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크게 내린 은행들, 대출금리는 뒤늦게 '찔금' 인하

1년 사이 예금금리는 0.6%포인트 가량 인하
대출금리는 0.2~0.3%포인트 수준 내릴 방침

 

주요 시중은행들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대출금리를 잇따라 낮추고 있다. 그러나 예금금리 인하 폭에 비해 대출금리 인하 폭은 상대적으로 작아 '찔금 인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달 28일부터 주택담보대출 5년 변동(주기형) 상품의 가산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또한 3월 초부터 개인신용대출 상품의 금리를 0.2%포인트 낮추고, 중소기업 대출 금리 인하 전결권도 0.3%포인트 확대했다.

 

KB국민은행은 은행채 5년물 금리를 지표로 삼는 가계대출 상품의 금리를 0.08%포인트 낮췄다. 신한은행도 이번 주 가계대출 상품의 가산금리를 최대 0.2%포인트 정도 낮출 예정이다.

 

NH농협은행은 오는 6일부터 비대면 주택담보대출과 개인신용대출 금리를 인하한다. 주택담보대출 중 주기형 상품은 0.20%포인트, 변동형 상품은 0.30%포인트 각각 인하하며, 신용대출 금리는 0.30~0.40%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지난해 10월과 11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후 대출금리 인하에 미온적이던 은행권이 뒤늦게 움직인 건 금융당국 압박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달 24일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대출금리도 가격이기 때문에 시장원리는 작동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이제는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할 때가 된 것 같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은행들은 이번 금리 인하가 경제성장률 하락이 가시화된 상황에서 자영업자와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계 일각에선 은행들의 이 같은 대출금리 인하가 “생색내기 아니냐”는 시선도 보내고 있다. 실제 그 동안 예금금리를 큰 폭으로 내렸던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하폭은 미미한 모습을 보이고 잇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의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는 2024년 1월 연 3.65%였지만 2025년 1월엔 연 3.06%로 약 0.6%포인트 가량 하락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4.68%에서 4.65%로 거의 변하지 않았다.

 

이로인해 한은의 세 차례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들의 예대금리차(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가 2년 반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에서 취급한 가계 대출의 1월 예대금리차는 1.29~1.46%포인트로 집계됐다. 이는 은행들이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하락분을 예금금리에 더 빠르게 반영한 반면 대출금리는 상대적으로 덜 내린 결과에 따른 것이다.

 

은행 고객 A씨는 "은행들이 대외적으로 상생금융을 외치면서 속으로는 가계와 중소기업들의 주머니를 쥐어짜는 행태를 보이는 한 '이자장사', '잇속 챙기기'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따갑게 질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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