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계 "공연 취소만이 애도의 방식아냐"…음악으로 위로와 애도 가능

[라온신문 안광일 기자] 지난 29일 일어난 이태원 참사로 인해 대한민국이 큰 슬픔에 잠긴 가운데 대중음악계가 공연을 취소하거나 미루면서 애도를 표하고 있다.

 

가수 이문세는 11월 4~5일 예정이었던 2022 THEATRE LEEMOONSAE 당진 공연을 취소했고, 백지영은 5일 진행 예정이었던 백지영의 전국투어 콘서트 ‘GO BAEK(고백)’ 청주 공연을 취소했고, 가수 노을도 5일 예고된 콘서트를 취소했다.
 

공연이 내년으로 미뤄진 경우도 있다. 5일 예정됐던 Mnet ‘스트릿맨파이터’ 서울 콘서트는 내년 1월 7일부터 8일로 변경됐고, 코요태는 2022 코요태 콘서트 투어 'LET's KOYOTE!' 서울 공연을 오는 2023년 1월 7일(토요일)과 8일(일요일)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이처럼 대중음악계가 공연 취소 변경을 통해 애도를 표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공연을 취소하는 것만이 애도의 방식이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지난 1일 싱어송라이터 정원영은 자신의 SNS에 “모든 공연을 다 취소해야하나요. 음악만한 위로와 애도가 있을까요”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싱어송라이터 김사월도 SNS를 통해 3일 예정이었던 ‘내 가수의 애창곡’ 공연을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밝히면서 “우리들의 노래를 통해서 서로를 위로하고 보살필 수 있기를 기도하겠다”라며 “희생자분들과 그의 가족, 지인들에게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고 전했다.

 

 

싱어송라이터 생각의 여름(박종현)도 자신의 공연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전하면서 “예나 지금이나 국가기관이 보기에는 예술일이 유흥, 여흥의 동의어인가 보다. 관에서 예술 관련 행사들(만)을 애도라는 이름으로 일괄적으로 닫는 것을 보고, 주어진 연행을 더더욱 예정대로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밝혔다.

 

특히 "공연이 업인 이들에게는 공연하지 않기 뿐 아니라 공연하기도 애도의 방식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신 그는 공연에 애도의 뜻을 담기 위해 "하기로 했던 레퍼토리를 다시 생각하고 매만져본다. 무슨 이야기를 관객에게 할까 한번 더 생각하여 본다"라며 "그것이 내가 선택한 방식"이라고 전했다.

 

생각의 여름이 쓴 글을 SNS를 통해 공유한 배순탁 음악평론가는 "언제나 대중음악이 가장 먼저 금기시되는 나라. 슬플 때 음악으로 위로받는다고 말하지나 말던가. 애도의 방식은 우리 각자 모두 다르다. 다른 게 당연하다. 방식마저 강요하지 말기를 바란다"며 공감의 뜻을 표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유독 길고 어두운 침체기를 마주했던 공연업계는 이제 겨우 살아나고 있었다. 공연이 생계인 이들에게 애도를 빌미로 공연을 막는 것은 생계를 또 다시 끊는 것과 마찬가지일 터. 애도하는 방식은 국가가 정하는 것이 아니다. 공연을 통해 슬픔을 나누는 가수도, 마이크를 잠시 내려놓는 가수도 이태원 참사로 인한 슬픔과 안타까움을 느끼고 애도의 마음은 크고 작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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