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한파에 실수요자 속탄다…은행들 잇단 주담대·전세대출 중단

국민은행, 비대면 22일·대면 24일부터 주택 구입용 주담대 신규 접수 중단
하나은행, 25일부터 대면 창구 통한 신규 주담대와 전세대출 접수 중단

 

연말을 앞두고 주요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창구를 잇따라 걸어 잠그고 있다.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총량 관리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물론 전세자금대출까지 중단하는 사례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 전셋값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실수요자들의 주거 자금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오는 22일부터 비대면 채널, 24일부터는 영업점 창구에서 올해 실행 예정인 주택 구입용 주담대 신규 접수를 중단하기로 했다. 타행대환 대출(주담대·전세·신용대출)과 ‘KB스타 신용대출Ⅰ·Ⅱ’도 이날부터 신규 접수가 제한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연말 가계여신 포트폴리오의 적정성 유지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주담대와 전세대출은 예외적으로 신청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도 오는 25일부터 연말까지 대면 창구를 통한 신규 주담대와 전세대출 접수를 전면 중단한다. 이미 지난 12일부터는 비대면 전세대출 접수도 닫은 상태다. 금융당국이 전세자금대출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반영하도록 하면서, 사실상 비대면·대면 모두 막힌 셈이다. 다만 내년 이후 실행되는 대출 신청은 정상 접수 중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금융당국이 올해 하반기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종전의 절반 수준으로 줄인 데 따른 것이다. 당국은 목표를 초과한 은행에는 내년 대출 한도를 감축하는 페널티를 부과할 방침이며, 이에 따라 은행들이 연말 총량 맞추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다른 주요 은행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신한·농협·우리은행 등은 이미 대출 모집인을 통한 신규 가계대출 접수를 중단했으며, 우리은행은 이달부터 모든 영업점의 주담대 등 가계대출 한도를 월 10억 원으로 제한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말에는 통상적으로 총량 관리를 강화하지만, 올해는 한도 여유가 거의 없어 예년보다 더 타이트한 분위기”라고 전했다.은행권의 대출 억제 영향으로 주담대 증가세는 눈에 띄게 둔화됐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이달 13일 기준 610조6764억 원으로, 전월 대비 293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금융권에선 2021년 말 대출 총량 규제로 대출 창구가 일시적으로 닫혔던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연말 실수요자들의 자금 조달 난관은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추천 비추천
추천
0명
0%
비추천
0명
0%

총 0명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