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인디] 영화관 떼창 끌어낸 ‘보헤미안 랩소디’

 

 

[라온신문 김소민 기자] 전설적인 록밴드 퀸(Queen)의 보컬인 프레디 머큐리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는 2018년 개봉했다. 퀸은 1970~80년대 전 세계에서 최고 인기를 구가한 록 밴드였으며 무수한 히트곡을 남겼다.

 

퀸의 음악은 프레디 머큐리의 탁월한 보컬, 그 보컬이 이끄는 여러 겹의 보컬 하모니, 그를 뒷받침하는 독특한 톤의 기타 사운드, 록 밴드치고는 상당히 멜로디 중심적이라는 점 등을 특징으로 하는 상당히 독자적인 음악 세계를 보여줬다. ‘위 윌 록 유(We Will Rock You)’와 ‘위 아 더 챔피언스(We Are the Champions)’는 오늘날에도 대형 경기장에서 울려 퍼지는 이른바 록 음악의 송가로 꼽힌다.

 

퀸의 대표곡인 ‘보헤미안 랩소디’는 팝 음악으로서는 드물게도 6분이 넘는 곡으로 변화무쌍하고 극적인 구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영화에서는 프레디 머큐리의 목소리를 여러 번 덧씌워서 녹음하는 기법 등 당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던 멀티트랙 녹음 같은 스튜디오 기술을 적극 활용해 이 곡을 녹음한 과정을 흥미롭게 묘사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는 1970~80년대 주옥같은 퀸 히트곡들이 영화 내내 흐른다. ‘보헤미안 랩소디’를 비롯해 20곡이 넘는다. 이는 왕년의 록 음악을 즐겨 듣던 중장년 층의 향수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과거 음악을 듣는 유일한 매개체였던 라디오에서는 팝 음악이 주로 흘러나왔고 너나 할 것 없이 팝 음악을 들었던 시대였기에 퀸 음악을 즐겨 들었던 추억의 시간 여행을 다녀온 듯한 느낌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퀸의 대표곡 ‘보헤미안 랩소디’가 한국에서 갖는 위상은 독특하다고 할 수 있다. 이 노래는 금지곡으로 묶여 당대에는 음반이나 방송을 통해 접할 수 없었다. 그러나 한국에서 퀸의 인기가 특히 높았기 때문에, 이 세대는 어떤 경로로든 이 곡을 접했을 것이고 그런 점에서 퀸, 프레디 머큐리, 보헤미안 랩소디라는 상징 기호가 다른 나라가 아닌 한국이라는 시공간에서 공명하는 특유의 방식이 드러난다.

 

여러 한국 중장년에게 이 노래는 단지 좋은 노래가 아니라, 듣고 싶었지만 잘 들을 수 없었던, 그런 시대에 얽힌 복잡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노래다. 오늘날 케이팝,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가 사랑받으며 록이 한풀 꺾이면서 그 세대들은 이 영화를 보면서 사라져가는 소중한 젊음을 추억하는 하나의 방식이었을 것이다.

 

또한 2030세대에게는 ‘보헤미안 랩소디’가 음악 영화라는 점이 인기로 이어진 요인으로 손꼽힌다. 그동한 한국에서는 음악 영화가 큰 흥행을 불러일으켰는데, ‘비긴어게인’, ‘라라랜드’ 등 대부분이 수백만 관객을 동원했다.

 

아울러 ‘보헤미안 랩소디’의 싱어롱 상영 방식 또한 흥행의 큰 요인이 됐다. 싱어롱 상영이란 옆 사람의 눈치를 안보고 목청껏 노래하고 박수칠 수 있는 방식으로 관객이 문화 콘텐츠의 수동적 관람객이 아니라 적극적 참여자가 된다. 외국 뮤지션들의 내한 공연으로 완벽하게 준비된 한국 관객들은 후반 20분 동안의 라이브 에이드에서 떼창을 선보이며 축제처럼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영화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한국에서 퀸의 나라 영국을 넘어 1위인 미국 다음의 흥행 성적을 냈다. 2018년 10월 31일 개봉 이래 누적 관객수는 2019년 4월 23일 공식 마감까지 약 6개월 동안 994만 8386명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한국개봉 영화 박스오피스 24위, 외국영화 순위로는 6위에 해당한다.


추천 비추천
추천
0명
0%
비추천
0명
0%

총 0명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