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 매입 중단 12년째..."당분간 매입 계획 없다"

이창용 한은 총재,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답변

 

국내외 금값이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한국은행은 2013년 이후 12년째 금 매입을 중단하며 변함없는 보유량을 유지하고 있다.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외환보유액이 줄어드는 국면에서는 자산 배분을 적극 조정하기 어렵다며, 단기적으로 금 매입 계획이 없음을 공식 확인했다.

 

이 총재는 더불어민주당 안도걸 의원 질의에 “최근 3년간 외환시장 개입으로 외환보유액이 감소하는 국면이었다”라며 “외환보유액이 확대되는 국면으로 전환될 경우 자산 배분 전략을 고민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금 가격은 달러의 안전자산 위치 변화와 관련돼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다른 질의에서도 “외환보유액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우며, 단기적으로는 금 보유 확대 계획이 없다”라고 말했다.

 

한은은 2011년 7월부터 2013년 2월 사이 약 90톤의 금을 온스당 평균 1,628달러에 매입했다. 당시 금값 하락으로 인해 평가손실 약 1조 5500억원이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2013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강한 질타를 받았다. 이후 매입 중단 기조가 이어지고 있으며, 현재 한은의 금 보유량은 104.4톤(외환보유액의 약 1.2%)으로 세계 38위이며, 전체 외환보유액 대비 비중도 2% 내외에 머물고 있다.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최근 몇 년간 금 매입을 늘리는 추세다. 세계금위원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68개국 중앙은행 중 69%가 향후 5년 내 금 보유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미국은 전체 외환보유액에서 금이 75%를 차지하며 8134톤 이상의 금을 보유한 세계 최대 금 보유국이다.

 

이 총재는 “달러 중심 안전자산 위상 변화에 주목하고 있으며, 금은 이자와 배당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신중한 유동성 관리가 필요하다”라며 “외환보유액이 다시 안정적으로 확대되는 시기가 온다면 중장기적으로 금 보유 확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총재는 이날 국감에서 부동산 관련 질의에 대해 “한국은행은 유동성을 늘려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통화정책은 물가와 금융안정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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