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온신문 안광일 기자] 국내에는 유독 ‘리메이크’ 앨범이 많다.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빌려 표현하자면 가성비가 좋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매일 많은 곡이 만들어지는데 이제 새로운 멜로디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가수나 대중들 모두 하고 있을 터이고 이에 과거 사랑을 받았던 곡을 후배 가수들이 리메이크해 선보이면 원곡의 가수의 팬은 물론이고 후배 가수의 팬들까지 모두 들어볼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기에 그동안 가요계에는 원곡에 대한 분석도 없이 음악은 그대로, 가수의 이름만 교체돼 ‘재탕’에 머무르는 곡들 또한 수없이 존재해 왔다. 음반 시장의 불황을 극복하자는 취지에서 상업적으로 접근한 리메이크가 힘을 잃게 된 요즘, 리메이크는 인기를 보장해 주는 도구가 아닌 진정성이 담긴 작업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발매한 dosii의 ‘반향’은 앞서 언급한 진정성이 담긴 리메이크 앨범으로 손꼽힌다. 이들은 1980년대부터 1990년대에 발매됐던 곡 중 5곡을 리메이크했는데 ‘그 시절’을 떠올리게 만드는 아련한 시티팝적인 요소가 들어간 편곡을 통해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명곡의 느낌을 잘 살린 앨범이 탄생했다. dosii는 인디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남녀
[라온신문 김혜련 기자] 타고난 목소리부터 짙은 감성을 자랑하는 뮤지션들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검정치마, 카더가든, 혁오 등이 그 결을 함께 한다. 한동안 이들과 같은 감성을 지닌 뮤지션을 발견하지 못했는데 몇 년 전 드라마 ‘www 검색어를 입력하세요’를 보던 중에 나온 삽입곡을 듣고는 이 뮤지션도 이들과 같은 결이라고 곧장 생각했다. 바로 ‘오존’(O3ohn)이었다. 그는 이미 인디 씬에서는 꽤 주목받고 있는 싱어송라이터였다. 오존은 기타리스트로서 음악계에 처음 발을 들였다. 개성파 뮤지션인 신세아의 크루 'Xin Seha and The Town'의 기타리스트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2016년 첫 솔로 EP ‘O’를 발매하며 본격적인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잇따라 발매한 싱글 앨범 ‘kalt’까지 내는 음악마다 오존 특유의 감성이 제대로 통했다. 신인 뮤지션임에도 불구하고 2017년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뷰티풀 민트라이프, 어반 뮤직 페스티벌, 네이버 온스테이지 라이브 등 유수의 페스티벌 무대에 이름을 올린다. 신스팝을 비롯해 포크, 알앤비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싱어송라이터로 사랑받으며 앞서 언급한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OST의
'시도의 아이콘' 한희정은 해당 앨범에서도 범상치 않은 콘셉트를 선보였다. <두 개가 나> 앨범 커버 디자인에서 보이는 일러스트는 한 몸에서 나오는 두 개의 자아를 표현하고 있다. 가느다란 곡선으로 표현된 무표정한 모습이 온화한 듯 차가운 분위기의 일러스트 속 여성 이미지다. 이는 마치 진성이 아닌 매력적인 가성으로 무게감이 느껴지면서도 가볍고, 무심한 듯 촉촉한 음색을 가진 한희정의 목소리와 같은 느낌이 든다. 1번 트랙 ‘비유’는 개성 넘치는 실력파 보컬리스트 김사월이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두 사람의 목소리가 마치 하나인 듯 넘치는 하모니를 자랑하다가 다시 두 개가 된다. 두 갈래의 목소리는 각자 상반되는 개념을 이야기하다가 다시 합쳐져 또 다른 조화를 만든다. 한마디 말로 참 오묘하고 절묘하다. 의도적이지 않게 발견되는 어떤 찰나의 순간을 표현한다. 두 사람이 주고받는 하모니는 분열감을 표현하면서 극적인 찰나의 존재에 신빙성을 더한다. 웅장한 저음으로 시작되는 곡 ‘걱정’은 이아립이 매력적인 중저음 보컬피처링으로 한희정과 호흡을 맞췄다. 걱정되면서 안심하는 이중적이고 규정할 수 없는 순간순간의 마음을 두 보이스가 환상적인 화음으로 표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