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380원에 출발하며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연휴 전인 2일 종가(1405.3원)와 비교하면 25원 넘게 급락한 수치로, 최근 한 달간 1480원대에서 1370원대까지 급락했다가 다시 1400원대로 반등하는 등 환율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환율 하락의 주요 배경에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 재개 기대감이 있다. 미 재무장관과 무역대표가 이번 주 스위스에서 중국 측 대표와 협상에 나설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 양국 협상이 진전될 경우 위안화 강세가 동반되고, 이에 따라 원화 역시 강세를 보이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 협상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해소 여부에 따라 환율이 추가 하락할지, 혹은 변동성이 지속될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원화는 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와 높은 동조성을 보이기 때문에 중국 경제 상황과 미중 관계 변화가 환율 흐름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환율이 1300원대 초반에서 안정적으로 안착할 가능성은 낮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국내외 정치·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기조와 달러 강세, 국내 경기 부진 우려,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급 변화 등이 환율 하락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주요 금융기관과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환율이 1350~1460원, 혹은 1390~1460원 등 넓은 범위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단기적으로 1300원대 진입이 가능하더라도, 펀더멘털 약화와 대외 변수로 인해 장기간 유지되기는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환율 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환율 흐름은 수출입 기업, 투자자, 여행객 등 경제 주체들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정부와 금융당국도 환율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