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민간임대주택 사업장에서 이뤄지는 ‘매매예약금’ 납입 유도와 관련해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겉으로는 분양전환을 위한 제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법적 보호가 약해 임차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13일 금감원의 '민간임대주택 매매예약금’ 대출 주의보에 따르면, 일부 민간임대주택 사업장에서는 임차인과 임대차계약을 맺으면서 의무 임대기간이 끝난 뒤 분양전환을 조건으로 매매예약금 납입을 권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이른바 ‘매매예약제’로 불리는 방식으로, 임차인 입장에서는 별도의 금전 부담을 선제적으로 지는 구조라서 유의가 필요하다는 게 금감원 설명이다.
매매예약금은 사인(私人) 간 계약에 근거하는 것으로 임대보증금에해당되지 않고, 「임대차보호법」등에 따른 우선변제권도 인정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매매예약금이 임대보증금과 성격이 다르다는 점이다. 금감원은 "매매예약금이 사인 간 계약에 근거한 것으로, 임대보증금에 포함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임대사업자가 파산하는 등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우선변제권을 인정받기 어렵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대상에도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겉으로는 임대주택 계약처럼 보이더라도, 실제로는 보호 장치가 충분하지 않은 돈을 맡기는 셈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민간임대주택이 장기 임대를 전제로 공급되는 제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매예약금을 사실상 별도 투자금처럼 운용하는 관행은 제도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감원은 최근 블로그와 SNS를 중심으로 매매예약금과 임대보증금을 합쳐 최대 9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는 식의 홍보도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런 홍보는 사실 여부를 떠나 과도한 레버리지를 부추길 가능성이 크고, 차주의 상환 능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부적합한 권유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당장 대출을 받아 매매예약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실제 분양전환 시점에는 사정이 달라질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로 대환하는 과정에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과 LTV(주택담보대출비율) 규제가 적용되면 예상보다 적은 금액만 대출이 가능해지고, 그 차액만큼을 일시에 갚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금감원은 “홍보 내용의 사실 여부를 떠나 차주가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레버리지가 큰 대출을 권유하는 것은 부적합하다”라며 “민간임대주택을 투자와 투기 대상으로 활용하는 것은 제도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