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시대가 열리면서 문화의 국경도 허물어지고 있다. 인디 음악도 예외가 아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유튜브 같은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채널이 다변화되면서 해외 뮤지션 음악을 접할 기회도 많아졌다. 의미가 같은 말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제각기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특히 다른 나라 언어로 표현된 해외 음악에는 이국적인 분위기는 물론 고유의 문화까지 담긴다. 팝으로 익숙한 영어권 음악 외 근접하지만 낯선 아시아 속 인디 음악을 알아본다. (사진=세이프플래닛 인스타그램) ■ 태국 : Safeplanet(세이프플래닛) 태국 인디밴드인 세이프플래닛은 3인조(Yee·Alien·Dio)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데뷔했으며 아시아에서 열리는 각종 인디 뮤직 페스티벌과 라이브 공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 단독 라이브 투어에서는 매진 행진을 이어갔다. (사진=세이프플래닛 유튜브) 또 지난해 9월 발표한 ‘Answer’는 현재 유튜브 조회수 2000만회를 상회한다. 감미로운 멜로디에 편안한 음색이 더해져 어떤 분위기에도 잘 어울리는 곡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외에도 ‘Mirror Room’이 1800만회, ‘Carry’
최근 몇 년 사이 인디 음악이 베트남 음악 시장에서 강세를 보인다. 젊은 층 사이에서 음악 공유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리스너들은 유튜브, 사운드 클라우드, 스포티파이 등에서 쉽게 인디 음악을 찾아 즐길 수 있으며, 인디 뮤지션들은 길거리 연주는 물론, 공연을 위해 마련된 장소들도 쉽게 찾을 수 있게 됐다. 휴양지라는 이미지때문에 잔잔하고 시시한 노래가 가득할 것만 같은 베트남의 음악 시장을 뒤집어 놓은 인디 밴드를 소개한다. (사진=구글이미지) ■ Ngọt 팝 밴드 Ngọt은 2014년 하노이에서 결성된 4인조 밴드다. ‘달다’라는 뜻을 가진 Ngọt은 비틀스의 팝과 프랑스 왈츠 음악, 집시 재즈와 같은 다양한 장르를 인디 팝 노래에 추가하면서 계속 진화하고 있다. 2015년 발표한 첫 번째 앨범은 팬들의 기부금으로 만든 셀프 앨범으로 4일 만에 1,000장이 팔렸으며, 2018년에는 인디 밴드로는 처음으로 베트남의 명문 음악상 Dedication Music Awards ‘올해의 노래’와 ‘올해의 신인 아티스트 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하노이, 다낭, 호찌민 등에서 콘서트를 열어 매진을 이뤄냈다. 2019년 Ngọt은 3
비틀즈와 스팅을 비롯해, 샘 스미스, 애드 시런, 아델, 앤 마리까지 유독 세계적인 가수는 영국 출신인 경우가 많다. 영국 정부는 음악산업계와의 협력 사업을 추진해 레이블 소속이 아닌 인디가수도 해외에서 상업적인 음악 활동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렇듯 다양한 기회가 많은 영국 음악 시장에서 떠오르는 신인을 소개한다. (사진= 지니뮤직) ■ 렉스 오렌지 카운티 (Rex Orange County) 렉스 오렌지 카운티(Rex Orange County)는 1998년생 잉글랜드 햄프셔 주 출신이다. 런던의 음악학교 BRIT스쿨 재학 시절, 방구석에서 만든 믹스테이프 <bcos uwill never b free>를 사운드클라우드에 업로드하며 인지도를 쌓기 시작했다. 작사·작곡·편곡을 비롯해 드럼·피아노·기타 등 악기 연주까지 직접 해낸 믹스테이프 <bcos uwill never b free>를 들은 타일러(Tyler), 더 크리에이터(The Creator)가 러브콜을 보냈다. 이후 그의 정규 4집 <Flower Boy> 피처링하며 대중의 관심을 얻었다. 렉스 오렌지 카운티(Rex Orange Count
2019년 국제음반산업협회(IFPI)가 발표한 ‘세계 음악시장 규모’ 자료에 따르면 미국 음악 시장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2019년에는 34.9%였으며 2021년에는 40%까지 이를 전망이다. 이렇듯 미국 음악 시장은 세계를 주도하며 국내 유명 아이돌들도 미국 진출을 최종 목표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다수 메이저 레이블은 각기 다른 운영 체제에서 오는 실험적 시도와 혁신 음악의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해 산하에 여러 서브레이블을 둬 다양한 음악을 포용하며 가수들을 배출하고 있다. 2020년 주목해야 할 미국의 싱어송라이터를 소개하고자 한다. (사진=지니뮤직) ■ 그레이스 아브람스 (Gracie Abrams) 그레이스 아브람스 (Gracie Abrams)은 1999년생 로스앤젤레스 출신의 싱어송라이터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한 자작곡과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And She Will Miss You’, ‘blue’, ‘i kinda miss you’을 업로드하며 서서히 인지도를 얻다가 이를 본 음반사 Interscope와 정식 계약을 하며 지난해 10월 싱글 'Mean It'으로 데뷔했다. 데뷔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21
뉴욕 기반 인디 그룹 더원츠의 앨범 <컨테이너>는 평화와 조화를 주제로 다룬다. 그의 음악 세계에서는 다양한 메타포와 의인화된 쥐가 등장해 세대 간 어색한 중간지대를 재치있게 묘사한다. 앨범 자켓은 팝아트스럽지만 포스트펑크·신스팝·미니멀 테크노의 다양한 음악적 요소가 융화돼 엣지있는 사운드를 형성한다. 앨범의 시작은 장난기 가득한 곡 '램프(Ramp)'로 시작한다. 혼란스러운 소리 간 불협화음이 양철벽 사이를 때리는 듯한 인상을 풍긴다. 타이틀곡은 그루브가 느껴지는 리듬감과 함께 ‘디페쉬 모드(Depeech Mode)’ 분위기를 갖고 앨범의 심도 있는 복잡성을 강조한다. ‘프런트맨 매디슨 벨딩-반담(Frontman Madison Velding-VanDam)‘의 수많은 페르소나들이 수록곡들 사이사이에서 존재감을 드러낸다. 진지하면서도 낭만적인 무드가 플레이리스트를 장악한다. ’내가 실패자라면 나를 사랑하겠는가‘라는 노골적이고 가슴 아픈 가사는 삶과 음악에 대한 깊은 고민을 느끼게 해준다. 끊임없는 변화에 적응해야만 하는 현실 속 자아의 탐구하는 모습이 음악을 통해 나타난다. 더원츠의 음악 세계는 대담하고 효과적이다. 일반적인 인디 노이즈에서 벗어나
美 싱어송라이터 겸 레코드 프로듀서인 라우브는 인간본성과 삶을 노래한다. 청중은 이를 통해 각자 짊어진 삶을 고민하고 공감한다. 라우브는 제각기 곡이 지닌 관계에 초점을 맞춰 전체적인 앨범을 프로듀싱한다. 초기 발표곡은 라우브를 절망적인 낭만주의자로 보여주지만 이는 일부 단면일 뿐이다. 다양한 표현 속에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잃지 않는 일관성이 돋보인다. 이는 감동을 증폭하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라우브는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종종 음악세계관을 확대한다. ‘애니 마리(Annie Marie)’, ‘알레시아 카라(Alessia Cara)’와 협업에서는 느긋하고 털털한 매력을 선보였다. 카라의 보컬이 라우브와 함께 녹아드는 후렴구는 화려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폴 클라인(Paul Klein)’과의 인연에서도 두 아티스트는 가장 잘하는 것을 마음껏 뽐내는 시너지를 발휘했다. 독특함을 주고받으며 감성의 결을 쌓아간다. 가사에 드러나는 절박함과 공허함은 리스너를 감동시킨다. 이후 라우브는 감성적인 관점보다 사려 깊고 흥미로운 많은 곡을 발표했다. 주제는 가볍지만 묵직한 진정함이 공존한다. 독특한 표현을 가진 영리한 곡으로 진부한 주제에 창의성을 불어넣었다. 허구적인 상황을
레너드 코언은 캐나다 싱어송라이터이자 시인, 소설가 겸 영화배우다. 장르를 넘나들며 예술세계를 펼쳤으며 지난 2016년 생애를 마감하기까지 무수한 히트곡을 만들어 냈다. 특히 지난 1960~70년대에는 소수 싱어송라이터 중에서도 ‘위인’이라 칭송받는 황혼의 거장이기도 했다. 그가 팝 인디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는 이유다. <땡크 포 더 댄스(Thank for the Dance)>는 레너드 코언의 마지막 정규 스튜디오 앨범이다. 인디 뮤지션의 아이콘 이던 그가 마지막 정규 앨범을 냈다는 사실은 쉽게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더 받아들이기 힘든 것은 이 앨범이 최고의 걸작이라는 사실. 30분도 채 안 되는 이 앨범은 마지막까지 흐트러지지 않고 정돈된 완성도 높은 앨범이다.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의 ‘블랙스타(Blackstar)’와는 달리 코언의 앨범은 죽음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악랄한 음악이 아니다. 그저 받아들임, 차분함, 내면의 평화를 노래하는 앨범이다. 코언은 병마와 싸우며 떠나지는 않았지만 고속도로에서 죽음을 받아들였다. 그는 가장 사랑하는 창작물 중 하나인 그의 아들과 후계자인 아담에게 마지막 음악을 맡겼다. 앨범에는 '유 원트 잇
캐나다 출신 래퍼 네임 UL(NAME UL)은 정밀한 리듬감과 비트, 성숙한 스토리텔링으로 예술가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그의 가사는 폭음에 대한 걱정을 드러내거나 명성과 새로운 환경을 탐구하는 등 이색적이다. 이는 리스너에게 음악을 깊게 청취하면서 고민할 기회를 안겨주기도 한다. 네임 UL의 비트는 다소 희박하고 억압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혹평이 아닌 새로운 시도로써의 긍정적인 평가다. 그가 정제된 비트로 랩을 만드는 이유는 스스로의 마음 상태를 대변하기 위해서다. 네임 UL은 생존에 대한 고찰과 본능에 대한 망각을 주제로 다룬다. 이는 정제된 리듬과 곡의 흐름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의 대표곡 ’텅 투게더(Tongue Together)‘는 고된 일상에 순응하는 본성을 비탄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인간의 사회적 무관심도 다룬다. 네임 UL은 주어진 것을 그대로 따르지 않는 예술가의 삶을 음악 코드로 풀어 전개한다. 네임 UL의 음악은 '내가 필요한 것은 시간이 아니다'라는 명제를 내세운다. 이는 그의 음악세계에 가장 가까우면서도 반사적인 개념이다. 빼곡하고 조밀하게 진행되는 리듬감은 전형적인 직장생활의 치열한 경쟁 속 불안감을 드러낸다. 겉으
해외 컨트리 음악은 최근 몇 년간 일종의 ‘르네상스’를 겪었다. 르네상스는 예술의 재생·부활이라는 의미를 가진 문화 부흥 운동이다. 혁신과 실험정신을 거부하며 오랫동안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완고하게 고수했던 뮤지션들이 여기에 참여했다. 이에 따라 음악 시장에는 다양한 컨트리 음악이 화려하게 재등장한다. 비주류 컨트리음악의 부흥을 외치는 움직임에는 장르 간 경계가 없다. 각자의 음악 스타일이 ‘릴나스(Lil Nas)’의 컨트리풍 팝이건, ‘콜터윌(Colter Wall)’의 신전통주의적 음악이건, ‘찰스 크로켓(Charley Crockett)’의 복고풍이건, ‘스터길 심슨(Sturgill Simpson)’의 로키스트 송가이건 관계없다. 그저 무한한 추진력으로 음악 선택지의 다양성을 리스너들에게 선물한다. 아무도 ‘로이 오비슨(Roy Orbison) & 메리 체인(Mary Chain)’이나 ‘조이 디비전(Joy Division)’, 그리고 프린지 마스킹의 퀴어 아이콘인 오어빌 펙보다 전통과 새로운 변화 사이에 전형적인 예시가 될 수는 없다. ‘트리스탄 게트워드(Tristan Gatward)’는 오어빌 펙의 데뷔 앨범인 <쇼 포니>에 대해 “펙이 ‘
생소한 앨범명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카일라 코헨은 독창적인 음색과 음악적 감각으로 리스너들을 사로잡았다. 카일라 코헨의 앨범 <이타스카(Itasca)>에는 그만의 독특한 음악적 색깔이 녹아있다. 팬들은 그의 음악을 “빈곤한 듯 풍부하면서 호화롭고도 검소하다”고 말한다. 복합적인 표현이 디테일을 유지하면서 음악적 명함을 분명하게 드러낸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앙상블은 마치 겨울이 끝나고 사막의 아지랑이가 올라오는 따뜻한 날의 상쾌함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이에 카일라 코헨의 곡은 시적인 관습에서 벗어나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향한다. 마치 산비탈을 흐르는 계곡물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전개다. 도입부에는 화음이 진행되는데 기존 화성법과는 차별화를 둔다. 관습에 얽매이거나 타협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또 코헨의 곡은 지속적으로 음악을 갈망하는 행동 자체를 표현한다. 이를 통해 멜로디는 손에 잡히지 않고 뻗어 나가지만 불협이 아닌 조화를 이뤄낸다. 가사에서도 절실한 갈망과 쉬운 해답과 힘없는 해석에 저항하고 있다. 시적 이미지로 힘을 얻는 노래들은 리스너의 마음을 자극하고 기억 속을 깊이 파고든다. 그의 곡에서는 ‘봄(Spring)’의 자유로운 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