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음악에서 찾는 국악 대중화의 성공코드

새로운 국악 생태계 개척을 위한 틈새찾기

 

[라온신문 안광일 기자] 음악과 공간은 상호보완하며 문화 정체성을 만들어낸다. 음악이 한 지역의 정체성을 만들고, 지역의 정체성이 곧 소리의 정체성을 지칭한다.

 

우리나라에서 공간과 음악의 상징적 상호작용이 이뤄진 대표적 사례는 '홍대'와 '인디음악'이다. 인디음악은 1990년 중후반에 등장한 한국 대중음악의 중요한 장르적 유형으로 이를 둘러싼 광범위한 문화적 실천 등을 통해 독자적이고 독립적인 역할을 맡아왔다.

 

홍대라는 공간에서의 음악은 단순히 음악으로서만이 아니라 정체성을 만들고 실제적인 공동체를 형성하는 데 구심점의 역할을 한다는 점을 증명해왔다. 실제로 홍대는 소리, 노래, 음악적 기억을 통해 이를 소비하는 세대를 강한 유대로 묶어줌으로써 공동체성을 지닌 상징적 장소가 됐다.

 

지역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근대 이후의 최근까지도 국악 역시 홍대의 인디음악과 같은 선상에 위치했다. 하지만 오늘날의 국악은 더이상 대중의 삶에 가깝지 못하다. 인디음악이 겪어온 경험을 토대로 국악의 대중적 확산의 방향과 방법을 모색해볼 순 없을까. 척박한 자본중심의 시장에서도 생존과 지속 가능성을 찾는 묵직한 의미를 갖는 시도들이 분명 있었다.

 

인디음악은 '인디펜던트 음악(Independent music)'의 줄임말로 말 그대로 독립음악을 뜻한다. 여기서 독립이란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한 상업적 주류음악 시스템으로부터의 독립을 가리킨다. 영세한 유통망과 홍보력을 감수하고 창작의 자유를 보장받을 수 있는 독립 레이블에서 활동하려는 움직임이 인디의 흐름이다. 이러한 인디음악의 성공의 기저에는 꾸준히 담론을 제시하고 생성해 온 문화평론가와 지면의 도움도 있었다.

 

인디음악의 성공은 일부 마니아층에 한정돼 있던 소비층의 외연을 크게 확장하면서 그 위상을 주류음악과 대등하게 끌어올리는 데 있다. 국악의 대중적 확산에서 인디음악의 사례가 중요한 이유는 가장 본질적 문제라할 수 있는 음악의 시대적 존재가치에 있어 분명한 시사점이 있기 때문이다.

 

인디음악의 성공은 그들이 하는 음악 양식이 주효했다기 보다 음악으로 상징되는 내적요소인 ‘독립성’과 ‘시대정신’에 있다. 이 두가지야 말로 국악 생태계 개척의 본질이고 생명력이라 할 수 있다. 인디음악의 성공을 거울삼아 국악의 대중화를 위한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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