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션의 기회균등] 네이버 바이브 ‘내돈내듣’ 참여와 지지가 절실한 이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인플루언서 업계에 ‘내돈내산(내 돈으로 내가 산)’이 있다면 음원 시장에는 ‘내돈내듣(내 돈은 내가 듣는 아티스트에게)이 있다.


네이버 바이브(NAVER VIBE)가 추진하는 ‘내돈내듣’ 음원 정산 시스템은 음원 수익 분배의 고질적인 불공정성을 타파하려는 취지에서 기획된 캠페인이다.


음원 스트리밍 업계 후발주자인 네이버 바이브는 국내 최초로 ‘인별정산’ 방식인 ‘VPS(VIBE Payment System)’를 도입했다.

 

■ 한계성 명확한 비례 배분제 정산

 

기존 음원 업계의 비례 배분제 정산은 전체 이용자가 지불한 모든 금액을 합산하고 곡별 재생횟수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방식이다. 즉, 음악을 몇 번 재생했는지가 곡당 단가를 좌우하기 때문에 의도적 반복 재생인 ‘음원 사재기’를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구조라면 이용자들이 듣지 않은 음원에도 본인의 사용료가 가게 된다. 점유율이 1등인 뮤지션에게는 무조건 1등 몫의 수익금이 돌아가기 때문이다.


세계 6위 규모인 국내 음악 시장에서 노래는 음반이 아닌 음원과 스트리밍으로 소비된다. 이는 스트리밍 플랫폼인 음원사이트가 절대적인 장악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에 수익배분의 공정성 문제는 음원시장의 초기부터 대두돼 왔다. 곡 자체를 창작한 음원관리사보다 플랫폼, 유통사 등 사업자가 가져가는 ‘불로소득’이 월등했기 때문이다. 


물론 꾸준한 개선으로 음원 권리사의 몫이 65%까지 신장되기는 했다. 하지만 권리사의 수익을 결정하는 스트리밍 플랫폼의 수익분배 계산법은 기존 방식을 고수해 왔다. 이 같은 현행 비례 배분제 정산에서는 상위권 랭크에만 수익이 몰린다. 이는 빈익빈 부익부를 부추기는 ‘몰아주기’식 분배다.

 

 

 

■ 바이브의 혁신 '인별정산'


반면 네이버 바이브가 도입하는 인별정산은 개인 이용자 지출 금액을 개인 월별 재생수로 나눠 곡당 단가를 설정한다. 이를 개인 재생횟수에 곱해 지급하는 방식이다. 즉, 이용자가 지불한 음원 사용료는 이용자가 들은 음원 안에서만 정산이 이뤄진다. 그야말로 ‘내돈내듣’이다. 특정 가수의 노래만 들으면 리스너의 요금이 해당 가수에게 돌아가는 셈이다. 이는 음원 사재기와 같은 악용 사례를 근절할 수 있는 방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바이브의 내돈내듣이 가져올 순기능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이용자는 자신의 이용 요금이 어떤 아티스트에게 전달됐는지 투명하게 확인한다. 또 대형 기획사에 밀려 수익이 없다시피 한 비주류 장르 음악가에게도 기회가 생긴다. 인디 가수들에게도 팬들의 응원이 직접 전달되는 구조다. 이는 건강한 창작활동으로 이어진다. 또 이 같은 수익의 공정분배는 음악 산업 생태계 재조성의 초석이 될 전망이다.

 

■ '내돈내듣' 정산, 7080·인디는 상승 악용 사례는 하락


최근 이뤄진 바이브 내돈내듣 첫 정산에서는 역주행 음악이 인기를 끌었으며 최대 40% 수익이 증가한 사례도 나왔다. 특히 7080세대 음악이나 인디밴드 노래 등이 인기를 끌었다.


반면 반복적인 스트리밍으로 인당 재생 횟수가 비정상적으로 감지된 음원의 수익은 감소했다. 또 자장가, 태교, 동요 등 일반명사를 뮤지션 명으로 등록하는 등 AI 추천 시스템을 악용한 사례에 대해서는 정산 금액이 큰 폭 감소했다.


이처럼 네이버의 신(新)정산 시스템은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면서 실효성을 입증했지만 아직은 시작 단계다. 음원 및 유통업체, 저작권단체와 유관 기관 등 협의를 거쳐야 하는 문제도 남아 있다. 음원 업계는 이미 공룡 기업들 간 이해관계가 얽힌 분야며, ‘계란으로 바위치는 격’의 무모한 도전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분명한 것은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시도라는 점이다. 또 새 정산 시스템의 도입분야 확대와 안착을 위해서는 시뮬레이션 고도화를 통한 우려 잠식과 뮤시션들의 적극적인 참여, 또 다른 플랫폼들의 지지와 협업이 절실하다. 아직까지는 바이브만의 싸움이라는 점이 아쉽다.


추천 비추천
추천
0명
0%
비추천
0명
0%

총 0명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