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보험업계가 실적 악화와 자본 감소를 겪고 있다. 향후 경영의 불확실성도 한층 더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2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보험사 당기순이익은 4조96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8% 감소했다. 생명보험사(22개사)는 순이익이 1조6956억 원으로 10.9% 줄었고, 손해보험사(31개사)도 2조 4011억 원으로 19.0% 감소했다.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이 동시에 악화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생보사의 보험손익은 9.6% 감소, 투자손익은 13.6% 감소했다. 손보사의 경우 보험손익은 줄었지만,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평가이익 등으로 투자손익은 소폭 증가했다.
3월 말 기준 보험사 총자산은 1300조6000억 원, 총부채는 1168조1000억 원으로 각각 2.5%, 3.7% 증가했다. 그러나 자기자본은 132조5000억 원으로 전년 말보다 6.9% 감소했다.
생보사의 자기자본은 7.4%, 손보사는 6.1% 각각 줄었다. 금리 하락과 할인율 현실화로 보험부채가 늘어난 것이 자기자본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전체 보험사의 총자산이익률(ROA)은 1.27%로 0.32%포인트 하락했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1.94%로 소폭 상승에 그쳤다. 생보사의 ROA는 0.74%, ROE는 8.58%였으며, 손보사는 ROA 2.59%, ROE 16.49%를 기록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보험업계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보험사는 고객에게 지급할 보험금(부채)에 대비해 자산을 적립한다. 이때 부채의 현재가치는 시장금리를 할인율로 사용해 평가하는데, 금리가 떨어지면 부채의 평가액이 커진다.
특히 장기보험을 많이 판매한 생명보험사는 부채 만기가 자산보다 길어 금리 하락에 따른 부채 증가폭이 더 크다. 그 결과 지급여력비율(K-ICS)이 빠르게 악화된다.
보험연구원은 "금리 하락과 해지율 상승은 보험회사 지급여력비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특히 생명보험사의 타격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회계제도 변경과 할인율 현실화 정책까지 더해지면서 보험사의 자본 건전성은 이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 하락은 보험사의 자산운용 수익성도 위협한다. 보험사는 투자수익으로 부채 부담을 상쇄해왔지만, 저금리 환경에서는 채권 등 안전자산의 이자수익이 줄어든다. 최근 보험사들은 저금리 채권을 매각하고 고금리 채권을 매수하는 등 방어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추가 금리 인하 압력과 시장 변동성 확대로 운용 전략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공시이율과 예정이율이 동반 하락하면서 보험 해지환급금이 줄고, 신규 가입자의 보험료는 오르는 구조가 된다. 이는 보험 수요 위축으로 이어져 성장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보험사의 1분기 수입보험료는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했지만, 저축성보험은 13.4% 감소해 성장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전문가들은 "금리 하락과 금융시장 불확실성, 실적 악화가 겹치면서 보험업계의 경영 환경이 한층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재무건전성 관리와 자본확충, 자산운용 다각화 등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