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컨트리 음악은 최근 몇 년간 일종의 ‘르네상스’를 겪었다. 르네상스는 예술의 재생·부활이라는 의미를 가진 문화 부흥 운동이다. 혁신과 실험정신을 거부하며 오랫동안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완고하게 고수했던 뮤지션들이 여기에 참여했다. 이에 따라 음악 시장에는 다양한 컨트리 음악이 화려하게 재등장한다. 비주류 컨트리음악의 부흥을 외치는 움직임에는 장르 간 경계가 없다. 각자의 음악 스타일이 ‘릴나스(Lil Nas)’의 컨트리풍 팝이건, ‘콜터윌(Colter Wall)’의 신전통주의적 음악이건, ‘찰스 크로켓(Charley Crockett)’의 복고풍이건, ‘스터길 심슨(Sturgill Simpson)’의 로키스트 송가이건 관계없다. 그저 무한한 추진력으로 음악 선택지의 다양성을 리스너들에게 선물한다. 아무도 ‘로이 오비슨(Roy Orbison) & 메리 체인(Mary Chain)’이나 ‘조이 디비전(Joy Division)’, 그리고 프린지 마스킹의 퀴어 아이콘인 오어빌 펙보다 전통과 새로운 변화 사이에 전형적인 예시가 될 수는 없다. ‘트리스탄 게트워드(Tristan Gatward)’는 오어빌 펙의 데뷔 앨범인 <쇼 포니>에 대해 “펙이 ‘
생소한 앨범명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카일라 코헨은 독창적인 음색과 음악적 감각으로 리스너들을 사로잡았다. 카일라 코헨의 앨범 <이타스카(Itasca)>에는 그만의 독특한 음악적 색깔이 녹아있다. 팬들은 그의 음악을 “빈곤한 듯 풍부하면서 호화롭고도 검소하다”고 말한다. 복합적인 표현이 디테일을 유지하면서 음악적 명함을 분명하게 드러낸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앙상블은 마치 겨울이 끝나고 사막의 아지랑이가 올라오는 따뜻한 날의 상쾌함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이에 카일라 코헨의 곡은 시적인 관습에서 벗어나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향한다. 마치 산비탈을 흐르는 계곡물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전개다. 도입부에는 화음이 진행되는데 기존 화성법과는 차별화를 둔다. 관습에 얽매이거나 타협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또 코헨의 곡은 지속적으로 음악을 갈망하는 행동 자체를 표현한다. 이를 통해 멜로디는 손에 잡히지 않고 뻗어 나가지만 불협이 아닌 조화를 이뤄낸다. 가사에서도 절실한 갈망과 쉬운 해답과 힘없는 해석에 저항하고 있다. 시적 이미지로 힘을 얻는 노래들은 리스너의 마음을 자극하고 기억 속을 깊이 파고든다. 그의 곡에서는 ‘봄(Spring)’의 자유로운 멜로
마일스 데이비스 앨범 <The Best Of> 최근 국내에서도 재즈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매년 가평에서 열리는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등 여러 지방에서 국제행사를 개최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 같은 재즈의 관심과 더불어 세계적인 재즈 아티스트들에 대해 궁금해하며 알아가는 이들도 점차 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음악 잡지인 '롤링스톤즈'는 세계적인 재즈 아티스트 10인을 발표한 바 있다. 10위는 속주로 유명한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오스카 피터슨(Oscar Peterson)'이다. 그는 1925년 8월 15일 캐나다에서 태어나 2007년 12월 23일, 향년 82세로 사망했다. 생전 200여개의 음반을 발매했으며 8개의 그래미상을 수상했다. 또 1997년 '재즈 명예의 전당'에 헌액됨은 물론 2000년 '유네스코 음악상'도 수여했다. 대표곡으로는 '스위트 조지아 브라운(Sweet Georgia Brown)' 등이 있다. 9위는 창의적인 재즈 피아니스트 '빌 에반스(Bill Evans)'이다. 그는 1929년 08월 16일 미국에서 태어나 1980년 09월 15일, 향년 51세로 사망했다. 인상파적인
다수 대학이 K-pop 인기 상승에 실용음악과를 신설했으며 매년 3000여명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다. 이 많은 졸업생은 포화 상태인 가요계 입성을 위해 기획사 연습생으로 들어가거나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제한적인 기회 속에서 성공은 둘째치고 대중들에게 이름조차 알리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따라서 진입장벽이 다소 낮은 인디 음악씬으로 출발점을 정하는 뮤지션이 많아졌다. ■인디 뮤지션의 음악 활동 대형기획사에 들어가지 못한 수많은 뮤지션은 어떤 전문적인 서포트와 자본 없이 1인 레이블이나 간단한 홈 리코딩으로 작업해 인디 음악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소수 기획사가 장악한 대중음악 속에서 인디 음악은 음악 산업 저변 확대와 다양성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음악 활동을 영위하기에는 많은 사회적 경제적 허들이 존재한다. 인디뮤지션들의 음악 활동 횟수는 곧 이들의 수입이다. 공연과 행사가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수입 배분에 분쟁이 끊임없다. 대부분이 열악한 음악 활동 실정을 무저항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 홍대 일대에서 활동하는 인디밴드 액시머는 "인디 음악 활동을 하고 5년까지는 공연·버스킹·행사 등 모든 활동
1990년대는 매체의 격변기다. 컴퓨터가 주요 매체가 되면서 인디음악의 향유에도 변화가 생겨났다.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 등 대표적인 PC통신에는 음악 애호가들 이를 매개로 동호회를 형성했다. 허술한 장비가 있는 클럽에 밴드들이 등장하고, 전봇대에는 공연포스터가 붙기 시작했다. 그리고 음반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동호회의 음악 애호가들은 인디뮤지션이 됐다. 크라잉넛, 델리스파이스, 자우림, 노브레인(사진=록스타뮤직앤라이브) ▉ 인디밴드의 다양성과 창의성 인디뮤직은 서태지와 아이들이 등장한 시기에 거대자본과 스타 양산 시스템인 주류와는 달리 자신들의 음악 세계를 ‘음악의 진정성’이라는 정의 하에 대안적인 시스템으로 출발한 개념이다. 홍대 주변에서 실험적인 음악을 하며 소규모 공연과 입소문으로 대중들에게 인지도를 얻었다. 이에 홍대 일대는 ‘크라잉넛’, ‘노브레인’과 같은 1세대 밴드를 중심으로 펑크 록 공연 장소로써 이에 영향을 받은 인디밴드들이 합세해 오늘날 '버스킹'의 주 활동 무대로 자리매김했다. 한 잡지사에서 주최한 ‘스트리트 펑크 쇼’는 당시 대중들 사이에 새로운 음악 스타일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인디밴드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냈다. 공연장에서의
펑크록은 영국과 미국에서 1970년대와 1980년대에 유행하면서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동시기 국내에서는 1975년 ‘유신체제’가 들어서면서 정부의 심의 강화로 전체적인 공연예술계가 침체됐다. ‘가요정화운동’이라는 엄격한 검열제도하에 음악 활동은 물론이고 수입되는 해외 음악 또한 철저하게 검수됐다. 이후 1980년대 중후반에는 금지됐던 영미의 다양한 음악이 CD 형태로 반입됐다. 국내 대중음악가들은 펑크록 뮤지션의 음악을 자신들의 모티브로 삼아 곡을 카피하거나 다른 스타일 음악을 접목해 연주를 하는 등 밴드 구성의 음악 흐름을 형성했다. ▉ 1970년대 : 인디의 서광, 언더그라운드 이 시기 밴드 뮤지션 혹은 1인 뮤지션들은 ‘언더그라운드 뮤지션’이라 불린다. 따라서 이 시기를 ‘언더그라운드의 시대’라고도 부른다. 언더그라운드는 우리말로 표현하자면 지하(地下)라는 뜻이 된다. 이는 지상(地上)으로 비유되는 상업적 대중음악 세계, 즉 주류에 반하는 비주류를 뜻한다. 지상으로 올라가지 못하거나 오르기를 원치 않는 비주류, 마이너(minor), 대안(alternative), 인디(indie)로 이름은 다르지만 같은 의미가 있다. 이 시기 음악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여성의 경우 직업 앞에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젠더의식의 부재는 여전히 만연하다. 인디신에서도 유독 여성 인디 뮤지션에게는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왔다. 남성 뮤지션은 ‘남성 뮤지션’이라 부르지 않는데 왜 여성 뮤지션만 ‘여성 뮤지션’, ‘여성 싱어송라이터’라는 사실을 강조하는지 의구심을 품어봤다면 독립 음악 산업 구조 속 소비되는 여성의 이미지를 유추해볼 수 있다. 특히 10여 년간 사용돼 온 ‘홍대 여신’은 인디신 내 여성의 입지를 여실히 드러내는 수식어다. 이는 뮤지션의 다양한 모습과 전문적인 음악성을 ‘여신’이라는 외적 평가요소로 압축한 전형적인 대상화다. 이런 입지를 타개하기 위해 뮤지션과 그 음악 자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에 라온미디어는 인디 뮤지션 중에서도 여성을, 그중에서도 음악성을 조명하는 별도 섹션을 마련하고 실력파 뮤지션을 발굴한다. [편집자주] 일반적으로 인디음악이라 하면 기타를 메고 어쿠스틱 분위기의 노래를 부르는 걸 떠올린다. 하지만 잔잔한 분위기라고 해서 다 같을 순 없다. 같은 가사라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천지 차이다. 저마다 특색을 살려 감성적인 목소리로 위로를 건네는 뮤지션들을 소개한다. 안녕하신가영 (사
서유주 기자 뮤지션들 사이에서 인정받는 아티스트 서사무엘의 정규 앨범 3집 <The Misfit> 총 15곡 CD수록곡과 18곡 LP로 동시 발매됐다. 앨범 제목 <The Misfit>의 뜻은 부적응자다. 가사의 면면에서 사회에 대한 신랄하면서도 예리한 비판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숨어 있다. 어떻게 보면 비틀어져 있고, 또 어떻게 느끼면 그게 올바른거 같고, 혼란스러워 보이지만 분명한 목소리를 내는 서사무엘의 멋스러운 아이덴티티가 명확하게 느껴지는 곡이다. 앨범은 지난 앨범에 비해 확실히 다듬어진 느낌이다. 강하게 ‘나 여깄어, 나는 이렇게 생각해!‘하고 주장하던 모습이 아닌 독자적인 행보의 맥을 이으면서도 전체적인 표형방식과 서사무엘의 어법이 훌륭하게 조화를 이룬 마스터링된 작품 같다. 지금까지 충분히 인정받고 독보적인 대체 불가 아티스트였지만, 이번에는 자신을 좀 더 부드럽고 매끄러운 정제된 선으로 드러내며 아티스트로 견고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디안젤로의 숨결이 느껴지는 편곡 방향과 함께 트랙 후반부로 갈수록 서사무엘만의 매력적이고 독특한 색깔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서사무엘 3집앨범 'The Misfit' 좋았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