 불모지에 가까웠떤 싱어송라이터에 도전한 계기와 과정이 궁금하다. “2005년부터 클럽 공연 등으로 활동하다가 2007년에 1집을 냈다. 당시에는 직접 앨범 발매비를 모금하기도 했다. ‘왜 레이블을 안 가냐, 별 걸 다 한다’는 등 안 좋은 소리도 들었다. 하지만 내 의지가 중요했고 음반 발매에만 집중했다. 다행히 과분한 사랑을 받았고 값진 경험이 됐다. 팬분들께 깊이 감사한다.” Q. 약 3년동안 공백이 있었는데, 이유가 있나. “해피로봇레코드 소속으로 활동하면서 지난 2009년에 2집을 냈다. 또 이듬해에는 오지은과 늑대들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 2013년에 3집을 내고 나니까 뭔가 에너지가 소진된 기분이 들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막연했고 더 하고 싶은 게 없었다. 그래서 2015년에 ‘익숙한 새벽 3시’라는 챗을 쓰기도 했다. 노래로는 못했던 이야기를 글에 담아봤다. 2016년에는 <작은 마음
여성의 경우 직업 앞에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젠더의식의 부재는 여전히 만연하다. 인디신에서도 유독 여성 인디 뮤지션에게는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왔다. 남성 뮤지션은 ‘남성 뮤지션’이라 부르지 않는데 왜 여성 뮤지션만 ‘여성 뮤지션’, ‘여성 싱어송라이터’라는 사실을 강조하는지 의구심을 품어봤다면 독립 음악 산업 구조 속 소비되는 여성의 이미지를 유추해볼 수 있다. 특히 10여 년간 사용돼 온 ‘홍대 여신’은 인디신 내 여성의 입지를 여실히 드러내는 수식어다. 이는 뮤지션의 다양한 모습과 전문적인 음악성을 ‘여신’이라는 외적 평가요소로 압축한 전형적인 대상화다. 이런 입지를 타개하기 위해 뮤지션과 그 음악 자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에 라온미디어는 인디 뮤지션 중에서도 여성을, 그중에서도 음악성을 조명하는 별도 섹션을 마련하고 실력파 뮤지션을 발굴한다. [편집자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자신의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는 뮤지션들을 소개한다. (사진=지니뮤직) ■ 박문치 90년대 감성을 탁월하게 재해석한 음악을 선보이는 아티스트다. 지난 2017년 발표한 ‘울희액이’가 레트로 스타일에 B급 정서를 더한 음악으로 화제가 되며 주목을 받았다. 이
비틀즈와 스팅을 비롯해, 샘 스미스, 애드 시런, 아델, 앤 마리까지 유독 세계적인 가수는 영국 출신인 경우가 많다. 영국 정부는 음악산업계와의 협력 사업을 추진해 레이블 소속이 아닌 인디가수도 해외에서 상업적인 음악 활동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렇듯 다양한 기회가 많은 영국 음악 시장에서 떠오르는 신인을 소개한다. (사진= 지니뮤직) ■ 렉스 오렌지 카운티 (Rex Orange County) 렉스 오렌지 카운티(Rex Orange County)는 1998년생 잉글랜드 햄프셔 주 출신이다. 런던의 음악학교 BRIT스쿨 재학 시절, 방구석에서 만든 믹스테이프 <bcos uwill never b free>를 사운드클라우드에 업로드하며 인지도를 쌓기 시작했다. 작사·작곡·편곡을 비롯해 드럼·피아노·기타 등 악기 연주까지 직접 해낸 믹스테이프 <bcos uwill never b free>를 들은 타일러(Tyler), 더 크리에이터(The Creator)가 러브콜을 보냈다. 이후 그의 정규 4집 <Flower Boy> 피처링하며 대중의 관심을 얻었다. 렉스 오렌지 카운티(Rex Orange Count
훈스는 보컬 이상훈과 건반, 코러스의 이종훈으로 구성된 동갑내기 인디 듀오다. 2016년 싱글 ‘너에게 난’으로 데뷔해 ‘내가 싫어진 거 알아’ ,‘단짠단짠’,‘이 별은 지나가는 중입니다’ 등을 발표했다. 2018년 발표한 EP [90 BPM] 수록곡 ‘얘가 이렇게 예뻤나’는 유명 작곡가 박근태가 곡을 쓰고 훈스의 두 멤버와 싱어송라이터 스무살이 함께 가사를 썼다. 드럼의 킥 사운드를 통해 심장 박동 소리를 재치 있게 표현했고, 감미로운 멜로디 라인이 리스너들의 연애 감성을 제대로 자극하는 곡이다. 너 오늘 화장한 거니 머리를 새로 한 건가 뭐야 낯설게 멀리서 손을 흔들며 내게 뛰어오는 너 이렇게 예뻤나 Sunshine in my eyes 눈이 부시게 활짝 웃는 너를 본 그 순간 Shine in my eyes 기분 탓이겠지 내가 널 아닐 거야 ■ 로맨스 곡의 장인 참깨와 솜사탕 <좋아하나봐> 2010년 데뷔한 참깨와 솜사탕은 최기덕, 박현수, 유지수로 결성된 혼성 인디 밴드다. ‘넌 내가 얼마나 안고 싶은지 모르지’, ‘키스미’ 등 사랑스러운 가사와 달콤한 곡으로 리스너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참깨와 솜사탕은 2018년 발표한 ‘좋아하나봐’로 로맨
직업 앞에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젠더의식의 부재는 전 분야에 걸쳐 만연하다. 인디신에서도 유독 여성 인디 뮤지션에게만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남성 뮤지션은 ‘남성 뮤지션’이라 부르지 않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렇다면 왜 여성 뮤지션만 ‘여성 뮤지션’, ‘여성 싱어송라이터’라는 사실을 강조할까. 잠깐이라도 의구심을 품어봤다면 독립 음악 산업 구조 속 소비되는 여성의 이미지를 유추해볼 수 있다. 특히 10여 년간 사용돼 온 ‘홍대 여신’, ‘홍대 미녀’ 등은 인디신 내 여성의 입지를 여실히 드러내는 수식어다. 이는 뮤지션의 다양한 모습과 전문적인 음악성을 ‘여신’이라는 외적 평가요소로 압축한 전형적인 대상화다. 이런 입지를 타개하기 위해 뮤지션과 그 음악 자체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화예술과 젠더라는 주제는 지난 2017년 미투 운동(Me Too movement) 이후 본격화됐다. 미투 운동은 성폭행·성희롱을 여론의 힘으로 결집해 사회적으로 고발하고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이후 대다수 분야에 걸쳐 젠더 감수성의 부재가 도마 위에 올랐다. 미투 운동을 계기로 페미니즘을 파헤쳐보니 어느 분야에나 ‘여성’이라서 겪는 차별이 있
인디음악(Independent music, indie)이란, 메이저와 주류와는 다르게 독립적인 제작, 유통, 홍보하는 뮤지션의 음악이며 주류와는 다른 독창성과 예술성이 그 특징이다. 하지만 최근, 이 주류 문화의 획일화 현상을 닮아가고 있다는 비판이 대두되고 있다. 한국의 주류 대중음악 시장은 이미 대형 기획사의 기획형 음악으로 일찌감치 획일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대중음악의 장르 편중 현상, 다양성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디음악의 활성화가 더욱 절실한 실정임에도 불구하고 인디 음악의 획일화에 대한 음악계의 우려가 등장하고 있다. ▉ 불안정인 수입구조 살아가면서 경제적 안정적 수입구조는 인간이 행복을 추구하는 데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문제에서 인디뮤지션은 절대 자유롭지 않다. 경제 불안정으로 인한 인디 뮤지션들의 불안감은 음악에 대한 인식 변화를 가져왔고 이들의 음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과거에는 자발적 참여를 통해 인디 문화가 형성됐다. 자발성은 인디음악의 다양성과 독창성을 유지하는 근본적인 힘이었다. 그러나 최근 인디음악에는 주류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언더그라운드에서도 주류에 속해야만 일정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의식이 공고
2019년 국제음반산업협회(IFPI)가 발표한 ‘세계 음악시장 규모’ 자료에 따르면 미국 음악 시장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2019년에는 34.9%였으며 2021년에는 40%까지 이를 전망이다. 이렇듯 미국 음악 시장은 세계를 주도하며 국내 유명 아이돌들도 미국 진출을 최종 목표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다수 메이저 레이블은 각기 다른 운영 체제에서 오는 실험적 시도와 혁신 음악의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해 산하에 여러 서브레이블을 둬 다양한 음악을 포용하며 가수들을 배출하고 있다. 2020년 주목해야 할 미국의 싱어송라이터를 소개하고자 한다. (사진=지니뮤직) ■ 그레이스 아브람스 (Gracie Abrams) 그레이스 아브람스 (Gracie Abrams)은 1999년생 로스앤젤레스 출신의 싱어송라이터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한 자작곡과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And She Will Miss You’, ‘blue’, ‘i kinda miss you’을 업로드하며 서서히 인지도를 얻다가 이를 본 음반사 Interscope와 정식 계약을 하며 지난해 10월 싱글 'Mean It'으로 데뷔했다. 데뷔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21
매서운 혹한에는 언제 봄이오나 싶더니 어느새 봄기운이 만연하다. 개화를 앞둔 꽃봉오리를 움트게 하는 봄바람이 설렘도 안고 온다. 설렘 가득한 봄날씨를 만끽하려면 음악도 빠질 수 없겠다. 살랑이는 봄바람 불 때 들으면 좋을 인디음악, 뭐가 있을까. ■ 독보적인 음색의 10cm <폰서트> 2017년 10cm가 권정열 1인 체제에 들어선 후 처음 발매한 정규 앨범 <4.0>의 타이틀곡이다. 멤버 탈퇴가 떠들썩하게 이뤄져 그룹의 존재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이었음에도 특유의 유머와 개성이 그대로 담겨 있다. 사랑하는 연인에게 전화를 걸어 ‘너’만을 위한 ‘콘서트’처럼 노래를 불러주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실제로 앨범 발표 후 한 명의 관객에게만 노래를 들려주는 특이한 공연을 펼쳐 화제를 모았다. 코로나19로 콘서트에 가지 못하는 상황에 10cm의 ‘폰서트’로 아쉬운 마음을 달래보는 건 어떨까. 이건 세상에서 제일 비싼 단독 공연가수는 나고 관객은 너 하나화려한 막이 이제 곧 올라가기 전에그저 몇 가지만 주의해줘요 세상에서 제일 편한 옷을 갈아 입고제일 좋아하는 자리에 누워배터리가 바닥나지 않게 조심하고통화상태를 항상 유지해줘요 듣고 싶은 노래를 말
비 오는 날 파전이 생각나는 이유는 고소한 기름에 부침개를 부치는 소리가 빗소리를 닮아서라고 한다. 같은 이유에설까. 비 오는 날 생각나는 노래가 있다. 도로 위 차문을 때리는 빗줄기, 지붕을 적시는 빗방울은 어쩐지 드럼 소리를 닮았다. 통통 튀는 게 꼭 젬베 같기도 하다. 장구소리도 겹친다. 쉼 없이 떨어지는 작은 물방울이 모여 변화무쌍한 타악기가 된다. 비는 맞기 싫어도 감성에는 젖고 싶다면 꼭 들어봐야 할 인디음악을 추천한다. ■ 독보적인 음색 김수영 <비워내려고 합니다> 김수영은 대중들에게 친숙한 아이유의 ‘좋은날’, Sting의 ‘Englishman in New York’ 등을 커버해 유튜브에서 입소문을 타며 정식 가수로 성장했다. ‘비워내려고 합니다’는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에 소속한 후 처음 발표한 곡이다. ‘사랑이 아님을 깨닫고 사랑했던 마음을 비우겠다’는 감정을 담은 곡인 ‘비워내려고 합니다’는 매력적인 김수영의 보이스를 비롯해 뮤직비디오 또한 몽환적인 느낌으로 완성했다. 블루스 분위기의 멜로디와 중저음의 감미로운 음색이 더해져 슬픈 가사를 돋보이게 한다. 날 사랑하겠대 좋아하겠대내가 하는 뭐든 다 너무 좋대서서히 나 너에게 빠져드는데
김효정 기자 기존의 알려진 곡들을 새로 편곡해 브로콜러너마저의 새로운 느낌으로 기록한 시리즈 앨범 <B-SIDE PART.1>은 지난 10여 년 동안 많은 인기를 누렸던 ‘유자차’와 ‘편지’를 트랙에 올렸다.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두 곡의 새로운 편곡은 브로콜리너마저의 현재의 모습과 마음을 담고 있는 듯하다. 솔직하고 담담하게 말하듯 하는 노래의 감성과 일상의 놓치기 쉬운 편안하면서 섬세한 감정을 담은 가사가 대중과의 교감에 큰 역할을 했으리라 생각된다. 오리지널 곡의 버전과 비교해 보면서 변화된 느낌의 세밀한 관찰을 함께하는 것도 즐거운 감상법일 듯하다. 같으면서 다른 새로운 느낌의 '편지'와 '유자차'를 감상하며 이들과 함께해온 과거의 어떤 한 시점의 추억을 꺼내어 볼 수 있게 해주는 포근하고 왠지 좀 더 성숙하고 다듬어진 느낌의 곡들로 재탄생한 듯하다. 현실 세계에서 누군가가 나에게 이런 말을 해줄 거 같은 느낌이다. 어떠한 기교나 화려한 장치 없이 담백하고 잔잔하게 전달되는 가사와 멜로디는 들을수록 빠져들어 버리게 만든다. 플레이리스트에 무한반복을 걸어두고 들어도 질릴 수가 없이 그냥 흥얼거리게 만드는 곡이다. 풋풋한 느낌의 보컬의 음색과 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