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극 품은 창극, 국립창극단 '패왕별희' 4년 만에 귀환

  • 등록 2023.11.10 13: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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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신문 장슬기 기자] 고(故) 장국영(張國榮)의 대표영화로도 잘 알려진 경극 ‘패왕별희’(霸王別熙)가 우리나라 판소리와 만나 창극으로 재탄생했다. 손끝으로 세상을 표현하는 경극의 미학에 우리 소리의 깊은 울림이 만나 한 폭의 대서사시를 써 내려갔다.

 

2019년 국립창극단이 중국의 동명 경극을 원작으로 풀어낸 창극이 4년 만에 돌아와 관객과 만나게 된 것이다. 올해는 대극장인 해오름극장으로 무대를 옮겨 한층 광대해진 규모와 촘촘해진 완성도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국내외 최고 제작진과 국립창극단이 의기투합해 제작한 이번 작품은 초기부터 화제를 모았다. 연출은 대만의 배우이자 당대전기극장 대표로 경극의 현대화 작업에 천착해 온 우싱궈가 맡았다. 작창·작곡·음악감독에는 창극 ‘정년이’, ‘나무, 물고기, 달’, ‘흥보씨’ 등을 함께한 이자람이 참여했다. 아카데미 미술상에 빛나는 예진텐(Tim Yip)은 의상디자이너로 참여했다.

 

제작진은 두 나라의 전통예술인 경극과 창극이 지닌 멋을 고스란히 살리면서 신선한 조화를 만들어 냈다. 의상·분장·소품·안무 등 시각적인 부분에서는 경극의 요소를 녹여냈고 대사나 음악 등 청각적인 측면에서는 창극의 매력을 담아냈다.

 

특히 작품의 백미는 항우와 우희의 이별을 그린 '패왕별희' 장면이다. '우희' 역을 맡은 국립창극단원 김준수는 요염한 몸짓과 고난도 검무를 소화해 냈다. '항우' 역을 맡은 정보권은 굵은 목소리와 떡 벌어진 어깨로 장수의 기개를 보여줬다.

 

우싱궈 연출은 김준수에 대해 "한국의 메이란팡(중국 경극의 전설적 배우)을 보는 듯하다"고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이번 공연의 통·번역사로 참여한 박정요는 “패왕별희는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초나라 패왕 항우와 한나라 황제 유방의 대립, 패전한 항우와 연인 우희의 이별 등을 담은 작품이다”라면서 “한국과 중국 두 나라의 전통예술 경극과 판소리가 만들어 내는 시너지효과는 그 어디서도 볼 수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박정요 통·번역사는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 겸임교수 출신으로 한국과 중국의 문화 교류에 있어 교두보 역할을 해오고 있다. 창극 ‘패왕별희’에서는 연출과 배우, 제작진의 소통을 도우며 극을 만드는 과정에 힘을 보탰다. 이 밖에도 한국 영화·드라마·연극 등 여러 작품을 중국어로 번역하며 공연 예술 문화 교류를 통한 한중 양국의 관계 발전과 번영을 이루는 데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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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슬기 기자 jang@ra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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