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4일 저축은행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갖고 금융소비자 보호와 건전성 강화를 거듭 강조했다. 이 원장은 저축은행이 서민과 중소기업을 주 고객으로 삼는 만큼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금감원은 이날 서울 마포구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이찬진 원장 주재로 11개 저축은행 CEO 및 저축은행중앙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개최하고, 업계의 지속가능한 발전 방향과 건의사항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저축은행의 주요 고객은 은행 이용이 어려운 서민과 중소기업”이라며 “예금보호 한도가 1억원으로 상향된 만큼, 시장 신뢰 회복과 건실한 성장을 위해 금융소비자 보호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금융소비자 보호 중심의 경영 체계 확립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상품 설계부터 판매, 사후관리까지 모든 단계에서 소비자 관점을 반영할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채무조정요청권과 금리인하요구권 같은 고객 권리도 적극 안내해줄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보이스피싱과 불법 계좌 개설 등 금융범죄와 금융사고에 취약한 저축은행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보안 인프라와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비대면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안면인식 시스템과 안심차단 서비스 등 안전장치를 적극 도입할 것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저축은행이 영세상인과 서민가계의 금융부담완화를 목적으로 설립되었음을 거론하며 본연 역할을 언급했다. 

그는 “과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고위험 부동산대출 위주로 양적 성장과 단기 수익에 치우쳐 건전성이 악화된 측면이 있었다"라고 지적하고 "앞으로 부동산 경기에 편승한 고위험 여신 운용을 지양하고, 지역 서민금융기관으로서 자금공급 역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를 위해 신용평가 역량과 관련 인프라를 확보하고, 비대면 기반 확대와 지역 내 협업 등 영업 기반 강화를 위한 중장기 전략을 수립할 것을 주문했다.

건전성 관리의 중요성도 거듭 강조하며, 올해 상반기 연체율이 하락세로 전환되고 흑자로 돌아선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한편, 대내외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만큼 하반기에도 부실 정리와 충분한 충당금 적립을 통해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해달라고 요청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저축은행 CEO들은 대표 서민금융 기관으로서 포용적 금융 확대와 서민들의 금융애로 해소에 힘쓰겠으며, 부실 PF 정리 등 건전성 개선 추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비대면 거래 확대에 따른 경쟁 격화와 신성장 동력 약화 등 경영상 어려움을 토로하며, 금융당국의 정책적 지원과 제도적 환경 조성을 요청했다.

금감원은 이번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을 향후 감독·검사업무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이찬진 원장은 “저축은행이 금융소비자 보호를 경영의 핵심 가치로 내세우고 건전성을 탄탄히 관리한다면 다시 도약의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