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등 국내 주요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올해 1분기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기후위기에 따른 대형 산불,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보험금 지급 확대 등 복합적 악재가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거론된다.
삼성화재는 1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608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2% 감소했다. 이는 2022년 이후 3년 만의 역성장이다. 영남권 산불 등 대형 재해와 금융시장 변동성, 자동차보험 손익 급감(70.9%↓), 보험손익 6.0%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8.7%에서 83.4%로 상승하며, 보험업계 손익분기점(80%)을 크게 웃돌았다. 장기보험 예실차(예정 보험금과 실제 보험금 차이)도 흑자에서 180억 원 손실로 전환됐다.
DB손보의 1분기 순이익은 447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4% 줄어들었다. 미국 LA 산불 등 대형 재해와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보험손익 전반의 악화가 실적 하락의 주된 원인이다. 영업이익도 15.6% 줄었으며, 보험금 지급 확대와 손해율 상승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현대해상의 경우도 전년 1분기와 비교해 57.4% 줄어든 2032억 원의 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손실부담계약 관련 비용 환입에 따른 일회성 이익 기저효과와 함께, 장기보험 보험이익이 70% 이상 줄었고, 보험료 인하와 원가 상승 여파로 자동차보험 보험이익 역시 60% 넘게 감소한 것이 실적 하락의 주된 원인이다. 영업이익도 55.5% 줄었으며, 전 종목 보험이익 감소와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보험금 지급 확대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메리츠화재 또한 1분기에 462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8% 하락한 실적을 올렸다고 이날 발표했다. 매출액은 2조 9129억원에서 3조 137억원으로 3.5% 늘었으나 영업이익이 387억원(5.9%) 줄고 보험이익이 981억원(21%) 감소한 탓이다. 장기보험 보험이익도 4265억원에서 3688억원으로 577억원(13.5%) 줄어들었다.
올해 1분기 대형 손보사 4곳(삼성화재·DB손보·메리츠화재·현대해상)의 합산 순이익은 1조 7208억 원으로 전년 동기(2조 2530억 원) 대비 23.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실적 부진은 대형 산불과 폭설 등 이상기후로 인한 보험금 지급 확대, 자동차보험 손해율 80%대 초과, 장기보험 예실차 악화 등이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KB손보는 8.2% 증가한 3135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보험영업손익은 감소했으나, 투자손익 급증이 실적을 방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