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투표)가 8일(현지시간) 둘째 날 일정에 접어든다.
전날 첫 투표에서 새 교황이 뽑히지 않은 데 따라 133명의 추기경 선거인단은 이날 오전과 오후 두 차례씩, 총 네 번에 걸쳐 다시 투표하게 된다. 한 차례의 투표만 진행된 첫날에 비해 둘째 날부터는 하루 네 번의 투표가 이뤄지기 때문에 교황 선출 가능성은 현저히 커진다.
콘클라베는 추기경 선거인단의 3분의 2 이상인 최소 89명의 지지를 얻는 후보가 나올 때까지 무기한 계속된다.
결과는 투표장인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지붕에 설치된 굴뚝의 연기 색깔을 통해 알 수 있다. 검은 연기가 나오면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없어서 교황 선출이 불발됐다는 뜻이고 흰 연기가 올라오면 새 교황이 탄생했다는 뜻이다.
2005년과 2013년 콘클라베는 모두 투표 둘째 날 흰 연기를 볼 수 있었다.
콘클라베 둘째 날인 이날 추기경 선거인단은 아침 미사를 마친 뒤 오전 9시30분(한국시간 오후 4시30분) 시스티나 성당에서 첫 투표를 실시한다. 만약 이때 새 교황이 탄생하면 오전 10시30분(한국시간 오후 5시30분)에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흰 연기가 올라온다. 선출이 불발됐을 경우에는 곧바로 두 번째 투표가 진행된다. 오전 두 번째 투표 결과는 낮 12시(한국시간 오후 7시) 다시 한번 연기로 발표된다. 흰 연기 또는 검은 연기를 통해 콘클라베 투표 결과가 외부에 공개된다.
오전 두 차례 투표에도 새 교황이 뽑히지 않으면 오후 4시(한국시간 오후 11시)에 다시 투표가 재개된다. 세 번째 투표에서 교황이 선출되면 오후 5시30분(한국시간 9일 0시30분)에 흰 연기가 피어오르고 반대라면 곧바로 네 번째 투표가 이어진다. 그 결과는 오후 7시(한국시간 9일 새벽 2시)에 흰 연기와 검은 연기를 통해 결과가 공개된다.
요약하면 새 교황이 선출될 경우에는 매 투표 직후에 결과가 공개되지만, 선출이 불발됐을 경우에는 낮 12시와 오후 7시 두 차례만 검은 연기가 올라온다.

다만 교황청이 예고한 이 시간이 정확하게 지켜질지는 불투명하다. 전날 첫 투표에서도 그 결과는 교황청이 예고했던 시간보다 한참 늦은 오후 9시에 나왔다.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는 "2013년 콘클라베와 비교해보면, 올해 콘클라베는 같은 시간에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1시간 20분 늦게 결과(연기)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교황궁내원 전 강론 담당 라니에로 칸탈라메사 추기경이 진행한 묵상 시간이 45분이나 지속됐기 때문"이라며 "또한 이번 콘클라베에 참여한 추기경들이 2013년보다 18명 더 많고, 대부분이 첫 콘클라베이고, 여러 명은 이탈리아어를 하지 못해 투표 진행에 더 긴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콘클라베 첫 번째 투표에서 바로 교황이 선출되는 일은 역사상 극히 드물다. 가장 최근의 사례는 약 300년 전인 1721년 인노첸시오 13세 교황이 첫 번째 투표에서 곧바로 선출됐다. 1963년 바오로 6세 교황은 첫 투표에서 과반의 지지를 얻고 두 번째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의 표를 얻어 선출됐다.
교황 선출로 흰 연기가 피어오르면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는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이후 약 1시간 정도 뒤에 선임 부제 추기경이 성 베드로 대성전 발코니에 나가 라틴어로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우리에게 교황이 있다)를 외쳐 새 교황의 탄생을 선언한다.
이어 새 교황이 교황을 상징하는 흰색 수단을 입고 처음으로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내고 전 세계인에게 첫 사도적 축복인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라틴어로 '로마와 전 세계에'라는 뜻)를 내린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