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션의 기회균등] 끊임없는 '음원사재기' 논란

[라온신문 김소민 기자] 국내 대중음악 시장에 또 다시 음원사재기 논란이 불고 있다.

 

 

지난 1일 트로트 가수 영탁의 소속사 밀라그로 대표 이 씨는 음원사재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 씨는 2018년 10월 21일 발매곡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음원 순위를 높이기 위해 마케팅 업자로 소개받은 A씨에게 음원 사재기를 의뢰하고 3천만 원을 지급한 혐의를 받는다.

 

대중음악계에 사재기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9년 그룹 블락비의 멤버였던 박경이 선후배 가수 실명을 거론하며 관련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박경은 주요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오른 선배 그룹과 솔로 가수 등 6팀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이들처럼 음원 사재기 좀 하고 싶다”는 글을 자신의 SNS에 남겼다.

 

이 후 ‘그것이 알고싶다’ 등 여러 시사 프로그램에서도 해당 문제를 다뤘으며 일부 가수들이 ‘음원 사재기’라는 방식을 통해 마케팅을 하고 있다는 것이 기정사실화 됐다.

 

 

음원 사재기란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 혹은 음원이 실시간 차트 정상에 지속적으로 위치해 있길 바라고 보다 널리 인지도를 확보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생긴 현상을 말한다.

 

이것은 팬덤(Fandom)이 인위적인 방법을 이용해 반복적으로 재생시켜놓거나, 다운로드하는 것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 단순한 팬덤 현상이 아니라 소속 가수로부터 발생하는 수익창출과 인지도 확보를 위해 기획사에서도 여지없이 행해지는 불공정 행위를 말한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서 새로운 음반을 발매하는 아티스트들은 음반을 홍보할 기회가 축소됐고 대중들은 다양한 음악을 접할 기회가 줄어든다. 특히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된 인디 신은 노출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국내 음악차트는 온라인 음원 차트에 많은 비중을 두고 순위를 정한다. 하지만 사재기 현상이 온라인 음원시장에 확산되면서 국내 음악차트는 사실상 무의미해졌다.

 

음악 방송 프로그램의 차트 순위 제도 집계방식 또한 온라인 음원 사이트의 실시간차트 순위에 많은 비중을 두고 순위를 지정하게 된다. 또 다른 악영향 중의 하나는 문화상품인 음악의 생존 기간, 즉 라이프 사이클을 급속히 줄여놓았다는 점이다.

 

음악업계는 음악성보다는 ‘이슈’를 신속히 생산해내기 위해 디지털 싱글과 같이 빈번한 발매 방식으로 변화됐다.가령 한 아티스트의 앨범을 디지털 싱글로 나눠 시간차를 두고 음원을 공개한다. 스토리적인 발매는 다음 디지털싱글을 기다리게 하는 궁금증을 유발시키며 차트 순위를 독점 하는 방법이다. 이렇듯 메이저 기획사들은 음원 사재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치밀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인디씬에서는 마케팅 산업에 대응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법률적 방안을 마련해 불공정 거래나 행위 등을 제한해야 한다. 특히 온라인 실시간차트를 중심으로 순위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공연 횟수, 공연의 관객 수, 라디오 전파 횟수 등 다양한 방법을 결합해 집계를 내는 순위제도 개선이 인디음악 활성화에 많은 영향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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