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평균 지면온도와 최저기온 상승이 어린이 주요 질환 진료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이하 연구소)는 지난 2010년부터 2023년까지 14년간 국민건강보험공단 0~14세 어린이 진료 내역 중 5~9월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기상 요인과 어린이 질병 발생 특성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일 전했다.
연구소는 어린이 장염과 식중독, 구내염 등의 감염성 및 기생충성 질환은 지면온도와 관련성이 높았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평균 지면온도가 1℃ 오를 때 진료 건수가 약 4%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평균 지면온도가 약 25℃ 이상일 때 진료 건수가 급증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연구소 측은 부연했다. 지면온도 상승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병원성 미생물의 생존과 증식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 감염병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신장이 작고 지면 가까이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많은 어린이는 지면에서 발생하는 열과 먼지 등 오염물질에 더 쉽게 노출돼 감염성 질환에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 있다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피부 및 눈 질환은 최저기온 상승 시 진료 건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연구소는 전했다. 평균 최저기온 1℃ 상승 시 피부 질환은 약 2.5%, 눈 질환은 약 1.4%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평균 최저기온이 약 20℃ 이상일 때 피부와 눈 질환의 진료가 급증하는 양상이 보였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어린이는 성인에 비해 체온 조절 능력이 미숙하기 때문에 밤에도 고온이 지속될 경우 수면의 질이 저하되고 면역력이 약화되어 피부나 눈 등 외부 자극에 민감한 부위에서 염증 및 자극성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낮 동안의 폭염뿐 아니라 열대야와 같은 밤 기온의 지속적인 고온 환경이 어린이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소전했다.
실제 2023년 여름철(5~9월) 어린이 전체 진료 건수는 약 85만 건으로, 최근 14년간 평균치인 약 73만 건을 크게 웃돌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연도별 어린이 인구 수를 반영한 어린이 10만명당 진료 건수는 2023년 1만5002건으로, 14년간 평균(1만694건) 대비 약 40.3% 증가해 어린이 인구가 줄어드는 추세 속에서도 실제 진료 수요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폭염일(일 최고 체감기온 33℃ 이상) 진료 건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일의 하루 평균 진료 건수는 비폭염일보다 36.7% 더 많았다.
특히 폭염일의 진료 중 호흡기 질환이 전체의 54.7%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진료 비중을 보였다. 이는 냉방 기기의 장시간 사용과 실내외 온도 차이 등 냉방 환경이 어린이 호흡기 건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연구소는 해석했다.
폭염일 연령대별 질환 양상도 다르게 나타났다. 0~4세는 전체 진료의 약 69%가 호흡기 질환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고 5~9세 역시 호흡기 질환 비중이 60.6%로 나타났다
10~14세의 경우 호흡기 질환 비중이 39.1%로 크게 줄어든 반면, 눈 질환(16.7%), 외상(14.1%), 피부 질환(12.6%)의 비중이 증가했다.
연구소는 폭염 시기 어린이 건강에 보다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저연령대는 실내 내방 환경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열대야 등 밤 기온 상승 시에는 충분한 수면과 회복을 위한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