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44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실종된 홍콩 화재참사는 준공한 지 40년이 넘은 초고층 공공아파트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27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과 성도일보 등 홍콩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이번 홍콩 초고층 아파트단지 화재는 홍콩 도심에서 떨어진 북부의 교외지역 타이포(Tai Po) 구역에서 발생했다.
중국 본토와의 경계에 있는 타이포 구역에는 약 30만명이 거주하며 정부 보조의 공공 분양주택들이 밀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화재가 난 32층짜리 주거용 아파트단지인 '웡 푹 코트'(Wang Fuk Court) 역시 홍콩주택위원회가 개발한 것으로 파악됐다.
1983년 입주를 시작해 주민들이 거주한 지 최소 42년이 된 노후한 공공 아파트단지로 알려졌다.
2천 가구에 주민 약 4천800여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단지에서 전날 오후 2시 52분께(현지시간) 발생한 화재로 전체 8개 동 중에서 7개 동에 불길이 덮쳐 44명이 사망하고 45명이 위독한 상태다. 내부에 갇힌 것으로 추정되는 279명이 실종됐다.
해당 단지는 1년 넘게 외벽 전면 재시공 등의 보수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보수 공사 과정에서 사용된 대나무 비계와 스티로폼 자재, 안전망, 비닐 등을 통해 화재가 급속히 확산해 공사 관계 책임자 3명이 홍콩 경찰에 이날 체포됐다.
보수 공사 비용은 3억3천만홍콩달러(약 621억8천만원)이며, 세대 당 분담금은 16만∼18만홍콩달러(약 3천만∼3천300만원)라고 로이터는 온라인 게시물을 인용해 전했다.
홍콩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가격대의 주택 시장이 형성된 도시로 유명하다. 주거 임대료 또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특히 1997년 홍콩 주권 반환 이후 중국 본토의 자금이 홍콩에 유입되면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해왔다.
다른 한편에서는 택지가 매우 부족한 상황 탓에 초소형·초고층 아파트 내부를 쪼개서 임대하기도 하는 등의 열악한 주거환경에 대한 지적도 자주 제기되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