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한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6월 들어 되레 대출금리 인상

5월 주담대 6조원 급증, 대출수요 ‘폭발’ 영향
NH농협은행, 수도권 유주택자 주담대 제한 등 대출 문턱 강화

 

한국은행이 지난달 29일 기준금리를 연 2.5%로 0.25%포인트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은행들은 6월 들어 오히려 대출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이는 최근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대출수요가 급증한 데 따라 은행들이 대출 증가 속도를 조절하기 위한 조치로 보이지만, 실수요자 등 대출을 받으려는 고객들의 불만은 점점 커지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4일부터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17%포인트 인상했다. 우리은행도 지난 1일 변동금리형 및 주기형(5년)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06%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 역시 지난 2일부터 아파트담보대출 고정·변동형 가산금리를 0.29%포인트 일괄 인상했다.

 

이에 따라 3% 중반대던 금리는 3% 하반대로 상승했다. 아울러 전세대출 변동형 상품의 가산금리도 0.34%포인트 인상했다.

 

여기에 더해 NH농협은행은 가계대출 문턱을 한층 더 높이기로 했다. NH농협은행은 오는 9일부터 수도권 소재 1주택 이상 차주의 주택구입자금 대출 취급을 일시적으로 제한한다. 이는 지난해 9월부터 시행해온 수도권 2주택 이상 차주에 대한 대출 제한을 더욱 강화한 조치다.

 

“실수요자 지원을 위한 안정적인 가계대출 총량 관리 차원에서 대출 조건을 변동한 것”이라는 게 NH농협은행 측의 설명이다. 또한 NH농협은행은 최근 대면 전세자금대출의 타행 대환 취급도 일시적으로 제한했다. 지난 2일부터는 다른 은행에서 넘어오는 전세대출 갈아타기(대환)를 받지 않고 있다.

 

은행들의 이 같은 조치의 배경에는 지난 5월 한 달 동안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이 6조원 넘게 급증한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5월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말보다 6조원 가까이 늘어 7개월 만에 최대폭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월말 실행이 집중되는 경향을 감안하면, 실제 증가액은 6조원을 훌쩍 넘었을 전망이다..

 

대출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배경에는 7월부터 시행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 전 ‘막차 수요’가 몰린 영향이 크다. 여기에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와 추가 금리 인하 전망, 증시 호조에 따른 신용대출 수요까지 겹치면서 가계대출이 넉 달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DSR 규제 시행 전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와 집값 상승 기대가 겹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대출이 급증했다”라며 “대출 증가 속도 관리 차원에서 대출금리 인상 조치가 불가피했다”라고 설명했다.

 

대출금리 인상과 대출 조건 강화에도 불구하고 대출수요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자, 금융당국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추가적인 ‘핀셋 규제’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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